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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삿짐 차 포드 유홀(U-Haul) 시승기

 

U-Haul은 미국의 이삿짐 렌트 차 회사입니다. U-Haul은 You Haul을 그대로 딴 말로, "너가 끌어라."라는 뜻입니다. 소비자는 돈을 주고 빌려서 이사를 하고, 가까운 지점에 차를 되돌려주면 됩니다. 처음 빌릴 때 돈을 내고, 마일당 (킬로수당) 추가해서 돈을 냅니다.


이삿짐을 옮길 때나 가구를 중고로 거래할 때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합니다.


차량은 픽업 트럭을 개조한 형태와 밴을 개조한 형태로 나뉩니다. U-Haul은 GMC, 포드, 램과 같이 픽업/밴 전문 브랜드와 계약을 하고 차량을 개조합니다. 기본형 모델보다 더 원가절감을 꽉 짜서 적재량을 최대한 실을 수 있게끔 수 백대를 한꺼번에 주문하여 개조합니다.


 

우람한 높이 때문에 차고 안으로 넣다가 박살날 수가 있습니다. 운전자 훨씬 위까지 높이가 올라와 있어서 조심해야 합니다.


이 차량은 15피트 포트 픽업 트럭입니다. 주문 생산이므로 일반 생산이 되지 않습니다. 차는 매년 새로 나오지만, 플랫폼이며 모든 구성이 다 20~30년이 지난 예전 부품을 씁니다.


 

차 전체가 그냥 쇳덩어리입니다. 현대 포터나 기아 봉고에 쓰이는 철보다 훨씬 단단한 철입니다. 공간은 아주 깊숙합니다. 위에 턱이 있어서 운전자 머리 윗쪽으로 공간이 또 있습니다. 상자를 넣을 때 요긴합니다.


 

내부는 이런 형식입니다. 중간에 나무가 덧대어 있는데, 자세한 용도는 모르겠습니다. 아는 분 댓글로 부탁드립니다.


 

다리를 쭉 펴서 바퀴가 달린 제품도 쉽게 실을 수 있습니다. TV 받치는 가구나, 선반, 책상 등을 옮기기 쉽습니다. 종이 상자 같은 경우도 물품을 내릴 때, 쫙 밀어버리면 쭉 내려갑니다.


사람이 왔다갔다 하기에도 편리합니다. 역시 픽업 트럭 쪽은 미국이 세계 1위라는 걸 증명해 줍니다. 실용성이 매우 뛰어납니다.

 

 

이런 식으로 미끄럼틀 처럼 되어 있습니다. 각도가 적정해서 오르낙 내리락 하기 어렵지도 않습니다. 바닥이 높거나 낮아도 각도가 저절로 조절이 가능합니다.



 

문짝을 보겠습니다. 정말이지 편의시설이라고는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닭다리 창문 레버와 손잡이가 있고, 소재 마저 모두 값싼 재질입니다. 한국으로 치자면 초대형 라보, 다마스라고 보면 됩니다.


 

손잡이나 레버는 모두 내구성은 훌륭합니다. 볼품 없어 보이기는 해도, 이보다 편리할 수는 없습니다. 이런 종류의 플라스틱은 진흙이 묻어도 쉽게 닦입니다. 목장갑을 끼운채 열고 닫아도 쉽게 조작할 수 있습니다.


 

왼쪽은 주차 브레이크입니다. 발 공간은 넉넉합니다. 당연한 것이겠지만, U-Haul은 반납하면 차량 청소를 합니다. 그래서 발 밑도 깔끔한 편입니다.


가속발은 예상 외로 잘 치고 나갑니다. 쉐보레 익스프레스보다 힘이 더 좋고 민첩합니다. 밟는 것은 포터보다는 덜 가볍지만, 운전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행 성능은 기대하지 맙시다. 엔진은 양호한데, 핸들링과 브레이크 성능 때문에 감히 논할 수가 없습니다.


브레이크는 많이 밀립니다. 짐을 안 실어도 밀립니다. 짐을 실으면 더 밀립니다. 그래서 코너링에서는 감속을 충분히 해주고 들어가야 합니다. 가뜩이나 조타가 형편 없어서 더 정신차리고 운전해야 합니다.


당연하게도 이 차는 후륜구동입니다. 후륜 구동일 수 밖에 없습니다. 짐을 싣고 급브레이크를 걸면, 무게 중심이 모두 앞으로 쏠리게 되면서 앞바퀴에 부하가 아주 크게 걸립니다. 언더스티어가 필연적으로 생겨서 매우 위험하게 됩니다. 차라리 오버스티어가 나더라도 카운터로 치는 편이 낫습니다.


