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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디드, 그 살떨리는 긴장감의 연속

아주 오랜만에 사진을 찍었습니다ㅎ
도로를 새로 까는 작업을 촬영했는데 이건 정말이지
캔디드 중에서도 난이도가 상급이더러구요..
왜 그러하냐면,
여러가지 중장비를 쓰는 커다란 기계가 두 세개 있고
인부들이 열명 정도가 긴밀하게 협업을 하며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그러한 피사체들이 계속 유기적으로 움직이고 있고
거기에 처음에 양해를 구하긴 했지만
그 양해 구한걸 몰랐던 인부 중 한 분께서 저한테
화를 내셨기에 눈치보면서 공사하는데 방해안되게
촬영해야하다보니
머릿속에 신경 쓸게 정말 너무너무 많더군요ㅋㅋ
그래도 인상이 괜찮은 편이라
(좀더 자세히 말하면 이런 상황에서 착해보이는 표정을 지어서
내편으로 만들 줄 압니다ㅋㅋㅋ)
몇몇 인부들께서 관심가지며
인부님 왈
"거 카메라가 뭐시여? 아 필름?? 옛날꺼네~~ㅋㅋ"
"나는 거 같은 캐논꺼 5d 있수~
같은 16-35렌즈인디 내껀 IS 투 !!여~ 투우!!"(무척 강조하심)

"아 저기.. 캐논 렌즈 16-35에 아직 is2는 안나왔고
아마 f2.8 말씀하시는 거 같아요ㅎㅎ"
인부님
"아.. 아 그런가벼~ 허허허
나도 사진 좋아해유 ㅎㅎ"
이런 간단한 얘기도 나눴네요
다른 것보다 인부들의 프레임 내의 배치가 상당히 중요한데
그게 계속 움직이고 또 맘에 드는 배치가 되어서
아드레날린이 미친듯이 분비되며 이건 정말 찍어야돼!!!
라고 마음속으로 외치는 순간
중장비 기계가 지나가야해서 할 수 없이 못찍고..
그렇게 놓치면 세상 다 잃은 기분이 들고..
노출에 초점에 배치에 눈치에 ...너무 정신없었네요
하지만 그 촬영시간 동안은 진짜 세상이 멸망해도 모를 정도로 집중해서 찍기에
그 순간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
비록 사정상 40분 정도밖에 못찍었지만
2년만의 촬영이라 그런지 너무 행복하네요
일반적으로라면 해당 사진을 올리는게 좋긴 하겠지만
어느순간부터 웬만하면 사진을 올리지 않는 편이라
일단은 글로만 남깁니다 ㅎ
무튼.. 요지는 사진 찍는게 너무 행복하다는 것입니다 ㅎㅎ
+ 추가
예전에 직업별로 작업하는 모습을 촬영하는 프로젝트를 생각만하고 제대로 실행하지 못했는데
이번 년도엔 가능할 수도 있을 것 같아서 설레네요 ㅎㅎ
다들 하나쯤 생각해두고 계신 프로젝트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댓글
  • G.Mahler 2017/03/15 10:51

    ㄷㄷㄷ 대단하십니다. 전 캐디드 샷 포기했어요ㅠㅠ 주구장창 가족만 찍어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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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링댕동 2017/03/15 11:43

    핀트가 살짝 벗어나는 말이긴 하지만 가족이 가장 소중하잖아요~
    저라면..
    늘 살부대끼는 가족이기에
    당연하게 바라봤던 가족 구성원 한명 한명의 모습을
    최대한 매컷마다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고 찍고 싶을 것 같아요
    같은 피사체여도
    어떤 주제를 갖고 찍냐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뽑아낼 수 잇는게 사진이라 생각해서..
    예를들면, 늘 봐오던 아내의 모습은 A라는 모습이 대부분이지만
    분명 C라는 모습도 갖고 있을테니
    그런 C의 모습이 가장 두드러지는 모습을 유심히 관찰하다가 포착해서 찍는거죠
    굳이 이런 얘기까지 할 필욘 없겠지만..
    전 결혼 준비하다가 취소한 이후 결혼 생각을 접어서
    아마도 G님과 같은 사진은 평생 못찍을 거에요 ㅎㅎ
    앞으로 보석같은 가족분들 더 많이 많이 찍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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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립 2017/03/15 11:32

    양해를 구해도 캔디드인가요?? ㅎㅎ
    저런 상황이 저도 많은데, 그러니까 무리 중 일부에 촬영 허가를 받은경우(실제로는 통보인 경우도 많지만) 양해를 구한 줄 모르시는 분들 같으면 그냥 인사를 합니다.
    지방의 골목이나 특정 작업 하시는 분들의 경우 말로 양해를 일일이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도 인사... 인사.. ㅎㅎ
    프로젝트가 번번히 의직부족으로 못하고 있어요.
    전 예전에 파이프오르간을 혼자 제작하신 분, 화가 한 분을 좀 꾸준히 찍어보려고 했는데...
    생각할 땐 신났는데 실제로 몇 번 가보니 좀 지루하고 재미도 없고 그렇더라구요.
    아무쪼록 감성 충만,의지 충만 하실 때 화이팅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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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링댕동 2017/03/15 11:47

    양해 구한게 열명 중 두명정도에게 드린거라
    나머지 여덞명은 작정하고 사진사가 촬영한다는 건 인지 못할테니 캔디드가 맞겠죠?ㅎㅎ
    이러이런 포즈 취해주세요라고 하지 않는 이상 실제 일하는 모습 그대로를 찍은것이니 말이죠
    오르간 제작자와 화가라니..
    뭔가 대상자체가 너무 매력적인데요?!
    음.. 뭔가 뭔가가 저에게 영감을 가져다 줄것만 같은 단어입니다
    오르간과 화가..
    사진과 그림이라는 면에서 겹치는 면이 있어서 그런지
    뭔가 발상이 떠오를 것만 같아요
    역시 이게 다 프립님의 따듯한 댓글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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