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문화침략을 그렸던 이세계 애니 근황

 

 

 

 

 

 

 

 

 

아웃브레이크 컴퍼니

대강 게이트처럼 일본에서 이세계랑 연결된 통로가 발견돼서 일본이 그 세계의 자원을 독점하고 커다란 이익을 뽑으려는 내용

ja위대를 대대적으로 움직이면 세계각국에서 눈치챌 것이 뻔하므로 군사력은 사용 못하고, 우연히 씹덕 문화가 저쪽에서 수요가 있어서 그걸로 문화침략을 시도한다는 내용이다.

여기까지는 유게이들이 간혹 올라오는 짤방, 내용 정리로 알고 있을 텐데 그럼 원작인 라이트노벨의 근황은 어떨까?

 

 

 

국내 기준 가장 최신권인 15권을 보자

사실 그 이전에 있던 자잘한 내용들은 읽은지 너무 오래 돼서 잘 기억도 안 남

"BOU… 뭐?"

내가 거듭 묻자, 소녀는 내 앞까지 걸어아서 멈춰 서더니 말했다.

"으음? 영어면 모르나? 바이오닉 오거노이드 유닛(Bionic organoid unit). 생체 공학에 의한 유기합성생물. 상품명이나 복잡한 정의는 접어 두고, 뭐, 생체 병기지."

"……."

나는 말문이 막혔다.

이 판타지 세계 그 자체인 이세계에서 영어를, 그것도 SF틱한 단어를 현지인에게 듣게 되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기존까지는 엘프, 드워프, 드래곤, 수인 같은 게 존재하는 대강 중세풍의 평범한 이세계였는데 15권 말미에 등장한 테레지아라는 여캐 하나가 갑자기 저런 설명을 늘어놓는데

이세계는 분명 자기들만의 언어 체계와 문자를 사용하는데(그래서 일본과의 교역은 통역 반지를 사용해서 해결함.) 이 여캐는 뜬금없이 영어, 일본어를 늘어놓는 게 아닌가.

"나도 이제 막 재기동해서 잘은 모르지만."

테레지아는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말했다.

"마지막 기록으로 볼 때 최소한 5천 년은 지났어."

"5천…."

서력 2천 년대에 살았던 나로서는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 규모다.

5천 년. 5천 년 전. 단순하게 생각해도 두세 번 정도 문명이 일어났다가 멸망할 수 있을 만큼 길고 긴 시간이다. 게다가 그것이 '최소한'이라면….

"휴전 조약의 체결과 동시에 일시적으로 폐쇄되었거든. 그리고 사실상 방치돼서 지상과의 통로나 반입 출구도 봉쇄되었다. BOU관련 설비를 이상주의자들은 눈엣가시로 여겼으니까…."

거기다 이세계는 시간상으로도 주인공이 살던 현대보다 훌쩍 먼 미래였다는 게 밝혀진다.

"'엘프' 타입, '웨어울프' 타입, 그 외에도 '드워프' 타입, '리자드맨' 타입, 기타… 목적에 맞춰 열 종류의 보병형 BOU가 설계되고 생산되었다. 뭣하면 제2층의 생산 라인을 보도록 해라. 배양조에 아직 기동 전의 BOU가 수백 체는 있지."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그것이 야생화했느냐 아니냐지."

"야생화…?"

그 말이 왠지 내 뇌리에 떠오른 것은 아프리카의 대자연, 혹은 근처의 야생 고양이 같은 진부한 이미지인데.

"이상주의자들이 BOU의 인권 운운하기 시작해서 말이지. 당찮게도 일부러 BOU에게 실험적으로 자의식이나 생식 능력을 부여한 개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자신들의 주장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서. 아마도 그런 실험적인 BOU의 일부가 야생화해서 번식한… 그 후예겠지."

그리고 충격적이게도 주인공이 교류했던 이종족들은 알고보니 인조인간 같은 존재였던 것이 밝혀진다.

한 술 더 떠서 (이세계 기준) 과거에는 인권 이슈도 있었다고 한다.

이후에 이어지는 설명을 대강 요약하자면

21세기 초반에 중국, 미국이 유전자 기술을 발전시키고

21세기 후반에 나노 테크놀로지가 크게 발전되고

22세기 중반에는 아예 인류가 두 기술을 접목해서 새로운 생명종을 창조했다고 한다.

이후에는 인조생물을 구별하기 위해 엘프, 드워프, 웨어울프, 웨어타이거, 리자드맨 같은 인간형 생물을 창조해서 각종 산업에서 써먹었고

23세기에 이르러서는 전선이나 광섬유를 쓰지 않고 나노로봇을 이용해 통신하기에 이르렀다는 내용이다.

"즉, 마법도 실제로는 부유성 나노머신을 이용한 것이란 소리네."

내 상상을 대변하듯 말했다.

우리가 정령이라 생각했던 것은 전 세계에 대량 산포된, 그리고 야생화한 나노머신이다. 실체가 없는 것이 아니다. 눈에는 보이지 않지만, 분명히 실체가 있고 과학 기술로 만들어진 기계다.

아예 이세계에서 쓰던 마법조차 과학으로 설명되는 지경이 된다.

즉, 이 책에서 나오는 이세계는 이세계가 아니라 수천 년 뒤의 지구였던 것.

사실 이 책은 2권 이후로는 포텐셜을 상당히 잃어서 그냥 그저그런 전개만 이어졌고, 그 반증인지 현지든 우리나라든 애니, 원작 양 쪽 모두 인기가 있었던 적이 없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아주 과감하고 신선한 설정을 풀어내서 나는 이 15권을 엄청 재밌게 읽었다.

그 다음 권도 무척 기대하고 있었고

그래서 그 다음권은 언제 나오냐면…

 

그만 알아보도록 하자.

애초에 애니화 버프는 진작에 끊겼는데 학산에서 1년 텀이라도 15권까지 내준 게 기적이라 생각한다.

 

 

흑흑 일본 가서 화집 사올 만큼 좋아했는데…

사실 이 글도 라오 아트북 보려다가 아브컴 아트북 보게 돼서 쓴 거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