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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중국"음식 이야기 #1 사천음식편 (2) 주식 및 간식편

"중국"음식 이야기 #0 서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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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 이야기 #0 서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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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음식 이야기 #1 사천음식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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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들어가기에 앞서 몇 가지


1. 사천음식의 하위분류 : 사천음식 역시 세 가지 음식문화권으로 구분됩니다. 우선 지도를 보시죠.


성도成都 옆을 흐르는 타강沱江을 기준으로 사천 서부의 “상하방上河帮”, 동부의 “하하방下河帮”, 중남부의 “소하방小河帮”의 세 구역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선 상하방은 성도成都와 낙산乐山을 중심으로 하며, 과거부터 사천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비교적 전통적 식문화가 많이 남아있습니다. 그래서 맛도 가장 담백한 편입니다. 하하방은 충칭重庆과 만주万州를 중심으로 합니다. 1997년 충칭이 직할시로 사천성에서 분리되어 급격히 성장하게 되면서 새롭게 떠오른 지역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 소하방은 자공自贡,의빈宜宾, 내강内江 등을 중심으로 하며, 이 지역 음식은 염방음식盐帮菜이라고도 합니다. 


중국의 사천음식점 가운데 염부盐府, 염방盐帮 등의 이름을 달고 있는 것들이 있는데, 바로 이 명칭에서 나온 것입니다. 옛날 이 지역에서는 소금이 생산되었는데요, 아시다시피 소금은 과거 국가적 재산으로서 국가가 독점하여 관리해 왔습니다. 하지만 국가의 재정난으로 인해 상인들의 도움을 받게 되면서 그들에게 소금 판매권을 부여하게 되었고, 점차 소금의 매매가 사적으로 변해가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소금을 사적으로 매매하는 무리들을 가리켜 염방盐帮이라고 불렀고, 곧 이 지역을 대표하는 명칭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방帮이라는 말은 파벌, 패거리와 같이 다소 부정적인 의미가 있는데요(잘 아시는 태자방, 상하이방이 바로 이 방帮자를 씁니다.), 당시 소금사업이 막대한 이익이 걸린 문제다보니 국가가 판매권을 부여하지 않았는데도 몰래 불법조직을 만들어 소금을 거래하곤 했습니다. 현재 이탈리아 올리브유 유통을 독점하고 있다고 하는 마피아 조직 같은 것이었을까요? 어쨌든 이런 역사적 상황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게되 었습니다. 이 세 지역의 맛을 비교하면 상하방이 그나마 담백한 편이고 하하방, 소하방으로 갈수록 점점 매워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여기에 관해서는 훠궈를 다룰 때 다시 한 번 자세히 논하도록 하겠습니다.



2. 중국인들은 기름을 좋아할까? 


중국요리에는 기름이 정말 많이 사용됩니다. 극소수의 요리를 제외하고는 모든 요리가 일단 기름부터 들이붓고 시작합니다.


(그래서 중국요리 만드는 동영상을 보시면 하나같이 “치↗궈↘샤오→요우↗바오샹! 起锅烧油爆香” 이라고 외치면서 시작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중국요리를 맛있게 하는 신비의 주문은 아니고, 팬을 달구고起锅, 기름을 두르고烧油, 파-마늘-생강 등으로 향을 낸다爆香는 뜻입니다. 식당은 물론이고 많은 가정에서 무쇠팬, 철팬 등을 쓰기 때문에 반드시 팬을 달궈서 기름막을 입혀주는 작업을 해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많은 분들이 중국음식을 만들 때는 파기름을 사용한다고 알고 계시는데, 보통 파, 마늘, 생강을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파보다 마늘과 생강을 보다 더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우리나라의 경우 파를 채소의 의미로 사용합니다. 즉, 녹색의 “파 잎”을 많이 사용하지요. 하지만 중국은 파 잎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흰색부분만 사용합니다. 채소 개념이 아니라 향을 내는 향신채로 사용하는 겁니다.)


어쨌든, 이처럼 기름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각 가정에도 대부분 5L짜리 기름통을 사다 놓고 씁니다. 하지만 이들이 기름을 좋아해서 많이 쓰느냐, 답은 “아니오”입니다. 기름 싫어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뭔가 기름을 많이 쓰면 건강에 좋지 못하다는 관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인터넷 보면 맨날 기름 적게 사용해서 요리하는 방법 올라오고 그럽디다.


