조금 독특한 35룩스 1세대, 스틸림 렌즈 아이 제거 사용

안녕하세요.
라이카 포럼에서 간혹 활동하는 super35mm 입니다..
오늘은 렌즈 자랑차(?) 저만의 특별한 35룩스 1세대, 소위 steel rim 렌즈를 소개해봅니다..
.
.
.
.
.
.
.
.

.
.
.
.
.
.
.
.
시리얼넘버부터 환상적으로 이쁜 이 렌즈는 매물이 뜨자마자 마음이 혹해버려 냉큼 구매해버렸습니다ㄷㄷ
잠시 사족으로 빠지자면, 이 렌즈보고 궁금해져서 시리얼 1777777도 있을지 찾아봤더니, 스틸림 중에 해당 시리얼이 존재하며 아주 옛날에 인스타그램에 업로드가 되었던 적이 있더군요..
다시 돌아와서, 사실 처음 이 렌즈는 eye 버전 이었습니다.
.
.
.
.
.
.
.
.

.
.
.
.
.
.
.
.
근데 쓰다보니 너무 불편하더군요.
Eye 버전은 최소 초점거리가 0.65 m 이지만, 거추장스럽고 무겁고 eye가 틀어질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Non-eye 버전은 작고 가볍고 이쁘지만, 최소 초점거리가 0.9 m 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eye 개체에 비해 배로 비쌉니다.
.
.
.
직업 특성상, 뭔가 장점만을 모은 궁극의 스틸림이 있을 순 없는것인가?의 궁금증이 생겨버렸고, 이 생각은 몇 달간 절 괴롭히며 궁극의 스틸림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내기 위해 다양한 삽질을 거듭하게 됩니다..
.
.
.
그 당시 라이카 엔지니어들이 이 생각을 안해봤을리가 없고, 렌즈를 굳이 non-eye와 eye를 나누어 생산한 이유가 당연히 있겠지만, 궁금증을 참을수가 없더군요ㄷㄷ
.
.
.
일단 기본적으로, 포럼의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eye 버전과 non-eye 버전을 가진 모든 렌즈들(6군 8매, 주마론 35mm 2.8, 3.5 등)은 서로 호환이 안됩니다. 그 이유는 바디쪽 레인지파인더 캠과 연동되는 바디쪽 헬리코이드의 구조에 있습니다. 이 때문에 eye 개체를 non-eye로 사용하기 위해선 바디쪽 헬리코이드를 갈아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비가역적(Irreversible)인 과정으로, 렌즈의 오리지널리티를 떨어트리며 원상 복귀가 불가능합니다.
예시로, non-eye 버전 6군8매와 이와 부품이 비슷한 summaron 35mm 2.8 eye 버전의 바디쪽 헬리코이드 사진을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
.
.
.
.
.
.

.
.
.
.
.
.
.
.
보시다시피, non-eye와 eye 버전의 바디쪽 헬리코이드는 나사 피치부터 다르고, 나사선 개수도 다릅니다. 보시다시피, eye 버전의 나사 피치가 더 작습니다. 하지만 non-eye와 eye 버전은 렌즈 경통을 밀어주는 헬리코이드는 동일합니다. 그 이유는 초점 노브를 돌리는 회전각에 따른 렌즈 경통의 이동 거리는 동일한 광학구조를 가지는 렌즈면 동일하기 때문이죠. 렌즈가 동일한 초점 조절 회전각으로 돌 때, 피치가 작은 eye 버전의 헬리코이드는 수직 이동 거리가 작기 때문에, 더 많은 회전각을 가질 수 있고, 이에 따라 eye 버전은 렌즈 코가 더 나올 수 있어 최소 초점 거리가 더 짧게까지 가능합니다.
즉, non-eye와 eye 버전은 바디쪽 헬리코이드만 다릅니다.
이러한 렌즈의 초점 헬리코이드 구조 공부를 위해, 과감히 이베이에서 돈을 주고 라이카 렌즈의 헬리코이드들을 구매했습니다.
실제로, 다음과 같이 몇몇 이베이 판매업자들은 렌즈 경통을 제외한 채 초점 및 마운트부만 따로 판매합니다. (렌즈 알이 험해서 뺀건지, 아니면 알 바꿔치기를 하는지 알 도리가 없지만, 여튼)
.
.
.
.
.
.
.
.

.
.
.
.
.
.
.
.
스틸림과 같은 귀한 렌즈는 멋대로 손대어 오리지날리티를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았고, eye를 떼고 사용하게 만드는것을 가역적(Reversible)하게 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고민이 상당했습니다. 렌즈를 공부하고, 이베이에서 산 헬리코이드 부품을 공부하고, 고민하고, 머릿속으로 조립을 상상하는 과정을 몇 달간 거쳤네요ㄷㄷ
.
.
.
고민 끝에 스틸림과 바디쪽 헬리코이드 구조가 비슷한 35룩스 2세대 부품을 사용하는 쪽으로 결정하여, 해당 부품을 구하여 교체 작업을 해보게 됩니다. 단순히 갈아끼우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였고 이 과정에서 삽질도 많았지만, 결국 교체 작업이 잘 마무리 됩니다. 다만, 후옥이 무지막지하게 큰 스틸림의 구조상, 바디 거리계와의 연동은 0.75 m 까지 밖에 안됩니다ㅠㅠ
하지만 아무렴 어떻습니까. 0.75 m 최소 초점거리와 eye가 없는 궁극(에 가까운) 스틸림을 오리지널리티를 보존한 채로 구현했습니다ㄷㄷ
.
.
.
.
.
.
.
.

.
.
.
.
.
.
.
.

.
.
.
.
.
.
.
.
스틸림의 근거리 샷은 매력적입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저도 그렇고 포럼분들도 그렇겠지만 귀한 렌즈의 오리지널리티는 정말 소중하죠..ㄷㄷ
귀한 렌즈를 오리지널리티 손상 없이 새로운 느낌으로 사용해보게되니 이런 것도 참 즐거운 것 같습니다..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