후륜 구동이니까 승차감이 좋을 것이다? 그런 것 전혀 없습니다. 딱딱하고 노면 소음 다 들립니다. 귀로 듣는 게 아닙니다. 척추로 소음을 경청한다 보면 됩니다. 움직이는 고철 덩어리에 쿠션 의자 달고 가는 것과 같습니다.


 

운전대는 족히 20~30년 전 즈음 되는 디자인입니다. 오른쪽 레버는 기아봉입니다. 북미에서는 과거 세단까지도 많이 쓰였던 컬럼식 기아 노브입니다.


미션은 그냥 무난하고 양호한 수준입니다. 내구성 위주로 세팅해서 부드럽게 잘 변속이 됩니다. 엔진에서 충분히 RPM을 올리고 부드럽게 변속합니다. 항속 기어도 무난합니다. 4단 미션이라지만 예전 차는 모두 4단 미션에서 고속 주행을 편안하게 했습니다. 미션은 아무런 단점을 찾을 수 없습니다. 조작하는 것이 컬럼식이라서 처음 사용자들은 헛갈릴 수도 있지만, 금방 적응하게 됩니다.


왼쪽 위에 초록색, 빨간색 계기판은 자세히 관찰하지 않아서 뭔지 모르겠습니다. 자세히 봐둘 걸 그랬습니다. 적재량 표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너무 무겁게 실으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핸들링에 대해서는 할 말이 참 많습니다. 보정값이 전혀 없습니다. 통상 요철을 만나게 되면 바퀴가 살짝 틀어지기 마련입니다만, 요새 차는 모두 강하게 단단히 잡아서 핸들이 크게 돌아가는 일이 없습니다. 또 전자식으로 보정을 해주기도 합니다.


이 차는 보정해 주는 것이 전혀 없습니다. 요철 수준이 아니라, 도로가 조금만 좌우로 경사가 졌어도, 달리는 도중에 저절로 한쪽으로 돌아갑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평평한 바닥인 고속도로에서도 계속 운전대를 잡고 왼쪽 오른쪽 돌려가며 운전해야 합니다. 이게 매우 신경에 거슬립니다.


유격이 심하며 정확성이 매우 떨어집니다. 쉐보레 익스프레스의 경우에는 운전대에 대해 큰 불편함이 없었습니다. 이 차는 x 만큼 돌리면 y 만큼 항상 일정하게 차가 돌아가야 하는데, 돌릴 때마다 틀어지는 값이 달라집니다. x만큼 돌리면 어쩔 때에는 y 만큼 틀고, z 만큼 틀고, p 만큼 틀고, q 만큼 틀고, 제각각입니다.


곡선길을 돌아나가면, 눈으로 보고 저절로 손으로 운전대를 돌리기 마련입니다. 이 차는 내가 운전대를 잡고 있는데, 누군가 옆에서 방해하는 느낌을 줄 정도로 심합니다. 조타성이 이렇게 최악인 차는 처음입니다. 


과속이 불가능합니다. 가능하기는 한데, 불안하고 위험합니다. 운전하는 사람은 나인데, 나 자신도 못 믿을 정도로 위험합니다. 아주 평평한 직선에서도 운전대 혼자 조금씩 움직입니다. 불안해서 과속을 할 수가 없습니다.



 


스티커로 붙여놓은 게 있습니다. "Speed Kills. Slow Down and Live. (과속이 사람을 죽인다. 속도를 줄여서 살자.)" 이 차를 운전하면 알겠지만, 과속 자체가 불가능합니다. 차 속도는 힘이 좋아서 잘 나가는데 불안하고 무섭기까지 합니다.


포르쉐에 쓰이는 5구 계기판입니다. 옛날 포르쉐 모델이 이런 식으로 되어 있었고, 요새 포르쉐는 모두 디지털 5구로 나옵니다. 너무 촌스러워서 비교되긴 하지만, 시인성은 아주 좋습니다.



See the source image 

과거 포르쉐 계기판

2020 Porsche Panamera: Instrument Cluster 

최신 포르쉐 계기판


 

센터패시아는 간단한 라디오 장치와 공조장치로 되어 있습니다. 공조장치는 전에 시승기에 썼던 쉐보레 익스프레스처럼 매우 간단한 수동입니다.