이왕 기름이야기가 나왔으니 중국음식에서 사용되는 기름 종류에 대해서 잠깐 이야기를 해볼까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요리에서는 식물유, 우리로 따지면 일반 식용유를 사용하는데, 대표적으로 옥수수유, 대두유, 해바라기씨유, 카놀라유, 땅콩기름 등이 있습니다. 특히 요리 마지막에 고급 식용유의 일종인 땅콩기름을 한번 둘러주면 풍미를 극대화시킬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는 이 기름들을 조합해서 만든 조미유를 많이 사용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돼지기름, 라드입니다. 중국어로는 저판유猪板油라고 하는데, 이 저판유와 라드는 돼지의 내장지방(특히 신장을 둘러싸고 있는 부분)으로 만드는 것이 특징입니다. 피하지방에서 추출한 돼지기름보다 훨씬 고소하고 풍미가 좋습니다. 라드는 불포화지방 비율이 높아서 일반 돼지기름보다 실온에서 더 액체 같은 성질을 띠기 때문에 이 점에 주의해서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돼지기름은 만두를 만들 때, 혹은 월병과 같은 과자류를 만들 때 넣습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중국에도 “돼지기름 간장비빔밥猪油拌饭”이라고 하는 우리나라의 간장버터밥과 거의 비슷한 포지션의 음식이 있습니다. 버터나 마가린 대신 돼지기름이 그 역할을 하는데요, 근데 이거 정말 맛있습니다. 입에 착착 달라붙어요. 돼지기름 외에 소기름도 사용합니다. 이 소기름은 제가 아는 한은 훠궈재료(빨간소스) 만들 때만 사용됩니다. 훠궈의 홍탕은 사실 탕이라기 보다는 기름에 가깝거든요, 특히 충칭 현지로 가면 국물 없고 기름만 있는 수준입니다. 이 홍탕소스를 만들 때 소기름을 사용합니다.


(소기름으로 만든 훠궈소스)


3. 사천에는 예로부터 미녀가 많기로 유명하죠. 개인적으로는 복건성과 운남성에 미녀가 많은 것 같습니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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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천음식 2편, 이번에 다룰 내용은 지난 번 글에서 다루지 못했던 주식과 간식편입니다.

 

- 주식편 -


사천성은 중국 북부-중부-남부로 나누면 중부에 속하고 북부-남부로 나누면 남부에 속합니다. 기본적으로 밥을 많이 먹는 편이지만, 독특한 면요리도 있습니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주식, 그 중에서도 특히 면요리 위주로 한번 다루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충칭소면重庆小面, 곱창면肥肠面, 딴딴면担担面, 완잡면豌杂面, 사천식 물만두红油抄手,사천량펀四川凉粉, 솬라펀酸辣粉"


우선 충칭소면重庆小面, 곱창면肥肠面, 딴딴면担担面, 완잡면豌杂面, 면 요리 네 개를 들었지만, 사실 면에 어떤 고명을 넣느냐에 따라서 명칭과 내용물이 제각각이게 됩니다. 위의 네 가지는 그나마 기본적이면서 고전적인 것을 뽑은 것이구요, 각자 토핑을 추가해서 먹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니 참고로만 알아주시면 되겠습니다.


그리고 사실 중국인들에게 충칭소면과 딴딴면이 어떻게 다르냐, 딴딴면과 완잡면이 어떻게 다르냐고 물으면 대답을 못합니다. 우리도 짜장면과 간짜장이 어떻게 다른지 사실 잘 모르듯이요. 게다가 실제 정확하게 고정된 레시피가 있다기보다는 집집마다 스타일이 달라서 차이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게 가능한지도 모르겠습니다. 현지에서도 개념을 천차만별로 사용하고 있어서 굳이 우리가 머리 아프게 따져볼 필요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네요. 따라서 대략적인 개념만 짚어보겠습니다. 일단 딴딴면担担面은 자공自贡(소하방)에서 개발되고 성도成都(상하방) 일대에서 발전한, “성도식 면요리”입니다. 나머지는 전부 ”충칭식 면요리”지요. 사실 한국과 대만, 일본에는 딴딴면이 더 많이 알려졌는데요, 중국 현지에는 충칭식이 퍼져있습니다. 충칭식과 성도식 면요리는 고명과 소스에서도 차이가 있지만 가장 눈에 띠는 특징은 “면”입니다. 충칭식은 가늘고 꼬들꼬들한 면을 쓰고, 성도식은 좀 더 굵고 쫄깃한 면을 사용합니다.


