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간 남편도 안오고 잠도 안와서 그냥 한번 써봐요
저는 고향이 대구, 남편은 서울이에요.
저는 대구서 나고 쭉 자라다 독립해서 서울생활한지 8년째구요, 남편은 서울, 충청도쪽에서 자라고 대구에서 대학 4년을 보냈어요.
무뚝뚝하고 사나운 고향 말투(특히 엄마ㅋㅋ)가 싫어서 서울남자에 대한 동경이 있었는데요,
저희 아빠처럼 재밌고 다정한데 말투까지 부드럽기 그지없는 남편은 같이 살면 살수록 참 마음에 쏙 들어요.
저희아빤 재밌고 대구남자치고 가정적인 편이지만 말투는 강호동 100%거든요. 소리라도 한번 크게내면 아주그냥 깜짝 놀라요.
저도 후천적인 노력으로 서울말도 잘쓰고 하지만 모태 사나움(프롬 마미)덕분에 사근사근하게 말하는 편은 아니었어요.
특히 싸울땐 머리회전이 아주그냥 잘되버려서 싸움꾼 소리 들었거든요.
근데 남편 만나고 나서 정말 많이 바뀌었어요.
남편은 경상도 4년+군대8년을 보냈지만 젠장 외엔 욕도 일절 안하고, 화가나도 언성을 높이지 않아요. 기분이 왜 상했는지 조곤조곤 설명해주고 잠시 자기혼자 시간을 보내는 편이죠.
그러다보니 저도 자연스럽게 말투가 부드러워졌어요.
남편과 사귄지 반년쯤 됐을때 친한언니가 "너 요즘 분위기가 온화하게 바뀌었어"라고 하더라구요.
저희 엄마도 저랑 싸우다가 "니 남편한테 말할땐 안그러면서 엄마한텐 왜그래!" 하셔서 "울오빤 나한테 엄마처럼 말 안하거든!!!"하고 대꾸했더니 엄마도 좀 나긋나긋해지셨어요ㅋㅋ
물론 저도 엄마한테 말할때 전보다 훨씬 신경써서 하구요.
참 여러모로 남편 만나고 긍정적으로 바뀌었는데요,
문제는 고향 내려갔을때였어요.
남편은 인사성도 참 밝아서 버스 탈때 인사를 꼬박꼬박해요. 저도 붙어다니다보니 버릇이 좀 됐는데 서울 기사님들은 열에 일곱정도는 받아주시거나 고개라도 끄덕여주세요.
근데 제고향 대구는 여전히 시크하시더군요..ㅎㅎ
인사한번 했는데 기사아저씨부터 앞자리 승객들의 '뭐여'하는 눈빛에 당황했지뭡니까ㅎㅎㅎ....
서울산지 8년됐어도 승객싣고 시비차량이랑 추격전을 벌이던 대구버스를 잊어버리다니..
별건 아니었지만 고향 내려가자마자 못할짓 한 기분에 얼굴이 화끈거렸습니다ㅎㅎ
https://cohabe.com/sisa/194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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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인으로서 공감. 타지역 가면 넘 살가워서 적응이 안돼여
저는 울산출신 대구에서 학교다닌 사람입니당ㅎ.. 울산은 버스기사분들이 운전자체가 난폭하고 거친데 대구는 뭐랄까....냉담...쌩... 이런 느낌이에요 ㅋㅋ 대구에선 몸사리며 버스탔던 기억이 나네요 ㅎㅎ
예쁘고 순하고 상냥한 경상도 여자애가 엄마랑 전화하는 걸 옆에서 들었는데 무서웠어요. "왜 엄마랑 싸워?" 눈이 똥그래져서 물으니까, 당황하더니 다시 상냥한 말투로 "싸우는 거 아닌데요" 그러더라구요.
아...저 착한아이콤플렉스있어서 재미없게살다가(맨날 하는 말이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도와드릴까요, 괜찮니) 남편만나고 방언터졌어요. ㅎ 이 씨부호롤로롷, 야이멍멍멍멍, 댁은 시베리아귤까드세여 등...남편만나고 속알맹이가 더 단단해져서, 양보할때도 더 여유가 있고 권리를 주장해야할때는 당당히 요구하는 진짜 어른이 됬어요 ㅎ
버스로 추격전요 `??!! 허허허~
저도 스-울 사람 남편(실제론 경기도) 데리고 울산 내려왔다가
버스아저씨가 급하게 가다 백미러 부러뜨리는 사고 내시고, 쿨하게 부딪친 차한테 현금박치기 하시고,
그 뒤론 백미러를 손으로 들고 운전하시던
충격적인 모습을 보여줬던 기억이 있네요..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