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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나온 문재인 미담( by 페이스북)


1. 나는 그를 모른다
스무 명 이상이 모인 식사 자리에서 두 번 정도 그의 얼굴을 봤다. 그곳에서 몇 마디 대화를 나눴을 뿐, 나는 그를 잘 모른다.
2011년 6월에 나온 이란 책을 통해 그의 유년기와 성장기를 간접적으로 접했을 뿐이다. 흥남부두에서 배 타고 월남한 아버지. 거제도에서 2남 3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고 부산 영도로 옮겨와 보낸 유년기. 아버지는 직업이 변변치 않아 노동일을 했고 어머니는 계란행상까지 했다.
그와 한 동네에 살았던 분께 직접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정말 찢어지도록 가난한 집이었다 한다. 남항초등학교 다니던 시절, 배가 고파 학교 위 성당에서 정기적으로 전지분유 배급을 타먹을 정도였으니.
명문 경남고등학교 1학년 때는 학년 톱을 다툴 정도로 우수한 성적이었다. 하지만 학년이 올라가면서 헤어날 수 없는 집안의 가난에 크게 좌절했다(나도 고등학교 시절 등록금을 못내 며칠 씩 학교를 안 나갔던 기억이 있다. 그 같은 환경이 사춘기 소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금은 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문(文)이란 성을 딴 .
지금 그의 반듯한 모범생 이미지에 비하면 전혀 안 어울리는 이 별명이야말로 성장기 시절 문재인의 고민과 방황이 얼마나 치열했던가를 반영해주는 것이리라.
종로학원 재수와 경희대 법대에 4년 전면 장학생으로 입학한 사연. 총학생회 총무부장 시절 (지금은 정계에서 은퇴한 전 국회의원 강삼재) 학생회장을 대신해서 시위를 이끌다가 아내를 만난 것.
결국 긴급조치 위반으로 구속되어 제적된 후 (지난 달 어이없는 마타도어의 소재가 된) 겪은 공수부대 경험.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마치고 부산에 내려와 변호사 노무현과 평생 동지로 만난 이야기 등등은 누구나 아는 대목이니 생략해도 될 듯 하다.
추가로 내가 그를 아는 것은 황소처럼 꿈벅이는 선한 눈, 상대방을 무장해제시키는 미소, (고 노무현 대통령 장례식 때 MB를 향해 보여준 그 무서울만큼) 단단한 절제력 정도다.
그를 속속들이 잘 아는 사람들에게 듣기로 (대중에 알려진 이미지와 달리) 문재인은 결코 무디고 느슨한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자기 확신이 뚜렷하고 칼날처럼 원칙이 확고한 사람이다. 한마디로 그는 과할 정도로 자신에게 엄격한 외유내강의 인물이다.
2. 그러나 나는 그를 안다
좋은 정치인의 자격은 무엇일까. 나라 안팎을 에워싼 백척간두의 정치·경제·외교적 위기 속에서, 부패와 무능의 극단을 치달리다 감옥에 간 전임 대통령을 잇는 새 대통령에게는 도대체 어떤 자질이 필요할까.
훌륭한 인품과 냉철한 판단력. 국민을 위해 균형 잡힌 정책 실행할 경륜과 능력이 들어질 수 있겠다. 난국에 빠진 나라를 구해낼 선명하고 개혁적인 노선도 중요하겠다. 하지만 나는 그보다 더 본질적인 무엇이 있다고 믿는다.
그가 무엇을 주장하고 어떤 제스추어를 취하는가보다, 평생을 어떻게 살아왔는가 하는 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한 개인사의 연장선에서 반드시 좋은 세상을 만들고야 말겠다는 지도자로서 진실된 의지가 결합되어야 한다 생각한다.
우리가 이명박과 박근혜라는 최악의 전직 대통령들을 선택한 이유는 다른 것이 없다. 바로 그들이 내뱉은 거짓말에 속았기 때문이다. 나라를 올바르게 이끌고 국민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화려한 레토릭이 아니라 정직한 실천임을 몰랐던 것이다.