일단 한번 정리하면 성도식 면요리집에서는 딴딴면이라하고, 충칭식 면요리집에서는 충칭소면 혹은 마라소면이라고 합니다. 간단하죠?


일단 충칭식부터 살펴볼게요.



(충칭 면요리집의 메뉴)


모든 가게의 메뉴가 각양각색이지만 대략적인 개념을 이해하기 쉬운 사진을 가져와 봤습니다. 사실 저기 메뉴가 다양하게 있지만, 실은 단일메뉴나 마찬가지입니다. 전부 고명의 차이구요, 맨 밑에 마라소면麻辣小面이라고 되어 있는 것이 특별한 고명이 추가되지 않은 기본 “충칭소면”입니다. “빨간 고추기름을 베이스로 해서 맛을 낸 면요리”의 총칭인 셈입니다. 그 위에 완두면豌豆面은 볶은 완두를 추가한 것이고,그 위는 완잡면豌杂面과 잡장면杂酱面으로 완두랑 볶은 고기를 추가했다는 의미인데 둘이 무슨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완잡면은 탕이 있는 것, 잡장면은 탕이 없는 비빔면일 것 같습니다. (따라서 구체적인 요리명과 메뉴 구성은 그냥 자기 마음대로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리고 소고기 조림과 곱창을 얹어 먹는 것이 사천 면요리의 특징이라면 특징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시면 딴딴면担担面이라는 메뉴가 없죠? 딴딴면担担面이라는 이름은 충칭식 면 개념이 아니라 성도에서 사용되는 이름이라 그렇습니다. 반대로 성도 면요리집에 가면 충칭소면重庆小面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간혹 충칭소면 가게에서 딴딴면担担面과 완잡면豌杂面을 구분하여, 딴딴면은 국물이 없는 것, 완잡면은 국물이 있는 것을 내놓기도 하고, 딴딴면은 볶은 고기 고명만 올린 것, 완잡면은 완두와 고기 고명을 같이 올린 것을 내놓기도 합니다. 결론은 뭐다? 현지인들도 잘 모를 뿐더러 아주 엄밀하게 개념을 구분해서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옛날에 아는 형이랑 간짜장 두 그릇을 시켜먹은 적이 있습니다. 그 형이 배달오신 사장님한테 짜장면과 간짜장이 어떻게 다른지를 묻더라구요, 짜장과 간짜장은 전분물 여부의 차이입니다. 그런데 사장님이 요리를 안하시고 배달만 하셔서 그런지 “간짜장에는 양파가 많이 들어가고…여튼 그래서 더 맛있어”라고 하시더군요. 이야기가 옆길로 샜는데, 어쨌든 음식을 실제로 아주 엄격하게 구분해서 사용하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충칭소면 사진 몇 개 올리겠습니다. 가는 면발에 주목해서 보시고 나중에 딴딴면이랑 비교해보세요.


(기본적인 충칭소면)



(곱창면)



다음은 딴딴면担担面입니다. 우선 한 가지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한국에서는 딴딴면이라고도 하고 탄탄면이라고도 하는데, 뭐가 맞을까요? 정답은 딴딴면입니다. 아까 충칭소면이 중국 전역에 퍼져 있다고 했죠, 그런데 딴딴면은 한국, 대만, 일본에 널리 퍼져 있습니다. 제가 추측하기로는 대만에 우수한 중국의 요리사들이 많이 건너갔는데, 아무래도 사천음식의 정통이 성도지방에 있다보니 사천요리를 배울 때 성도지방의 요리를 배웠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대만에서는 딴딴면이 일반적으로 비빔면만을 가리키지요. 대만의 우육면이 탕면이라 딴딴면을 비빔면으로 고정해서 메뉴를 구성한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그리고 일본과 한국의 딴딴면도 대만에서 건너온 것이라 생각이 되네요. 그런데 한국에서 딴딴면을 탄탄면이라 부르는 것은 일본식 표기의 영향입니다. 단단면이면 일본어로 단단멘ダンダンメン이라고 하면 될 텐데, 중국 발음으로 딴딴이니 탄탄멘タンタンメン으로 표기했고, 일본에서 이를 배워온 사람들이 탄탄면으로 이름을 쓰게 된 것 같네요.




