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똥 밟았다 생각하고 잊어야지 하는데 밤에 잠도 잘 못자고, 잠깐 자도 악몽 꾸는 걸로 봐서 트라우마가 심각한 듯... 하여
대나무숲이라 생각하고 하소연해봅니다 ㅠ
2주 전 쯤 방문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물피도주를 당한 듯 하여 용의차량을 찾아 경찰서에 신고했습니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들러 CCTV도 봤으나 (언제나 그렇듯) 사고 장면은 기둥에 딱 가려 보이지 않았고
사고 당시 제 앞에 주차된 차량들에 블랙박스 요청해 보았으나 시일이 지나 삭제되었다는 안타까운 결과만 얻었습니다.
용의차량번호는 제가 지하주차장에 들어섰을 때 제 옆으로 주차하던 차량이었으므로 시간이 특정되어 아파트 출입구 CCTV로 확인했고,
사고위치라 예상되는 곳에 그 차도 흠집이 있어 경찰에 신고하게 되었습니다. (6월 5일 새벽)
6월 5일 오전에 담당경찰관으로 부터 '그 분이 화가 많으시네요' 의 전화를 받았고, 조금 후 관리사무소에서 제 차번호가 뭐냐고 전화가 와서
왜 그러시냐 했더니 용의차량운전자가 궁금해한다기에 그럴수 있겠다 싶어 차번호를 알려줬습니다.
다음 날. 6일 오후.
차를 빼러 갔더니 널널한 주차장에 굳이 제 앞에 주차한 차가 있었고, 설마... 했습니다.
생각한 게 맞다면 약간 웃기기도 했습니다. 뭐야.. 설마.. 그래서 어쩔?? 내일 경찰서에 용의차량운전자가 내려서 자기 차 살피는 블랙박스 영상 가져다 주기로 했는데 귀찮겠다.. 정도.
차 주를 불러 차를 빼 달라고 하기엔 시간이 없어 일단 걸어서 일을 마치고 다시 돌아왔습니다.
차는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고, 하필 (우연히도) 코너 바로 앞이라 지나는 차량들이 불편하게 돌아가거나, 후진해서 다시 가거나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어떤 운전자(아래 사진의 흰 차)는 내려서 저 차에 적힌 전화번호를 확인 후 그 자리에서 전화를 걸었으나 받지 않았던 듯 합니다.
어쩌지 고민을 하던 중 민원이 들어왔는지 캡스직원이 옵니다.
캡스직원은 관리사무소에서 만났던 적이 있어 '혹시 이 차가 내가 용의차량이라고 생각한 사람의 차냐'고 물어보려던 중에
뒤따라 오던 사람(용의차량운전자 남편)이 제 차를 가리키며
'이 차 주인이냐?'고 날을 세워 묻기에 그렇다고 하면 안될 것 같아 아니라고 했습니다.
전화목록을 확인하더니 부재중 전화번호와 제 번호가 다른 것을 확인하더니, 부재중 걸려온 전화로 전화를 겁니다.
볼보 - 당신이 차 빼라고 전화했냐
흰 차 - 통행에 불편하게 차를 거기에 대시면 어떡하냐
볼보 - 그래서 당신 차가 못 빠져 나갔냐
흰 차 - 후진해서 통과했다 불편하게 왜 거기에 주차하셨냐
볼보 - 주차한거 아니다. 일이 있어 잠깐 댄 거다
흰 차 - 그래도 거기 주차하면 다른 사람이 불편하지않느냐
볼보 - 그래서 당신 차가 못나갔냐 후진해서 나갔으면 됐지 그것도 운전 못하면 차를 왜 가지고 다니냐
주차한 거 아니다 일이 있어 대놓은거다
괜히 흰 차 운전자는 바른 말 하고도 욕먹었습니다. 볼보 운전자는 흰 차 운전자가 저라고 생각한 듯, 그래서 차를 못 빼서 전화한거라고 의심한 듯 합니다.
일단 저는 다른 차량 흐름에 피해가 되기도 했고, 볼보 운전자와 그 자리에서 이야기했다가는 정말 큰 일 나겠다 싶어 계단으로 피합니다.
캡스직원에게 '아파트 차량 관리를 똑바로 해라' '엉뚱한 차들이 자꾸 대는데 왜 관리를 안하냐' '이 차는 어디(사는) 차냐' '이 차 들어오면 나한테 알려라'
등등의 요구를 합니다.
둘이 함께 차를 살피고, 제 전화번호로 전화를 하라고 시킵니다. (무음이라 전화온 줄 몰라서 못 받음)
차를 빼기까지 캡스직원에게 쏟아내는 걸 504옆 통로에서 듣고 있었습니다.
10여분 후 차는 떠났고 기다리던 캡스직원과 이야기를 했습니다.
직원은 저 입주민이 관리사무소도 뒤집어놓았다고 했고, 저를 블랙리스트에 올렸다고 했습니다.
저 입주민이 캡스나 관리사무소에 제 차가 들어오고 나가는 시간을 물으면 대답해 줄 수 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일단 어찌되었건 이런 소리를 듣게 만들어 죄송하다고 사과를 드렸습니다.
저 입주민은 아마 이사갈 때 까지 제 차를 보면 관리사무소나 캡스를 괴롭힐 사람이라고
게다가 저는 그 자리에서 흰 차 운전자에게 볼보차가 폭언을 하는 것도 들었고, 저 직원에게 입주민이 10분 넘게 별 요구를 하는 것을 실시간으로 들었기에
그 당시에는 죄송한 마음이 컸습니다. 그래서 제가 앞으로 차를 여기에 대지 않겠다고도 했습니다.
그 날 이후 저 입주민 열받으라고 일부러 잘 보이는 자리에 떡하니 주차해놓을까 싶다가도 엄한 불똥이 관리사무소나 캡스로 튈 게 뻔한데
똥이 저기 있는거 아는데 내가 왜 굳이 똥을 만지려고 하나 싶기도 하고,
저 사람이 저런 말도 안되는 요구를 하는데도 관리사무소에서 수용해주니 저렇게 날뛰지 싶은게
그러고 보면 보채는 아이 젖준다고 다 관리사무소에서 버릇(?)을 잘 못 들인거 자업자득이다 싶다가,
또 입주민의 요구로 출입을 금지당하는게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는 누구에게 물어야하나 싶고,
요즘은 에잇 똥묻어서 다른 곳에 차를 대서 불편하다, 저기 엄청 큰 똥이 산다 정도로 여기고 산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대로 혼자 간직하고 묻어버리기엔 내가 화병이 생길 것 같아 위로받고 싶어 글 써봅니다.
뭐... 이런 일도 있습디다(?)
끗
(previous)
후에 집에가서 순진하고도 세상물정 모르는 나의 블랙박스를 확인해 보니
(이 보다 20분전에 용의차량같은 차가 지나가며 제 차를 확인하는 영상이 있는데 차량번호가 보이지 않아 확실치 않음)
지나가다(?) 제 차를 발견하고, 전화번호 확인, 번호판 확인, 차 흠집확인 후 곱게 각맞춰 주차(본인 말로는 일이 있어 잠시 대 놓은) 후
찍어간 번호가 안 보였던지 아들로 추정되는 남자를 데려와 전화번호를 다시 찍어 갔더군요;;;;
아들을 보복의 현장에 데려오다니 ㄷㄷㄷ
진짜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