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스레드에 달린 리플 중 하나입니다. Serious 태그가 붙어 있던 스레드고, 그래서 가볍게 주제를 다루는 듯한 글들이나 농담들, 악플들은 다 삭제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리플들은 진솔한 경험담들과 반응들을 담고 있습니다.
1회용 계정으로 글을 올린 한 익명의 경험담인데요. 그 내용이 너무나도 끔찍해서 가끔씩 레딧인들 사이에서
'레딧에서 본 포스트 중 가장 충격적인 것들' 꼽자면 항상 단골로 등장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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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스레드: '정당방위로 사람을 죽여본 적이 있는 레딧인들, 정신적으로 회복 할 수 있었어?
죽이고 싶지 않았는데도 어쩔수 없이 해야 했을때 그 심정은 어땠어? (진지)'
1.
1995년, 난 샌프란시스코 이스트 베이에 있는 조용한 동네에서 내 아내랑 20개월 된 딸이랑 살고 있었어. 우리 집은 침실 세개가 딸린
작은 이층집이었고, 윗층에 있는 방중 하나는 내 자택 근무용 오피스였지. 어느 조용했던 토요일, 난 내 오피스 안에서 헤드폰을 쓰고 한창
커맨드 앤 컨커를 플레이 하고 있었어. 바깥의 모든 소리와 단절된 채로.
한 시간 정도 플레이 하고 있었을 즈음, 잠깐 조용해 지는 순간이 왔을때, 희미하게 아내가 밑층에서 소리 지르는 걸 들었어.
그녀가 밑에서 딸아이와 같이 있다는 걸 알고 있던 난 그들이 무슨 도움이라도 필요한가 보려고 헤드폰을 벗었지.
내가 마지막 숨을 멈추는 그 순간 까지, 헤드폰을 벗는 순간 들었던 소릴 절대 잊지 못할꺼야.
난 한 남자의 목소릴 들었어. 짙은 멕시칸 악센트가 섞인 목소리로,
"그만 소리 질러 개년아, 안 그러면 네 년의 x같은 머리통을 따버리고 네 딸년을 따먹을테니까." 라고 소리지르는 걸.
내 딸아이는 히스테릭하게 울고 있었지.
그 후론, 마치 무슨 스위치가 내 안에 던져지고 내 인지기능이 꺼져버린것 같았어. 난 선택을 하고 있지 않았지. 그냥 행동했어.
내가 .45구경 권총을 내 책상의 사서함에서 꺼낸 일도 잘 기억이 안나. 그저 내가 천천히 1층으로 걸어 내려가면서, 도착할 즈음엔 현장에
이미 죽어있는 아내를 보게 될까봐 엄청나게 겁에 질려 있던 건 기억나. 대신, 내가 밑층에 도착했을때 본 건,
내 아내가 반쯤 벗겨지고, 소파 위로 몸을 숙이고, 상반신 어딘가에서 피가 흐르는 채, 한 손에 나이프를 든 건장한 놈한테 뒤로 강O당하는 모습이었어.
그는 그녀를 강O'하려고' 하는게 아니었어. 그는 이미 그 행위를 하는 도중이었고, 아마 절정에 다다르는 차였을 꺼야.
난 녀석에게 말 한마디 안했어. 내가 윗층에 있었을 때도, 내려오는 도중에도, 방 안으로 들어섰을때도.
놈은 날 등지고 있었고, 그래서 내가 뒤에 서있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지.
그가 나이프를 쥔 손이 오른손이었기에, 난 녀석의 오른 팔을 잡아 놈을 떼어냈어. 나와 아내에게서 빙글 돌아서 떨어져 버린 놈은 혼란스러운 표정이었고,
난 거의 영점 거리에서 정확히 놈의 가슴에 총을 쐈어. 한쪽으로 무릎을 꿇으면서 녀석의 얼굴은 창백하게 질렸고, 난 두 발을 더 쐈어.
한 발은 녀석의 목을 맞췄고, 두번째는 완전히 빗나갔지. 나중이 듣기로는 첫 발이 녀석에게 치명적인 일격이었다고 하더라고.
다음에 일어난 일은 내게 항상 수치의 정점으로 남았어. 그 때 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던 유일한 생각은 내 딸아이가 이 녀석이 죽는 현장을 보게
놔둘순 없다는 거였어. 내 아내의 상태를 체크하지도 않은채 난 딸을 안아 들어서 앞문으로 나갔어. 내 차도로 가면서 난 내 이웃중 하나가 서서 내 집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모습을 봤어. (그는 총소리를 들었지.) 그 불쌍한 자식은 내가 집에서 나오는 걸 보면서 파랗게 질려 있었어.
그에게 아내를 체크하러 가는 동안 딸아이를 들고 있어 달라고 부탁한 게 희미하게 기억나.
그는 내게 그녀를 쐈냐고 물었고, 난 그에게 '아뇨, 그녀를 강O하고 있던 놈을 쐈습니다.' 라고 말했어. 그땐 알지 못했어.
