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잡고 쓰려니까 어투가 좀 어색합니다 ㅠㅠ. 번역체여도 양해해주세요.
한국에서도 물론 마찬가지겠지만, 미국에서는 설령 그게 과제일지라도 그림 도용은 크게 문제가 되서
그림 도용시에는 F학점을 받는다고, 대부분의 수업 첫 시간에 경고를 들어요.
그러던 와중 두달 전쯤에 친구를 통해서 A에 대한 얘기를 들었어요.
저랑 같은 코스의 학생들은 한 학기에 평균 수업 3개를 수강하는데, 이 A라는 친구가 (가)라는 수업에서 한 과제를 (나)수업에 똑같이 제출했다는 얘기였어요.
이건 엄밀히 말해 그림 도용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허락되는 행동도 아니거든요.
그 사실을 아는 사람들 모두 선생님한테는 말씀 안드려도 뒤에서 쉬쉬하면서 암암리에 소문나고 있는 상태였어요.
그런데 그 A라는 친구가, 저랑 같은 (다)라는 수업도 듣는데 이 수업시간에도 (가)에서 했던 과제를 가져와 제출하더라고요.
결과적으로 수업은 세개를 듣지만 그 중에 과제는 수업 하나치밖에 안하고 성적을 받는거에요.
제가 불합리한 걸 못 보고 사는 성격이라, 그 사실을 알곤 몇일 망설이다가 엊그제 선생님께 직통으로 메일을 날려버렸어요.
무슨 사정이 있나보다..라고 생각하며 넘길까 했는데, (다)수업에 제출한 과제 중 하나는 (가) 수업에서 선생님이 나눠줬던 자료를 베낀거라는 얘기를 듣곤 열이 확 받쳐버렸거든요.
선생님께 메일로 일러바치고는 (구구절절한 얘긴 하지 않고, 다른 수업 과제물을 이 수업시간에 내고 있다. 정도로만 써냈어요.) 그래도 2년간 알고 지낸 반친구인데 너무 했나 싶어서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는데,
다행히 선생님이 A학생에겐 별 말 없이, 과제를 다시 해 오라고 시켰어요. 그래서 A는 정확한 이유는 몰라도 과제를 다시 하게 됐고요.
여기까지만 했으면 사이다 까지도 아닌 정말 단순한 정의구현이었을텐데,
오늘 수업시간에 과제를 확인하는데 A가 새로 해온 과제에서마저 (가) 수업에서 했던 과제를 내더라고요.
첨엔 선생님이 애들 앞에서 별 말 없이 넘어가려는지 좋게 포장하면서 넘기시다가, 막판에 갑자기 화가 나셨는지 웃는 모습으로 촌철살인해버렸어요.
"나 이 그림 안다. (가) 수업에서 한 과제 아니냐.
너는 다른 수업에서 한 과제를 내 수업에 내는게 허락된다고 생각한거냐?
너는 이 사안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아 이걸 제출했을지 몰라도,
이건 그림을 도용한거다. 이건 매우 심각한 일이고, 용납되지 않는 행동이다.
더군다나 한 번 더 주어진 기회에서 넌 똑같은 짓을 했다."
(뭔가 더 길게 말씀하셨는데 제가 제대로 알아먹은건 이정도 -ㅅ-;;... 영어가 딸려서...
영어로 들었을땐 웃으면서 칼꼽는 상황이라 겁나 살벌했는데 번역하니까 뭔가 맛이 안사네요.)
이러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말씀하시던 톤 그대로, 웃는 모습 그대로 애들 앞에서 다 밝혀버리시더라고요.
반 분위기는 원래도 조용했지만 갑자기 숨소리도 안나게 고요해지고,
밀고한 저랑,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제 친구 둘이서만 미친듯한 동공지진....
A가 수업 끝나고 쌤한테 찾아가긴 하던데, 얘기를 듣고 싶지 않아서 일부러 빨리 나왔어요.
수업이 막 끝나서 애들이 전부 있는 상태였는데 아랑곳않고 차갑게 꾸짖더라고요.
A란 학생이 저번학기 부터 수업은 안듣고 과제를 제출 당일날에 선생님 눈 피해서 해놓고 아닌척 제출하는 등의 행위를 했었어서, 제가 눈엣가시로 여기기는 했지만 그래도 초반엔 몇번 어울리기도 했던 친구라 맘이 영 불편했어요. 오히려, 그냥 넘어갈만한 일을 제가 심했나 싶기도 하고. (절대평가라 서로의 성적에는 연관이 안돼요.)
선생님이 따로 불러다 개별면담을 할 줄 알았지, 이렇게 공공으로 밝혀버릴지는 상상도 못했거든요.
음 하여튼 그러네요 ㅠㅠ... 엄마아빠 외에 어디다가 길게 얘기할 수도 없고..
동양쪽 정서로 봤을때, 제가 정의구현했다는 생각보다는 쌤한테 고자질했다는 약간 안좋은 의미로 비칠까 싶기도 하고요.
정...정의구현 맞죠...?
ㄷㄷ 메일 왔던 시간들 보니까, 쌤이 첨엔 제 말 안믿었다가 (가)수업 선생님한테 A의 과제자료를 요청해서 이미 전부 본 상태였을지도 모르겠어요.
쌤이 저한테 처음엔 아닐거라고 하시다가 6시간쯤 뒤에 제가 맞을 수도 있겠다고 다시 메일 왔었거든요.
하여튼 암묵적으로 기회가 한번 더 주어진 거였는데 완전히 대놓고 다른수업 과제 제출한 A도 그렇고, 그렇다고 완전히 앞에서 면박줘버린 선생님도 그렇고 멘붕이었던 오늘이었습니다...
