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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자가 저때문에 변해간다는게


진짜 기분 좋은일인거 같아요

남편이랑 처음 연애할때는 이 사람이 날 좋아하는건가 싶을 정도였거든요
무뚝뚝한건 아닌데 사람이 좀 무심하고, 연애도 별로 안해봐서 잘 모르는 것도 많고..
처음엔 많이 서운하기도 하고 이런 성격때문에 결혼전엔 결혼해도 괜찮을까 고민도 많이 했었는데 
한 10년쯤 지나니까 이 사람은 원래 이렇구나 받아들여지더라구요

지난번에 같이 드라마를 보다가 협찬으로 나오는 초콜릿이 있길래
저거 먹어보고 싶다! 했었거든요
저희 사는 곳은 지방이라 파는데도 없고
그냥 해본 소리였는데

서울출장 갔다오면서 큰거로 한박스 사서 내밀더라구요
파는데 없어서 찾기 힘들었다면서

어린애처럼 초콜릿 한박스 받고 펑펑 울었어요
그렇게 지나가듯이 나온 초콜릿 이름 같은거 기억하는 사람도 아니었고
인터넷으로 매장 검색해서 찾아갈 사람은 더더욱 아니었는데

머리가 띵 했어요
줄서는거 싫어서 아무리 유명한 맛집도 안 가던 사람이 '올때 그거 사와~' 한마디에 혼자 줄서서 인당 3개씩 밖에 안 파는 빵을 사온거나
설거지 빨래 이런거 시키지 않으면 죽어도 알아서 안 하던 사람이  
자기전에 조용히 부엌으로 가서 불켜고 설거지 해놓고 쌀 씻어놓고 잠들었던 모습이라던지
처음 연애했을때 남편이라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해왔던게 주마등처럼 머릿속을 지나갔어요

오빠는 왜이렇게 무심해
오빠는 왜 내가 말안하면 집안일을 안하려고해
항상 이런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 남편이 잘 못하는 부분만 보고 있었나봐요
그러면서 그냥 이 사람은 원래 그런 사람이니까 서운해도 상처받지 말자고만 생각했는데
내가 그런 생각을 하는 10년동안 이 사람은 느리지만 조금씩 내가 더 좋아하는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었구나 싶었어요

반려자로, 평생 같이 하겠다고 마음먹고 시작했으니까
이제 조급하게 보채거나 일찍 체념하지 않으려고요
저도 남편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면, 남편도 지금처럼 저에게 그렇게 해주겠죠

결혼하기 전에 결혼하면 다 끝이야 결혼 늦게 해 이런 말 진짜 많이 들었거든요,
전 안 그럴라구요! 결혼 하세요! 결혼하면 이렇게 좋은데!! 이렇게 좋은걸 왜 하지 말라는지 모르겠어요??? 
댓글
  • 생각하는남자 2017/03/14 19:11

    결혼할사람이 있냐고 물어보는게 순서아닌가요......ㅂ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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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83369 2017/03/14 19:12

    예... (콧물을 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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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오황 2017/03/14 19:17

    와이프덕에 북어국 좋아하게된 1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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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들어먹는돼지 2017/03/14 19:21

    오..신랑분 멋져요..또 신랑분의 사소한변화도 작성자님께서알아봐주시니 정말 보기좋은한쌍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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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똘똘한똘순이 2017/03/14 19:37

    저희 신랑이랑 비슷하네요ㅎㅎㅎ
    무뚝뚝해보이지만 그 속은 깊고 깊으며
    결국 마누라밖에 모르는 상남자라고 생각하시고
    평생 깨볶으며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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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라쵸코 2017/03/14 19:45

    제 남친도 그랬어요. 날 좋아하긴 하는 건가 싶을 때가 많았고 서운할 때가 많아서 적당히 포기하고 지냈는데 점점 변하더니 지금은 몰라보게 로맨티스트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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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趙溫馬亂色氣 2017/03/14 19:54

    내가 추천은 하는데...
    부럽고 밉고 그럽니다. 흥! 평생 그렇게 잘 살라지 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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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루저멜론 2017/03/14 20:37

    서로 상대방 하기 나름일것 같은데 어떻게 해주셨나요? 어떻게 해서 바뀌신걸까요 ㅠ 비슷한 이유로 고민중인데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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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가좋을까흠 2017/03/14 20:51

    울신랑도요!!!!
    이번에 스타벅스 슈크림라떼가 너무 먹고싶었는데 품절이더라구요.
    다섯번 들려서 사왔어요.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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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몬상어 2017/03/14 20:53

    오늘의 찬물 끼얹기:
    사람 쉽게 안 변합니다. ^^
    되도록 본인과 비슷한 성격의 소유자를 만나
    결혼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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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초롱이 2017/03/14 21:10

    와....이글 보니 우리 신랑도 그렇구나..왜 나쁜점만 보고 화내고 속상해했나 그런생각이들어요 오늘도 혼자 속상해하고있었는데 저도 이제 좋은점을 보려고 노력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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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비다 2017/03/14 21:58

    이런 염장글 보려고 오유했나
    자괴감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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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부로 2017/03/14 21:59

    적국의 민간인 중에  얄미운 민간인 이네요
    적국의 군무원정도 죽창은 심하고  죽봉으로 공격 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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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이지아재 2017/03/14 22:07

    작은것에 감동할줄 아는 당신이 멋진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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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깨를품은닭 2017/03/14 22:13

    아 좋네요
    마음이 따뜻해짐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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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푱차 2017/03/14 22:35

    무심한 척 챙겨주는 남편님도,
    그런 남편에게 감사하는 아내 분의 마음도 넘 이쁘다는!!^^
    글 읽으면서 곧 신랑이 될 남친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했네요^^(고마워, 신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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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임마카롱 2017/03/14 23:00

    사랑하는 사람의 기분좋은변화...좋아요!
    저도 예전엔 우리 신랑이 나한테 못해주는걸 못마땅해했는데 어느날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나에게 맞춰주려고 노력하는게 더 많았다는걸요.
    그 후론 사소한 일에도 고맙다는 말을 해주기 시작했어요.
    "물 가져다줘서 고마워요."
    "거실을 어질러주지 않아서 고마워요."
    "화장실 물 꼬박꼬박 내려줘서 고마워요." 등등...
    사실 고맙다는 말이 별거 아닌거같은데 사람을 엄청나게 변하게 해주는것 같아요.
    거실에서 TV보면서 마구 어지르다가도, 잔소리 안해도 정리해주고요.
    화장실에서 소변이 튀어도 샤워기로 휘휘 물을 뿌려 청소도 해주거든요.
    사소한 일도 상대방을 신경써서 배려해주기도, 서로 기분도 좋아지죠.
    요즘은 신랑이 퇴근하고 저녁 먹고나서 꼭 이야기 합니다.
    "맛있는 밥 해줘서 고마워요!"
    그럴때마다 내일은 어떤 맛난걸로 저녁을 함께 먹을까 고민하는 나를 발견해요.
    서로에게 감사하다는 말로, 신혼때보다 더 달짝지근한 결혼 8년차를 보내고 있습니다.
    (사실 신혼땐 싸우느라 정신 없었습니다. ㅎㅎ)
    결론은....칭찬과 감사는 고래만한 마눌도 춤추게 한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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