정치, 경제, 사회적으로 참된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원동력은 그저 번드르르한 이미지가 아니라 한 지도자가 평생을 투척하여 걸어온 정직한 삶의 궤적과 신뢰성임을 몰랐던 것이다. 만이 이 된다는 가장 기본적 상식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준에 따라 나는 주장한다. 문재인은 다음의 세 가지 점에서 차기 대통령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첫째, 그는 평생을 불의와 싸워온 사람이다. 법대생의 일반적인 꿈은 사법시험 합격이다. 그렇기에 힘든 공부를 거쳐 판검사가 되고 변호사가 된다. 문재인도 같은 길을 걸었다. 하지만 그 길은 일반적 상식과는 다른 길이었다. 멀고도 고통스런 길이었다.
그는 한 번도 시대의 책무를 외면하지 않았다. 유신이 악마의 이빨을 드러내던 1975년, 그는 유신독재 반대 시위를 주도하다가 징역 8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복학을 한 1980년,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다시 구속된 상태에서 사법시험 2차에 합격했다.
우여곡절 끝에 최종 3차 면접 직전 청량리 경찰서 유치장에서 풀려난 그를 안기부에서 호텔로 불렀다 한다. 그리고 이렇게 물었다. "지금도 데모할 때하고 생각이 같은가?".
전역 후 오갈 데 없는 상황에서 아버님이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신 후, 부친의 한을 풀겠다는 일념 아래 합격한 사법고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재인의 대답은 이랬다. “그때 나의 행동이 잘못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합격 취소를 각오한 답변이었다.
(많은 이들이 그의 온화한 미소 때문에 간과하고 있는 사실인데) 한마디로 청년시절부터 문재인은 뚜렷한 의지의 강골(强骨)이었던 것이다.
노무현을 만나 청와대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의 반평생도 그러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후 바로 부산에 내려와 변호사 노무현과 동업했다. 이후 부산경남 지역의 모든 노동, 인권변호를 떠맡았다.
목숨을 걸고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처음으로 부산에 알렸고 6월 항쟁의 기둥 역할을 했다. 사회적 약자와 인권 회복을 위한 그의 끈기 있는 싸움이 한 두 해만 행해진 것이 아니란 뜻이다. 그는 평생을 자신을 둘러싼 부정과 불의에 무릎 꿇지 않고 살아온 사람인 것이다.
유령 같은 허상의 “친문패권”이 오랫동안 한국 정치를 사로잡아왔다. 그가 속한 민주당 내에서도 이른바 반문·비문 세력이 끈질긴 폄훼와 악의적 비난을 퍼부었다. 그 과정 속에서 문재인에 대한 어떤 왜곡된 이미지가 형성되었다. 물에 물탄 듯 결단력이 부족하다. 문제를 보고도 그저 외면하고 침묵한다는 그런 이미지 말이다.
하지만 현실 세계 속 팩트(fact)로서 문재인은 전혀 다른 인물이다. 그는 결코 우유부단하지 않으며 싸움을 피하는 사람도 아니다. 다만 젠틀한 성품의 그늘 아래, 일그러진 세상의 모습에 격정적으로 부딪히는 ‘투사’로서 본질이 가려졌을 뿐이다.
차기 대통령은 박정희와 전두환·노태우 군사독재 정권을 이어 MB와 박근혜 정권이 하늘에 닿도록 쌓은 적폐를 반드시 끝장내야 한다. 새로운 세상을 열어가야만 한다.
E. H. 카를 인용할 필요조차 없다. 역사가 그러하듯이 한 인간의 현재는 과거의 연장이다. 그리고 미래 또한 현재의 연속선에서 탄생한다.
그리하여 나는 감히 묻는다. 이러한 역사적 과업을, 오직 집권을 위해 기득권 세력과 노골적 연대를 마다하지 않는 안철수 후보가 과연 해낼 수 있겠는가?
평생을 꽃가마 타고 살았고 있는 자의 편에서 기득권을 누려온 사람이, 갑작스레 세상의 불의에 분노하고 진정한 구조적 개혁을 위해 신명을 바칠 수 있겠는가?
그것이 아니다.
(노무현을 죽인 이명박에게조차 그러했듯이) 반대세력을 향해 인간의 예의를 갖춰 설득할 수 있는 사람. 그러면서도 아닌 것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사람.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정치를 바꾸고 경제를 바꾸는 장대한 싸움에서만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사람이 차기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게는, 문재인 외에는 그 일을 해낼 사람이 없다.
