뻘글불펜 벌써 1년 (불페너분들께 드리는 글)

불펜 아이디 없이 몇 년 눈팅만 해 오다가 작년에 개인적으로 힘든 일을 겪으면서 무너지다시피 했었어요.
그때 너무 힘들고 막막했는데 가까운 그 누구한테도 말을 못하겠더라구요. 그런 성격이 있는 줄 그전까진 몰랐어요.
그런데 정말 털어 놓을 곳이 간절했어요. 매달릴 곳이 필요했던 거겠죠. 그렇게 불펜에 가입했어요. 익명으로 이렇게라도 내 얘기를 하려고.. 살려고요..
근데 웬걸. 가입하고 한 달 동안 글을 못 쓰더라구요. ㅋㅋ 
생각해 보니 그게 작년 8월이에요. 1년이란 시간이 흘렀고 많은 부분이 좋아졌어요. 아직 회복하고 해결해야 할 게 많고 여전히 버거울 때도 있지만 이 모든 걸 통해서 배우기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기도 할 만큼의 여유가 조금씩 생기는 것 같아요. 
그때 불펜에 가입하고 정작 한 달간 아무 글도 쓰지 못했지만 내 얘기를 털어 놓는 것 이상으로 위안을 받았던 것 같아요. 털어 놓고 싶은 곳이 있다는 것만으로, 언제라도 털어 놓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요.
하루를 마무리하다가 이런저런 생각에 젖어 오래 전부터 묵혀 왔던 고마운 마음을 전합니다. 불펜이 괜찮은 곳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해 주신 불특정 다수의 불페너분들께 감사드려요. 긴 터널을 버티는 작지만 소중한 빛이었어요.
지난 1년 정말로 감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