(성도식 면요리집의 메뉴판)


위 사진은 성도식 면요리집의 메뉴판입니다. 아까 충칭식의 기본면 이름이 충칭소면이나 마라소면이었다면 여기에는 기본면 메뉴가 딴딴면担担面이라고 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성도식”과 “충칭식” 면 요리는 만드는 법과 내용물에서 차이가 날 수 있지만, 딴딴면이라는 이름과 충칭소면 혹은 마라소면이라는 이름은 비슷한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빨간 고추기름을 베이스로 한 기본 면 요리”




(딴딴면)


딴딴면 사진 몇 개 갑니다. 차이가 느껴지시나요?


이 사천식 면요리에 올리는 고명 가운데 비교적 독특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은 것이 바로 이 (돼지)곱창입니다. 



(사천식 돼지곱창조림)


면에 고명으로 올려서도 먹지만 사이드 메뉴로도 먹고 밥에도 비벼먹습니다. 원래 좀 꼬릿꼬릿한 맛과 자극적인 소스는 잘 어울리게 마련이잖아요. 이것도 조합이 정말 좋습니다. 소고기 조림은 아무리 오래 삶아도 퍽퍽한 부분이 있어서 곱창만큼의 훌륭한 식감은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요정도 이해하셨으면 다음에 소개될 솬라펀도 비슷한 이치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솬라펀)

 

중국에서 면面이라고 하면 보통 밀가루를 뜻하구요, 분粉은 전분류로 만든 당면류를 가리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얘네도 무리를 지어서 노는지 밀小麦,메밀荞麦, 귀리莜麦는 면面류에 속하고, 나머지 감자면土豆粉,고구마면(당면),쌀국수米粉 등은 분粉에 속합니다.


따라서 이 솬라펀酸辣粉은 “새콤하고 매운 양념 베이스의 당면요리”를 뜻합니다. 위의 메뉴판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솬라펀이고, 어떤 고명이 추가되느냐에 따라 곱창펀肥肠粉, 소고기펀牛肉粉 등으로 이름이 달라지는 것은 면 요리와 같습니다. 훠궈 홍탕국물에 식초뿌린 맛입니다. 처음 먹으면 적응 안될 수도 있는데 정말 맛있습니다.


 

다음은 사천식 물만두红油抄手입니다. 한국은 왕만두를 제외하고 초승달 모양의 일반 만두 하나가지고 구워도 먹고 튀겨도 먹고 쪄서도 먹고 국을 만들어서 먹기도 하지요. 그런데 중국에서는 용도에 따라 만두 모양도 각양각색입니다. 그럼 또 옆길로 새서 만두 종류 간단히 한번만 훑고 가시겠습니다.



(쟈오즈)


우선 중국 북방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물만두, 쟈오즈饺子/水饺입니다. 피가 두꺼운 편이며 삶아서 먹습니다.



(궈티에)


군만두 전용으로 먹는 만두는 궈티에锅贴(냄비에 바싹 눌러서 만든 만두라는 뜻)입니다. 굽기 좋게 생겼죠? 납작만두 같은 개념입니다.



(쪙쟈오)


쪄서 먹는 만두는 한국식 만두와 거의 흡사합니다. 찐만두, 쪙쟈오蒸饺라고 합니다.



(훈툰)

 

만두국으로 먹는 만두는 한입에 먹기 편하게 조그맣게 생겼습니다. 이걸 튀겨서 먹기도 합니다. 훈툰馄饨이라고 합니다. 훈툰은 상해지역 요리로 이름이 났는데요, 사천의 훈툰이 바로 지금 소개하는 챠오쇼우抄手라는 것입니다. 모양이나 맛은 그냥 작은 만두구요. 소가 많이 들어있지 않아 한입에 먹기 편합니다. 사천에서는 맑은 탕에 넣어서 먹기도 하지만 홍탕에 넣어먹는 것이 아무래도 사천식이라고 할 수 있겠죠.

 

대략 이런 모습입니다.



(챠오쇼우)

 

이어지는 요리는 사천량펀四川凉粉입니다. 량펀凉粉은 차갑게 만든 펀, 간단히 말하면 우리나라의 “묵”과 비슷합니다. 우리에게 도토리묵이 있다면 사천에는 량펀이 있죠. 그런데 정말 재밌는 것이 도토리묵의 영원한 친구는 뭐다? 바로 찹쌀떡 아닙니까? 저도 왜 이 두개를 같이 파는지는 모르겠지만, 남철하면 남성남, 서경석하면 이윤석, 그리고 찹쌀떡하면 도토리묵, 뗄레야 뗄 수 없는 콤비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사천에도 량펀凉粉과 함께 츠바糍粑라고 하는 찹쌀떡 튀김을 팝니다. 재미있죠?