내 몸의 반이 녀석의 피로 젖어 있어서 무슨 호러 영화에나 나올 꼴 처럼 보였다는 사실을 말야. 난 그에게 내 딸아이와 내 총을 건네주고
(내가 왜 그에게 내 총도 줬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아내를 도우러 다시 집안으로 들어갔지.
경찰과 검사 측은 내게 총격 사건의 정확한 경황에 관해서 좀 비난을 했었어. (형사들 중 하나는 내게 이 사건은 '정당방위'가 아니라
'처형'에 가깝다고 얘기했지.) 그래도 마지막엔 그들은 날 기소하는 걸 거부했지. 내 아내를 공격했던 놈은 알고 보니 정신이 심각하게 안 좋았던 데다
예전에도 두 건의 강O 상해로 유죄 선고를 받은 적이 있던 인간이었어. 그 중 하나는 9살 소녀가 대상이었고. 내 손에 죽지 않았다면
캘리포니아의 삼진 아웃 제도로 녀석은 인생을 감옥에서 썩을 운명이었지.
회복에 관해선; 난 내가 다 회복했다고 생각해. 그래도 분명 내 행동적인 부분엔 몇가지 변화가 있었어.
예를 들면, 지금까지도 난 바깥 소리를 차단하는 헤드폰을 쓸 수 없어. 몇 년 씩이나 상담을 받은 후에도, 귀를 덮고 소릴 차단하는 헤드폰들은
내게 공황 발작을 일으켜.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 들을수 없으니까.
나중에 알아낸 사실로는, 그 자식은 내가 소리를 듣기전 거의 10분 동안 내 아내를 강O하고 있었고, 도중에 아내에게 세번이나 그녀로 끝난 다음에
내 딸을 강O할 거라고 말했대. 불과 30피트 떨어져 있었으면서, 이런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도 몰랐다는 그 사실이 날 오랫동안 x같이 괴롭혔지.
하지만 내 아내는 더 훨씬 괴로운 시간을 보냈어. 그녀의 어깨와 상완에 생긴 찔린 상처나 강O 당하면서 생긴 멍과 부상은 둘째 쳐도, 그녀는 결국
신경 쇠약에 걸렸고 정말 회복하기 까진 오랜 시간이 걸렸지. 처음 6개월 간은, 그녀는 절대로 무슨 방에서도 혼자 있을수 없었어.
1년 이상 동안은, 아내는 집 안에서 혼자 있을수 없었지. (그리고 아내는 이 일이 있었던 집 안엔 절대로 다시 들어가지 않았어.)
몇년간은, 짙은 히스패닉 악센트가 섞인 남자의 목소리가 들릴때 마다 그녀는 식은 땀을 흘리며 뛰쳐나갔지. 그 자식의 목소리를 다시 듣는 것만 같아서.
수십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누가 그 사건에 관해 얘기하려고 한다면 그녀는 몸을 떨꺼야.
그 외엔 아내는 다 괜찮아. 하지만 그 일을 얘기하는 건 그녀를 겁에 질리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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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 후 다행히도 원작성자의 후기에 따르면:
- 딸아이는 당시에 너무 어려서 사건을 기억하지 못했고 따라서 정신적 외상이나 트라우마 같은 건 얻지 않았습니다.
- 아내는 그 사건 이후로도 절대 작성자를 원망하지 않았으며 둘은 아직까지 잘 결혼해 아이들을 더 낳고 살고 있다고 합니다 (:
링크에 들어가서 몇개 읽어본결과 얻은 결론:
펌프 액션 샷건을 일단 먼저 사고 권총을 나중에 라이센스 따고 사야겠다... 에효 무서운 세상입니다.
괴롭겠네요...
내 사랑하는 사람이 고통받는것도 모르고 있었다는건....
딸이 기억 못하는거나 회복한건 정말 다행이네요
NoSleep 글인줄 알았는데 시리어스 붙은 글이라니...
다행이네요....
남인 저도 남편이 원망스러운데
아내분 멘탈이 대단하네요
미국은 저렇게 하면 비난은 받지만 기소당하지는 않네요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게 정의라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법에선 저런 상황에서도 '말로 잘 설득'하거나 총으로 위협만 해서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이 정의라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만
아내와 남편, 서로를 지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서, 살아남아서, 참 다행입니다.
외상후 스트레스를 극복하기까지 고단한 시간을 지내왔겠지요.
마음이 아프면서, 건강히 잘 살고 있는 모습에, 다행입니다.
우리나라 기준이면 빼박 과잉방어라고 철창행이겠네요 ㅡㅡ
가해자 인권보호가 피해자 구제보다 우선되는 반도였다면
저 가정은 권력이 만들어 강제하는 불합리한 법률에 의해 무참히 깨지고 박살나고
가해자 가족의 손해배상 요구에 경제적 고통을 겪고 있을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