불합리한 일을 없애고싶었던거지 한 학생의 유학생활을 망치고 싶은건 아니었는데;;;; 다른나라 애지만 걔도 유학생이어서 맘이 되게 싱숭생숭하네요.
나도 미국에서 다녔는데 도용은 아주 심각하게 취급하죠. 95년에 다녔는데 심지어 숙제로 제출하는 레포트 조차도 업체에 보내서 도용되는 부분 있는지 확인하고 점수 줬었어요. 인터넷 복붙 했다가 망하는거죠. 100점 만점에 1점 줍니다. 레포트 첫페이지 본인 이름만 도용이 아니라고. 그리고 학사경고 ㄱㄱ
남의작품 도용 큰문제입니다. 남의 아이디어를
훔친것입니다.
님과 그 선생님은 그 싹을 자른거고요.
그친구가 지금은 어려움에 겪겠지만
나중에 더큰 문제를 일으키지않게 방향을 잡아준 좋은행위입니다.
칭찬해~
잘하신거에요
아직은 학생이라 크게 문제가 번지지 않는 편이라 지금 혼나는게 맞아요
저대로 졸업해서 프로가 됐을때도 저러면 소송감입니다
사회에선 두번째 기회같은거 없어요 바로 실전이에요
A같은 사람이 그렇게 편법으로 쉽게 점수따고 졸업해서 사회에 나가면 주변 사람들은 너무나 힘들 거에요.
A의 주변에서 고통받을 뻔한 무수한 사람들을 구했다고 생각하세요.
결과적으로 A에게도 잘된 일이죠. 더 큰 실수를 하기 전이니까요.
예전에 뉴욕타임즈에서 취재도 안하고 기사 베끼던 기자 들킨 사건이 생각나네요.
그도 A같은 사람이 아니었을까요?
앗 근데 이 경우엔 기본적으로 남의작품 도용보다 자기 과제를 다른 수업에서 또 써먹은게 문제가 됐어요. 선생님도 애가 주어진 자료를 도용했는지를 아시는지는 모르겠어요. 선생님이 A를 혼낼 당시 제가 그 부분 해석을 잘 못해서 선생님이 확실히 인지하고계신건지 아닌지 확신이 안가더라구요
죄책감 갖지 않으셔도 됩니당
잘못은 그 친구가 한 거에요
행동에는 책임이 따른다. 당연한 명제죠?
부당한 일을 했고, 그에 따라 불이익이 있다면 누굴탓해야 할까요? 본인탓을 해야죠.
잘하셨습니다. 자업자득이에요.
죄책감 가지실 필요가 없는게 선생님이 기회를 한 번 더 줬음에도 본인이 차버린걸 어떡하겠어요.
너무 마음 쓰지마세요~ 수업마다 다른 과제를 내야되는데 본인이 그렇게 선택을 한 거 잖아요. 한번의 기회를 줬는데도 똑같은 행동을 한건 그 학생이고 책임도 그 학생이 지는거죠 뭐
자기 작품이나 논문에서 자기글을 인용없이 써도 표절입니다. 걱정마세요 하야 할일을 하신거에요!
앞에서 대 놓고 이런 거 하지 말라고 해야 다른 학생들도 보고 그런 일이 생길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으니까요.
잘 하셨어요.
오히려 외국에선 학생들 사이에선 몰라도 교사들 사이에선 한국처럼 '고자질 하는 애'라며 수근거라거나 그런건 드물다는 말을 들었어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동안 알던 친구인데 힘든결정 하셨네요. 그래도 옳은길을 택하신거니 너무 자학하진 마세요.
정의구현이라기 보다는 통수구현인듯...친구에게 너 이러이러하니 기회줄때 니가 자진해서 다시해라 이랬으면 설렁 거절했어도 명분이 슬텐데 이건 통수임
으엉 감사합니다.
부끄럽지만 사실 제가 원래부터 이 A란 친구를 좋게 보질 않고 있었거든요. 제가 그림을 일찍 시작한 케이스라 동기들 중에서는 부끄럽게도 아주 잘 그리는 편이에요. 그래서 그런지 작년부터 A가 은근슬쩍 저를 견제하는 행동도 했었고, 수업참여는 불성실하면서 영어를 잘 하니까 선생님들하고 사이좋게 지내는게 솔직히 말해서 보기 싫었어요.
이번에 이 일을 밀고한 데에는 이런 개인적인 감정이 섞이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일거에요. 사실 그래서 처음에 몇일간 이르는 걸 망설인거고요.
저열한 희열감? 고소함? 그런걸로 기쁨을 누리고 싶지 않은 마음이 강하다보니, 이번 사건이 통쾌한 한편 아무도 다치지 않고 좀더 현명한 방법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에...음...다른 사람들에게서 제가 잘한거다 라는 얘기를 듣고 확신하고 싶은 맘이 컸어요.
어쨌든 A의 미래를 위해서도 잘 한 일이라고 하고, 선생님과 A가 따로 남아 얘기를 나눴다면 상담도 하고 다시 기회가 주어질 수 있단 얘기를 들으니 맘이 좀 놓이네요.
모두 좋은 하루 되세요
표절에는 자기표절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지금은 마음이 불편하더라도 지금 지적한 것이
친구에게도 나중에는 큰 도움이 될꺼에요
원리원칙. 답답하고 정없어 보여도 그게 올바른 길입니다. 그래서 외롭고 힘들죠.
잘하셨습니다 괜히 .a한테 다시하라느니 그러지말라느니 했다가 걔가 언플하고 쌈나면 골치아픈거에요. 걔는 잘못한게 맞구요 다시 기회를 줬는데도 그러는건 지가 지무덤판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