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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 "몇몇 선수들은 `열심히 해도 어차피 안 뽑혀"라 생각하고 있다.

당황스러웠다. 현재 한국 대표팀의 경기력에 대한 내용이 아니라 언론에 자신이 어떻게 나올지만 생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동안 슈틸리케 감독이 외부 요인에만 신경 쓴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중국전 이후 모습을 보고 확신이 생겼다. 이는 감독이 스스로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느낄 때 나타내는 어법이자 현상이다. 
내 기억으로 거스 히딩크 감독과 딕 아드보카트 감독은 달랐다. 그들도 사람이기에 언론이 신경 쓰였을 것이다. 언론으로부터 현재 슈틸리케 못지않게 강한 압박을 받았다. 그런데 그들은 다르게 대응했다. 언론 위에서 내려다보며 미리 대처하려고 노력했다. 인터뷰에 나서기 전에는 코칭스태프와 국내 언론담당관, 해외 언론담당관 및 코디네이터였던 얀 롤프스와 상의했던 기억이 난다. 이 모든 게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가 아니라 '선수단'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였다. 선수들은 그냥 감독을 믿고 훈련에만 집중하면 됐다. 
이게 바로 감독의 '장악 능력'이다. 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선수들에게 직접 하지 못한 이야기를 전달하기도 한다. 히딩크 감독과 아드보카트 감독은 그래야 할 때와 그러지 말아야 할 때를 정확히 구분했다. 그러나 슈틸리케 감독은 뭔가 다르게 선수들은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선수들도 감독의 인터뷰를 챙겨 본다. '소리아 같은 선수가 없다'는 인터뷰를 보면서 무슨 생각이 들었겠는가? 나 같으면 솔직히 정이 떨어졌을 것 같다. '소리아 발언' 이후 소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02 월드컵 멤버 형들(차두리·설기현)을 데려왔다. 
하지만 형들도 뒤늦게 들어와 한계가 있을 것이다. 결국 슈틸리케 감독은 선수단 장악에 실패한 것이다. 
한국은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지 못하면 피해가 큰 나라다. 그렇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떠나면 그만 아닌가. 실제로 본인이 그렇게 말한 적도 있었다. 내 후배들에게 월드컵은 앞날이 걸린 일이다. 선수단을 장악하면서 이와 동시에 동반자로서 함께 나아가지 못할 거면 스스로 그만두는 게 맞다. 
히딩크 감독은 나를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긴장감과 절실함을 주려고 억지로 대표팀에 뽑지 않았고, 일부러 경기에 투입하지 않기도 했다. 화도 났지만, 자꾸 승부욕이 생겼다. 그래서 선수 생활 말년까지 어떻게든 대표팀에 가 보려고 했다. 결국 꿈은 이루지 못했으나 마지막까지 대표팀 유니폼을 정말 입고 싶었다. 
그런데 이번 대표팀에는 그런 게 없다. 당연히 뽑히고, 당연히 뛰는 선수가 있다. 결코 선수들을 탓하는 게 아니다. 그런 분위기는 감독이 만드는 것이다. 내가 아는 몇몇의 선수들은 '열심히 해도 어차피 안 뽑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대표팀을 간절한 자리로 만들어야 하는 데 본인의 자리 유지로만 생각하는 느낌이 강하다. 실제 속마음이 그러지 않더라도, 외부에서 그렇게 보인다면 문제 아닌가.
선수들이 소속팀 활약 여부와 무관하게 계속 뽑히다 보면 적응을 해서 안주하게 된다. '당연히 뽑히고, 뛴다'고 생각한다. 국가대표팀은 당연해지면 안 된다. 치열한 전쟁터로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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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이지만 한국이 슈틸리케를 선임한건 실수라고 생각해" 
"슈틸리케가 현재 알 아라비 감독이 아닌 데에는 다 이유가 있지" 
"그는 정신이 나갔어" 
한국의 슈틸리케 선임 당시 카타르 팬 트윗 
그리고 그 이유를 물어본 팬에게 답변 
Using players in wrong positions and using out of form players. Nothing too complex. 
"선수들을 잘못된 포지션에 위치시키고, 폼이 좋지 않은 선수들을 기용한다. 
"(감독이 선임이 잘못되었다는 걸) 설명하기에 복잡한 이유가 있는 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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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부터 열까지 맞는말 같아서 퍼왔습니다.
댓글
  • 훍훍훍 2017/03/29 04:29