요새는 대부분의 차가 자동 공조장치지만, 수동도 좋아합니다. 부지런하기만 하다면 자동보다 더 세밀하고 최적화하여 에어컨을 틀 수 있습니다. 직관적이며, 현대식 기능에서 빠지는 것도 없습니다.


나름 송풍구도 디자인을 해뒀습니다. 통상 직사각형으로 채워놓기 쉽상인데, 이런 것은 칭찬을 해봅니다. 왼쪽 정사각형은 동승석 에어백을 켜고 끄는 기능이 있습니다. 이런 편의장치가 왜 굳이 필요한 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있습니다.


아래 컵홀더는 기존에 없기 때문에 U-Haul에서 장착한 것입니다. 톨게이트를 지날 때 티켓이나 돈을 둘 수 있는 공간과 컵홀더가 있습니다. 일을 해야 하니, 목장갑을 넣어뒀습니다. 참고로 목장갑은 한국산이 최고입니다. 미국산 작업 장갑은 통풍도 잘 안 되고 불편합니다.


 

조수석 쪽에는 사물함이 있고, 차 문에는 스피커도 보입니다. 원가절감을 최대한 한 차량임에도 있을 건 또 다 있습니다.


중앙의 라디오 버튼 조작도 조작감이 귀엽고 편합니다. 단순하게 생기긴 했어도, 내구성이나 응답성은 요새 차 못지 않게 좋습니다. 이런 감성을 좋아하기도 합니다.


 


앞 유리창 모습입니다. 뒤에가 짐칸으로 막혀있기 때문에 백미러가 없습니다. 있을리가 없습니다. 전방 시야는 운전석도 높고 창문도 90도로 세워져 있어서 탁 트이고 시원합니다.


 

인조가죽을 사용한 좌석입니다. 좌석이 운전석은 더 높고 동승석은 낮습니다. 참고로 3인이 탈 수 있게 가운데에도 간이식(?) 작은 의자가 있습니다.


착좌감은 좋고 나쁨 따질 게 아닙니다. 앉아만 가도 감사하다는 느낌으로 타는 차입니다. 구형 포터나 봉고 느낌과 똑같습니다. 3명이 타면 당연히 불편합니다. 마른 사람이 타면 공간은 적정하지만, 쿠션이 얇고 좌석이 올라와 있어서 허리가 아플 수 있습니다.


  

이사 가거나 큰 짐을 실어야 할 때가 아니면 탈 일이 없는 차입니다. 운전할 때, 초보자는 운전을 피하고 경력자가 운전하기를 강력히 권고합니다. 운전 조작 자체는 쉬운데, 운전대 조타가 계속 예상 틀어집니다. 특히 무거운 짐을 싣고 갈 때에는 더욱이 조심해야 합니다.


또한 사이드 미러의 사각 지대가 꽤 큽니다. 짐 칸만 따져서 15피트로 약 4.5m입니다. 차선 변경할 경우 짐칸 바로 옆에 붙어가면 아예 안 보입니다.


변경 전부터 일찌감치 사이드 미러로 시야을 확보하고, 숄더 체크도 반드시 하면서 들어가야 합니다. 꼭 숙련된 운전자가 운전합시다.


차량 자체로 보면 부족한 부분이 매우 많습니다. 인테리어 자체는 부실해도 있을 것은 다 있으니, 크게 불만이 없습니다. 집에 이렇게 투박한 트럭 1대 있어도 든든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 그런데 기계적 부분에서 운전에 위험한 사항들이 많았습니다. 이 차를 일생에 2~3번 운전한다면 잠시 불편하고 위험하고 말텐데, 일주일에 1번 꼴로 쓴다고 하더라도 보유하고 싶지 않은 차입니다.


U-Haul은 안전 문제에 대해 여러 번 제기되어 왔습니다. 대부분 처음 운전하는 사람들의 부주의로 일어나는 사고긴 하지만, 여전히 위험한 차입니다. 꼭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미리 감속하고, 시야 확보를 일찌감치 합시다.


U-Haul은 미국 사람들에게 사랑 받는 회사입니다. U-Haul이 없더라면 렌트카로 미니 밴을 빌려서 해야 하지만, 큰 가구를 싣거나 침대를 옮길 때에는 그마저도 불가합니다. 그럴 때 경제적인 가격으로 해결할 수 있습니다.


새로운 차 중에서도 이런 특수한 차를 타보니 새로운 경험이었습니다. 다음 번에도 솔직하고 담백한 시승기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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