 

우선 량펀 사진부터 보시죠.



(사천량펀)


쌀로 만든 묵을 먹기 좋게 채썰어, 홍탕 소스, 식초를 넣어서 버무린 요리입니다. 맛은 있긴 한데, 비빔요리 중에 한국의 비빔면 만큼 맛있는 건 못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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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식편 –

 

중국의 식문화 가운데 아주 독특한 특징 중에 하나가 사람들이 달다구리 디저트를 별로 즐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절대적으로 그렇다는 건 아니고 다른 나라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그렇다는 건데요, 젊은 여성분들도 나이차 정도를 제외하고 케익이나 초콜렛 같은 경우를 그닥 즐기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젊은 여성분 자체를 본 적이 적은 건 논외로 합시다)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우선 식사 자체가 기름진 것이 하나의 중요한 이유가 될 것 같고, 하루에 세끼를 꼬박 챙겨 먹기 때문에 간식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으며, 전통적인 식습관과 생활습관을 유지하여 서양식 디저트에 익숙하지 않은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인류 역사에 달다구리가 빠질 수는 없는 법이겠죠? 아 물론, 간식거리에 달달한 것만 있지는 않습니다. 일단 지역 특산 위주로 몇 가지만 논해보겠습니다.


(사천량고四川凉糕, 홍탕츠바红糖糍粑, 삼대포三大炮, 예얼바叶儿粑)



(사천량고)


우선 량고는 량펀처럼 묵의 일종으로 볼 수 있습니다만, 가루의 비율을 적게하고 수분 함량을 높여 식감이 훨씬 부드러운 것이 특징입니다. 우리 김치만들 때 찹쌀풀을 만들잖아요, 그걸 차갑게 굳힌 겁니다. 위에 흑당 소스를 뿌려서 먹습니다. 맛은 찹쌀풀에 흑당 소스 뿌린 맛입니다.



(홍탕츠바)

 

다음은 홍탕츠바红糖糍粑입니다. 홍탕은 대충 흑당 소스로 이해하시면 되고, 츠바에서 츠糍는 인절미, 바粑 찹쌀떡을 말합니다. 찹쌀떡을 막대기 모양으로 만들어가지고, 튀긴 다음 인절미 가루를 뭍혀서 흑당 소스를 뿌립니다. 떡을 튀겨서 고소함과 달달함을 더했다… 이건 듣기만 해도 맛있겠죠? 정말 맛있습니다. 얘네들도 맛있는 걸 아는지, 츠바는 비교적 전국적으로 널리 퍼져있습니다. 특히 사천식 훠궈 가게가면 반드시 있는 사이드 메뉴입니다.



(삼대포)

 

삼대포三大炮는 저도 이번에 이것저것 찾아보면서 알게 된 건데요, 한국 인절미랑 거의 비슷한데, 만드는 과정에서 독특한 퍼포먼스가 있어서 이런 이름이 붙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느낌이 즐겨먹는 전통음식이라기 보다 관광지 상품 같은… 어디선가 스며드는 꿀타래의 기운이…



 

바닥에 놋그릇을 펴 놓고 거기다가 아주 탄력 있게 제작한 떡을 던져서 내리치면 꽝하는 대포소리가 난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예얼바叶儿粑를 살펴보기 전에 우선 이 사진부터 보시죠.



(탕위엔)

 

탕위엔汤圆이라고 하는 경단입니다. 중국에서 새해나 정월대보름에 먹는 음식인데요, 북방에서는 달달한 참깨소를 넣어서 먹지만 남방에서는 만두처럼 온갖 소를 다 넣어서 먹습니다. 이 탕위엔과 비슷한 음식이 바로 사천의 예얼바叶儿粑입니다. 



(예얼바)


탕위엔이 동글동글한 모양인데 반해 예얼바는 타원형이고, 삶지 않고 쪄서 먹는 것이 특징입니다. 찹쌀의 식감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왠지 씹다만 느낌이 들어서 별로였네요. 한국 사람들은 확실히 쫄깃쫄깃한 식감을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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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번외편으로 훠궈까지 다루려고 했는데, 분량의 압박이 너무 심해져서 또 나누어야 될 것 같습니다. 다음에는 훠궈 특집으로 돌아오겠습니다.