    장악 능력이 확실히 제로에 가깝죠. 특히 저 소리아 발언은 선수들한테 뚜드려 맞아도 할 말이 없는 부분.
    하지만 어차피 안뽑혀 저거는 잘 모르겠네요. 최종예선 들어가기 전까지는 정말 선수명단이 계속 바뀌었었거든요.
    슈틸리케 체제에서 국가대표 데뷔전 치른 선수도 많고 데뷔골 기록한 선수도 많구요.
    애초에 클럽팀 커리어도 그렇고 국가대표팀 커리어도 그렇고 뭣도 없는 슈틸리케를 왜 쳐뽑아놨는지를 모르겠음.
    뽑아놨으니 아예 월드컵에 진출을 못해서 한국 축구가 쳐망하든 월드컵은 진출하고 쳐망하든 월드컵 진출해서 깜짝쇼를 펼치든
    끝까지 두고보자는 심정이긴 하지만 하는 꼬라지 보면 정말 맘에 안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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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졓아♡ 2017/03/29 05:59

    대표적으로는 이명주이려나요?
    아시안컵 이후 어느정도 포기한 모양새 라는 주변인들의 증언이 있었다 라는 기사가 나왔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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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야모리 2017/03/29 20:02

    인선 개같이 하던 홍띵보 없애놨더니 외국산 홍띵보를 데려다 앉혀놨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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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구아구 2017/03/29 21:14

    이천수 정말 사람됐네
    분석도 훌륭하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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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akeItBetter 2017/03/29 21:16

    "히딩크 감독은 나를 사람으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
    이천수가 이렇게 말할 정도면 정말 히딩크는 대단했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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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야기멘 2017/03/30 14:08

    어차피 안뽑혀. 맞습니다.
    K리그 선수보다 폼 다 죽은 중국리그 선수들이 먼저고, K리그도 전북 서울 빼곤 다 시체팀 취급이거든요..;;
    아무리 잘해도 국가대표의 희망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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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12 2017/03/30 14:13

    슈틸리케가 처음에는 여론이 엄청 좋았는데... 결국 오래가지 못하는군요. 자업자득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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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밖에비온디 2017/03/30 14:42

    체코전 까지만 해도 상당히 좋게보고 있었는데...
    너무 독선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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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빤좋은사람 2017/03/30 14:53

    http://www.kfa.or.kr/national/gamelist2.asp?Query=Grade%3DMNT&Page=1
    아시안컵과 그 이후 유럽 원정까지는 괜찮았습니다.(유로 대회 스페인 4-1 은 골피커의 원맨쇼도 있어서,,체코도 2:1로 이기구요)
    근데 정작 중요한 월드컵 예선에는 기가막히게 실력이 죽어버렸네요.
    월드컵 예선 같은경우 컵대회나 평가전 준비처럼 소집기간이 길지 않고 짧아서 그런건지
    선수들이 그 이후 전체저으로 폼이 죽고 안뛰는건지... 갓틸리케 에서 똥틸리케로 변한 언론과 팬심이 과연
    2006년 아드포카트, 2010년 최강희 홍명보 처럼 또다시 월드컵 예선 도중에 중도 경질 될지 모르겠네요
    분명 선임때 죽이되는 밥이되는 중간에 흔들리지 않게 러시아 월드컵까지 4년 보장했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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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멍이똘이 2017/03/30 15:08

    공감합니다.
    부임 초반엔 리그경기 직접 보러다니면서
    뉴페이스 발굴에 열정적이던 사람이
    언젠가부터는 해외파에 의존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아요. 이미 초심을 잃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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