둘째, 그는 정직하고 신실한 사람이다. 특히 스스로에 대하여 엄격하다. 청와대 민정수석과 비서실장을 지내면서 경남고등학교 동창회에 단 한 번도 얼굴을 내밀지 않았다. 그래서 동창들 사이에 원성(?)이 자자했다고 한다.
고교 동창인 고위 공직자가 청와대에 들렀는데 얼굴을 보자마자 앉았던 의자를 정반대 방향으로 돌려 외면을 했다 한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서 그의 면모를 설명하는 일화다.
지난 2012년 그의 첫 번째 대선 시기, TV찬조연설자 중에 유난히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었다. 고교 동창인 연극연출가 이윤택이었다.
나에게 가장 선명히 남아있는 에피소드는 이것이었다. 1986년엔가 연극표를 좀 팔아달라고 변호사 문재인에게 100장을 맡겼다 한다. 문재인은 그 가운데 64장을 팔아서 돈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나머지 36장은 종내 못 팔았다고 시커멓게 손때에 절은 입장권을 그대로 이윤택에게 돌려주었다는 것이다.
당시에 잘 나가는 동창들은 그런 식으로 떠맡은 표를 그냥 주위에 나눠줘버리는 게 보통이었다 한다. 그리고는 모른 척 자기 돈으로 입장료를 주는 것이었다. 한데 문재인은 그렇지 않았다. 입장권 종이가 시커멓게 절을 정도로 한 장 한 장 직접 주위에 표를 팔았던 게다.
아무리 그래도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지 않은 변호사인데, 고지식할 만큼 원칙에 충실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한다.
이것이 인간 문재인의 진면목인 것이다. 친구에게 자신에게 이렇게 정직한 사람이, 공직에 올라 그것도 대통령 직에 올라 단 한번이라도 거짓말을 입에 담는 모습을 나는 상상할 수가 없다.
4대강을 토건업자에게 팔아넘기고 온 나라를 거덜낸 이명박 일당의 와 최순실과 박근혜가 벌인 희대의 부패농단 사건을 떠올려 보라.
국가지도자의 정직성이 얼마나 나라의 명운에 영향을 미치고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구체적 생활에 중요하게 작용하는지가 새삼 서늘하게 다가온다.
나는 다시는 자신을 속이고, 타인을 속이고,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지 않다. 이 점에 있어 쌓이고 쌓인 부패 구조를 씻어내고 산하를 새롭게 다시 세울 정직한 대통령으로 문재인보다 더 어울리는 사람은 없다.
셋째, 그는 평생을 약자의 편에 서서 살아왔다. 지난 2014년 그 눈물의 여름, 을 촉구하며 단식했던 '유민아빠' 김영오씨를 기억한다. 목숨을 건 그의 단식을 멈추게 하려고 문재인이 행한 열흘 동안의 단식과 함께(첫번째 사진이 그것이다).
누가 시키지도 않았고 미리 계획한 일도 아니었다. 단식 중단을 호소하러 갔다가 유민아빠의 참담한 모습을 보고 "내가 단식할테니, 이제 그만 단식을 그만 두시라"며 동조단식에 들어간 것이다. “우선 사람을 살리기 위해서”. 이것이 문재인의 유일한 이유였다.
동기생 가운데 두 번째 우수한 성적으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도 시위전력 때문에 그에게는 판사도 검사도 허락되지 않았다. 그리고는 한다하는 대형로펌의 스카웃 제의를 뿌리치고 부산으로 내려왔다.
이후 문재인은 해고노동자, 학생운동 구속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해 반 평생을 싸웠다. 노무현 정부에서 공직자로 일한 몇 년을 제외하면, 정치 입문 전의 온 시간을 짓밟히고 무너진 자들을 위해 살아온 셈이다.
구조적 패악에 치여 다치고 쓰러진 사람들을 위한 그의 이 같은 싸움은 문재인이 그저 과묵하고 온유한 성품만이 아님을 증명해준다. 겉은 부드럽지만 속으로는 활활 불꽃이 타오르는 행동의 인물인 것이다.