댓글과 추천 감사합니다!


댓글
  • Pdogg 2020/04/23 14:29

    이런 글이 념글을 가야하는건데

    (NC16qF)

  • 알렉기네스 2020/04/23 14:31

    책 쓰셔도 되시겠어요

    (NC16qF)

  • 언제나햇살 2020/04/23 14:33

    정성어린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NC16qF)

  • 시퍼런봄 2020/04/23 14:35

    엄청나네요 ㄷㄷ

    (NC16qF)

  • 성인카호 2020/04/23 14:36

    감사합니다! 다들 추천 한번씩만 부탁드립니다~

    (NC16qF)

  • 신왕조원년 2020/04/23 14:47

    사진이 좀 빠진 것 같습니다. 글은 아주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근데 남철 남성남에서 연식의 향기가 훅....

    (NC16qF)

  • 신왕조원년 2020/04/23 14:47

    아, 이제 사진 다 올라오네요

    (NC16qF)

  • 백작크리스 2020/04/23 14:49

    이정도면 불펜백종원으로

    (NC16qF)

  • 주코프 2020/04/23 15:46

    아 면들이 너무 맛나보이네요. 곱창 안먹은지 오래되는데 곱창면은 너무 맛나 보입니다.

    (NC16qF)

  • 애틀+LG 2020/04/23 17:20

    기다렸습니다ㅠㅠ 선추천 후감상 갑니다 ㅋㅋ

    (NC16qF)

  • 리버스빌런 2020/04/23 18:01

    와 퀄 무엇입니까?

    (NC16qF)

  • 리버스빌런 2020/04/23 18:02

    오늘 저녁은 곱창 먹어야 겠네요

    (NC16qF)

  • [soap]톡스 2020/04/23 21:58

    와 정성글 추천

    (NC16qF)

  • 海龍 2020/04/23 22:19

    입맛 없을 때 가끔 홍유만두나 산니백육 해먹는데, 오랜만에 먹고싶네요. ㅎ

    (NC16qF)

  • 브루스 2020/04/23 23:28

    ㅋㅋㅋ 글 재밌게 잘 쓰시네요 삼천포로 빠지는 부분이 제일 매력적입니다 계속 힘내서 글 써달라고 추천박고 갑니다~

    (NC16qF)

  • 잠돌돌이 2020/04/23 23:55

    정성글 감사합니다. 정말 흥미롭고 유익한 글이네요.

    (NC16qF)

  • 파랑보라 2020/04/24 00:30

    잘 보고 있습니다... 추천도 곁들였습니다...

    (NC16qF)

  • 금방석 2020/04/24 00:59

    충칭소면, 딴딴면과
    쟈오쯔, 궈티에,쪙짜오,훈툰은 중국 싸구려 로컬식당에서 일반 식당에서 거부감없이 즐길만한 음식입니다.
    딴딴면은 지역마다 다르지만 일반 한국에서 먹는 국수 절반 안되는 량으로 주문하시고 그렇지 않으면 굉장히 큰 그릇에 담겨나옵니다.
    물만두탕 같은 훈툰은 대만에서 먹었는데 향신료 싫어하시는분들도 입에 착감깁니다.
    한국의 중국인 밀집거리 서울대림구로가산 경기지역에서도 충칭소면과 쟈오즈는 한국식으로 적당히 계량도었지만 쉽게 접할수 있습니다.

    (NC16qF)

  • 철령관 2020/04/24 01:10

    예전에 찹쌀떡~ 메밀묵~ 하던게 중국에서 넘어온 문화인가 보군요.
    비단장수 왕서방으로 대표되는 청국에서 물건 띠어오는 장사치들이 가져온거 같습니다.
    화교들이 가져왔을수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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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냐안그냐 2020/04/24 01:33

    야심한 밤에 너무 배고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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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효 2020/04/24 01:39

    좋은글 정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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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운후랑크 2020/04/24 02:11

    오우 야밤에 ㅠ ㅊ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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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데쿠 2020/04/24 02:20

    감사합니다, 역시나 재밌게 읽었네요. 남철-남성남 예로 드시는 걸 보니 성인카호님도 연식이 꽤나 ㅎㅎㅎ 다음편 또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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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풍데쿠 2020/04/24 05:30

    아참, 사진 속 음식 가격이 최근인가요? 사천 지역 물가가 꽤나 싼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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