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 동안 빼지 못한 것.JPG ㄷㄷㄷㄷㄷㄷㄷ

안녕하세요. 허클베리입니다.
해마다 봄이 되면 손 사진을 찍습니다.
예쁘지도 않은 제 손을 찍는 이유는..
음.. 벌써 7년이나 지난 이야기네요.
2014년 3월, 캠핑을 다녀온 어느 날..
짐 정리를 마치고 청소를 하고 있는데
딸아이가 고사리 손을 내밀며 말했습니다.
"아빠~ 아빠는 반지 없지? 자~ 선물이야!"
딸아이가 반짝거리는 반지를 건네주네요.
어..그런데 가만 보니 이것은 열쇠 고리?
온 가족이 배를 잡고 한바탕 웃었답니다.
선물이니 일단 손가락에 껴야 되겠죠^^
그날부터 반지(?)를 끼기 시작했습니다.
어디서 주운 건지도 모르는 작은 반지..
열쇠고리 반지를 낀 지 1년이 지난 2015년.
'말도 안 돼.. 내가 이걸 2년이나 꼈다니..'

아내가 묻습니다. '그거 언제 뺄 거야?'
답은 이미 정해져 있죠..'평생 낄 거야'
2년이 지나니 녹이 올라오네요. 2016년

3년이 된 어느 봄날 캠핑장에서. 2017년
'탐 내지 마.. 세상에 하나뿐인 반지란다..'

4년이 지난 2018년 봄.
딸아이에게 금반지를 선물한 날..
'모양은 다르지만 우리 이제 커플링이다!'

5년이 지난 2019년 봄..
치약으로 싹싹 닦으니 광이 살아납니다.

6년 동안 반지를 한 번도 빼지 않았네요.
2020년 봄 캠핑 중 남긴 반지 사진...

2021년. 올해의 반지 사진입니다.
지난 7년 동안 늘 함께 한 반지...
이제 치약으로 안 닦아도 녹이 안 생기네요.
코로나를 기억하자는 의미로 마스크도..

사실 저는 반지를 잘 못 끼는 체질입니다.
'세상에 그런 체질이 어디 있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분명 계실 겁니다.
반지를 끼면 손가락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답답하고 스트레스가 심합니다.
오죽하면 결혼반지도 제 것은 안 했을까요.ㅎㅎ
하지만 하루 이틀 끼고 있던 반지는..
7년이란 시간을 함께 해 오면서
자연스레 제 몸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딸아이에게 반지를 선물 받은 다음 해부터
저도 매년 딸아이에게 반지를 선물합니다.
값비싼 것은 아니지만 아빠 미소를 가득 머금고 끼워 주는 반지..
2015년 봄, 처음으로 만들어 준 꽃반지.
여섯 살 때라 손이 애기애기하네요.

"딸, 아빠가 항상 했던 말 기억나니?"
"너를 처음 사랑한 남자도 아빠..
너를 가장 오래 사랑한 남자도 아빠일 거야.."

제 반지.. 자랑할만하죠?

작은 것에도 사랑을 꾹꾹 눌러 담으면...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값진 보물이 됩니다.
1년 후 다시 반지 사진 보여드리겠습니다.
오늘도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