사람들이 간과하는 또 하나는 문재인이 부산경남 지역을 대표하는 1세대 노동변호사라는 사실이다. 두 번째 사진은 그가 40대 후반인 1990년의 것이다. 그 유명한 울산 중에 노동조합을 돕기 위해 달려가 현장검증 할 때의 모습이다(앞에 있는 사람은 법무법인 부산의 정재성 변호사).
그는 수십 년간 수백에 달하는 노동조합 설립을 도왔고 그보다 훨씬 많은 노동사건을 변론했다. 국가보안법 등 시국사건에 가장 먼저 발벗고 나서 뜨거운 변호를 펼쳤다. 대중에 널리 알려지지 않은 그의 수십 년은 오롯이 노동, 인권 변호사로서의 시간이었던 것이다.
국민소득 3만불을 바라보는 현재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사회경제적 양극화에 ㅅㅇ하는 사회다. 계층 상승의 사다리가 무너졌다. 사방에서 헬.조선의 비명이 가득하다. 이런 세상에서 명색이 대통령이 될 사람이라면 응당 민중의 고통에 함께 하는 심성과 경험을 필수적으로 지녀야만 한다.
그러한 공감 능력이 없는 자가 또다시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만약에, 가혹한 연장노동에 시달리다 구의역 스크린 도어에 끼어 세상을 떠난 19살 청년노동자의 애닯은 죽음을 향해 다음과 같은 말을 던지는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대체 어떤 세상이 도래할까.
“(사망한 청년이) 조금만 여유가 있었더라면 덜 위험한 일을 선택했을지 모릅니다”.
빈곤의 구조적 원인에 대한 극단적인 무지. 사회적 약자의 눈물에 둔감한 최악의 공감 능력. 그런 대통령이 어떤 비극을 불러왔던가를 우리는 기억한다. 그것이 바로 였던 것이다.
나는 확신을 가지고 말한다. 문재인은 개인의 이기적 욕망을 추구하기 위해 평생을 살아낸 사람이 아니다. 그의 지난 삶의 궤적은 약하고 다친 사람들을 지키는 공공적 목표와 뚜렷이 결합되어 있다.
세상의 한다하는 진보주의자들 가운데 누가 그보다 더 뜨거운 실천의 삶을 살았는가를 감히 물어본다.
지난 2명의 전직 대통령이 사적 이익과 욕망 추구를 위해 나라를 얼마나 피투성이로 만들었는가를 떠올려보라. 그들이 얼마나 로봇같은 무감각의 인간들이었던가를 기억해보라.
다시는 그런 대통령을 만나고 싶지 않다. 그것이 아니라 고통받는 이를 껴안고 함께 울어주는 대통령을 만나고 싶다.
3.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해
글을 마무리 지으면서, 나는 말한다. 시민의 힘으로 이런 사람을 차기 대통령으로 만들어내자고.
1) 제반 정치세력 간의 유연한 협치를 이끌어내되, 청산되고 처벌받아야 할 부패기득권 세력과는 결코 손을 잡지 않을 사람.
2) 4·19와 6월 민주화 항쟁의 실패 지점을 넘어 오늘 촛불혁명의 역사적 소명을 뚜렷하게 자각하는 사람. 그리고 그것을 정치, 경제, 사회적 실천과 근원적 개혁으로 완성시킬 강력한 의지를 가진 사람.
3) 수단과 과정이야 어찌되든 그저 대통령이 되어야겠다는 욕심 아래, 지금까지의 개혁적 노선을 헌신짝처럼 버리고 마침내 구태 정치와 야합하려는 누군가와는 다른 사람.
4) 대중과의 소통을 외면한 채 레코드판 돌아가듯 자기 발언만을 내놓고, 금방 밝혀질 거짓말을 서슴없이 던지는 누군가(그런 자는 박근혜 한 사람만으로 차고도 넘친다)와 완전히 반대편에 있는 사람.
5) 일생을 두고 부정과 불의에 항거했고 고통 받는 이들을 위해 싸워온 사람. 그 같은 삶의 연장선상에서 쌓이고 쌓인 이 나라의 적폐를 없앨 사람.
그리하여 진정 사람이 사람 대접받는 세상을 만들어 갈 우리들의 대통령!
그래서 나는 문재인을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 뜨겁게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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