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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어머니께서 주위 젊은 사람들의 투표를 독려하시네요.

저희 아버지는 60대 초반, 어머니는 50대 중후반이십니다.
지난 주에 어머니와 통화를 하는데 어머니께서 갑자기 저에게 물으시더군요.
이번 대선에서 누가 되는 것이 더 좋냐고.
아버지께서는 성향이 보수 쪽이신데다가 소득이 어느 정도 되시는 편이라 지금까지 김대중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증세 이야기를 잘하지 않는 보수를 찍어오셨고, 어머니는 정치에 큰 관심이 없으셔서 마음에 드는 후보가 없으면 투표를 안하셨기에 제대로 정치에 대해 제대로 대화를 나누어 본적도 없고 대선 때도 누구를 찍으라고 말씀드린 적이 한번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처음으로 어머니께서 대선 후보에 대해 물어보시길래 놀랐습니다.
그래도 어머니께서 자유롭게 행사하셔야 할 한표인지라 '누구를 찍어라'라고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긴 싫어서 '현재 후보들 중 홍준표 후보를 제외하면 고소득자에 대한 증세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는데 아마 홍준표 후보가 되어도 증세는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저는 문재인 후보을 지지하지만 누구를 찍는게 부모님께 더 좋을지는 모르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어차피 이명박 박근혜 때도 세금은 어차피 계속 늘었다면서 우리같은 나이든 사람들을 위해서 말고 나라와 너희같은 젊은 사람들을 위해서는 누가 되는 것이 더 좋냐고 물으셨습니다.
더 깜짝 놀랐습니다.
세금이 늘어날 때마다 부담스러워 하시던 모습을 봤던터라 그 부분에 더 신경을 쓰실 줄 알았는데 제가 결혼한지 몇년이 되었지만 아이를 당장 낳는 것에 대해 경제적으로 부담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아시는 상황에서 박근혜 최순실 사건이 터지니 세금을 제대로 국민들을 위해 쓸 수 있는 후보를 원하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타 후보에 대해서는 안좋은 이야기도 하고 싶지 않아서, 국민들이 왜 정치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제가 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지를 간략하면서도 포괄적으로 원 포인트 레슨을 해드렸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후보가 치매 관련 공약 등 고령층에도 좋은 정책들도 가지고 있다고 말씀드리니 그거 정말 좋은 정책이라고 기뻐하셨습니다.
그러면서도 큰 기대를 하실까 싶어 '솔직히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이 되어도 경제지표라든지 체감이라든지 다이나믹하게 당장 바뀌는 것은 없을 것이고, 지난 정부 때문에 누가 대통령이 되어도 한번에 확 좋아지긴 힘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좋아질 수 있는 토양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씀 드렸더니 알겠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다 문득 아버지께서는 이명박 박근혜를 뽑으시고 후에 후회하셨던터라 이번엔 누구를 뽑으시려나 궁금해져서 어머니께 살짝 여쭈어 보니 문재인, 안철수, 홍준표 모두 별로로 생각하셔서 어쩌면 이번엔 아예 투표도 안하실 수도 있겠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러면서 어머니께서 지나가는 말로 '문재인이 되어야 애들한테 좋을 것 같다'고 흘리시겠다고 하셨습니다.
물론 저는 아버지께서 문재인 후보에게 투표를 하실 것이라는 기대는 안합니다만 어머니께서 저의 말을 들어주시니 기분은 좋았습니다.
그러다가 오늘 점심 때 쯤 어머니께 전화와서는 골프연습장이나 백화점 가셔서 정치에 관심이 없는 젊은 사람들을 만날 때 투표 격려 중이시라고 연락이 왔네요.
제가 선거법에 대해 말씀을 드려서 누구를 뽑아라라고 말씀은 안하시지만 문재인 후보의 공약을 이야기 하시며 '우리 아들과 같은 젊은 사람들을 위해서 문재인 후보가 좋아보인다. 우리 아들도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더라'라고 하시면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라고 정치에 관심 가지고 선거일에 놀러가지 말고 꼭 투표하라'고 투표독려를 하신다고 하시네요.
거기다가 제가 정치학을 전공했었고 지금은 다른 것을 하고 있지만 국회에서도 있었던터라 - 꼭 그렇지는 않지만 - '국회에 있었던 우리 아들이 말하는데~'가 괜한 신뢰성을 지니게 되어서 제가 해드린 원포인트 레슨 내용을 말씀을 자신있게 하고 계신가 봅니다.
이런 저희 어머니를 위해서라도 문재인 후보가 대선에게 이기고 그 후에도 좋은 정치를 해서 성공한 대통령으로 기록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
  • 눈의꽃72 2017/04/17 13:43

    고맙습니다 함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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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oniak 2017/04/17 13:43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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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IGERS82 2017/04/17 13:44

    추천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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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리링~ 2017/04/17 13:44

    멋진 어머니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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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higsdj 2017/04/17 13:44

    와 멋있으시네요 어머님도 님도..드릴껀 추천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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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내자구 2017/04/17 13:45

    어머님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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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延烏郞 2017/04/17 13:45

    누구를 지지해서가 아니라
    이런 대화가 가능한 가정이라게 참 부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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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상기억 2017/04/17 13:51

    눈물이나네요ㅠㅠ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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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꿈꾸는초보 2017/04/17 13:51

    고맙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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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햇살눈부셔 2017/04/17 13:56

    아, 좋은글이네요.
    설득력있는 아들의 설명, 열린 어머니 멋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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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에도 2017/04/17 14:03

    대화가 참 좋네요
    멋진 모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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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르베르 2017/04/17 14:40

    [리플수정]멋진 모자간이십니다. 엄지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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