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처음 만난 사연은 예전에 글로 남긴 적이 있습니다.^^
https://todayhumor.com/?bestofbest_434805
처음 만나고 일주일 뒤 주말에 강남역 시티극장에서 함께 영화를 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강남역 커피빈에서 만나자고 했는데
아내가 괜히 돈 쓸 필요없다며 커피빈 앞에서 만나자고 하드만요.
10분쯤 전 쯤에 도착해서 한 5분 정도 기다렸는데
신기하게도 그 많은 인파속에서
조막만한 여성이 짐을 잔뜩 들고 낑낑거리며 걸어오는게 멀리서도 똭 보이더라구요.
후다닥 달려가서 짐을 받아들고
"아뉘~ 이게 다 뭐야~??"
하니 아내가
"어제 엄마랑 김장해서 김치 좀 싸왔어."
하더라구요.
솔직히 좀 당황스럽기도 하고 부담스럽기도 했습니다.
이제 두 번째 만나는 건데...
일단 김치통을 받아들고 함께 영화를 봤습니다.
(근데 뭘 봤는지... 전혀 기억이 안나네요.ㅎㅎㅎㅎ ㅡ,.ㅡ;)
영화를 보고 아내가 고기 사준다고 해서
씨티 극장 뒷골목에 있는 삼겹살 집으로 갔습니다.
주문하고 기다리는 동안 아내가 김치 맛 좀 볼래??해서
맛을 봤는데...
뜨억!!!
제가 먹어본 김치 중 최고더군요.
김치를 먹는 순간!!
아... 이 사람이랑 결혼하면 이런 김치를 매일 먹을 수 있고,
내 아아들도 엄마가 해준 김치를 맛있게 먹으며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겠구나...
아이는 둘이 좋겠지?
진심으로 아내를 바라보며
결혼해서 아이 낳고 꽁냥거리면서 사는 상상을 했습니다.ㅋ
그래서 그랬는지 당황? 부담? 따위는 던져버리고
제가 먼저 아내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갔습니다.
나중에 아내는
그때 정말 별감정없이 그냥 불쌍해 보여서 챙겨준 거라고 했지만
장모님께서는 당신 따님이 두 번째 만나는 남자를 위해 김치를 싸는 모습을 보고
제가 사위가 될 것 같다고 생각하셨답니다.^^
며칠 전에 아들녀석에게 이 이야기를 해줬는데,
옆에서 듣고 있던 아내가 했던 말
"그때 내가 김치를... 에이.. 아니다."
ㅜㅜ
문제?의 그 김치,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님아 그 김치 받지마오....
여기는 2030년 여기는 2030년 ~~~~
도~~마~~~~~~
헐...뭐여 종류별로 다해가지고 온거잔어 ㅇㅈ
미래의 김치들을 생각하신거군요 ㅎㅎ
아들의 이상형 : 김치담가주는 여자
김치찌개를 먹을때도 김치가 따로, 꼭 있어야 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이해가 된다!
예전 호주 워홀갔을때 첨엔 고기가 저렴해서 넘나 좋다~ 그러면서 지내다가
곧 치명적인 단점을 깨달았는데 김치와 소주가 비싸다는 것이었지!
알바비를 김치에 다 때려붓는 느낌~! ㅠ
어쩌다 알게된 한국인 동생이 나처럼 김치 좋아한다고 해서 집에서 같이 밥먹는데
'우와~! 김치로 찌개도 끓여먹네요?' 하며 놀라고 그랬는데...ㅋㅋ
김치란 위험한 음식이군요..
김치약과 김칫솔 이시군요
김치는 못참죠. 히히~
하나도 대단한데 종류별로 ㄷ ㄷ ㄷ ㄷ
어쨌거나 장모님 솜씨가 좋으셔서 그게 그대로 아내 분께 전수가 됐나보내요
울 장모님도 솜씨 좋으신데 울 마누라는 왜...
크...멋집니다 팬입니다
여러분 이거 다 바이럴이잖아요! 속지마요!!!!
김치까지 동원한 결혼바이럴이라니 ㅂㄷㅂㄷ;
앙 김띠~
두번째보는 사람에게 자기네 김치를 챙겨주는건
아무리 생각해도 별감정없이는 아닐겁니다
일단 애프터가 성사됐다는 것 자체가 호감이 생겼다는
것이지요
치약 대인의 이야기를 출생부터 지금까지 집대성해서 시나리오와 콘티작업을 거쳐 드라마나 애니메이션으로 만드실 분 있을까요?
블루레이로 나오면 무조건 산다.
미래에서 온 당신 과연 김치를 막을것인가 !!! 스펙탘클 ~ 크레이지 어드벤쳐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