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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롭도록 강제되는 초등학교

우선 글을 어느 게시판에 써야 하나 고민했습니다.
 
고민게, 자유게, 육아게.....
 
아무래도 이곳은 미취학 영유아들 육아와 관련된 게시물이 많긴 하지만 아이들이 자라면
초등 입학은 할테니까 싶어서 이곳에 올립니다.
 
아이 둘을 초등학교 보내놓고 몇년간 느낀 것이지만 지식의 전달과 습득이라는 면에서 공교육
영역은 이제 정말 현실하고 괴리가 너무 크구나라는 걸 잊을만하면 한번씩 깨닫곤 합니다.
 
4살이면 한글 학습지 선생님 부르고 프*벨 은물, 가베 뭐 이런거 시키면서 2~3살때부터
튼*영어 베이비리그, 잉글리시 에* 뭐 이런 것들에 노출시키고, 6~7살이면 피아노나 수영,
발레 문화센터나 학원 보내는게 보편화된 동네도 있고, 초등 입학 직전까지 간신히 한글
자모음 떼고 보내는게 일반화된 동네도 있는데 그 모든 아이들을 아울러야 하는 교과서이기에
누구에게도 쉽고 편하게 가르치려다 보니 이미 알고간 아이들이 대다수인 지역에선 사교육과
공교육의 영역간 격차가 클 수 밖에 없겠죠.
 
그래서 초등 공교육은 사회성 배우러 가는거다라는 말도 있는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공교육 영역이 지킬 수 있는 가장 근본적인 보루인 바로 이 "사회성"의
영역조차 허물어지다 못해 스스로 일으켜세우려는 의지조차 안보일 지경이란 것입니다.
 
저희 애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장 선생님이 재작년에 새로 부임하신 후에 정말 더 절감하고 있는
부분인데, [평화롭도록 강제되는 초등학교], 딱 그 느낌입니다.
 
초등 1학년때부터 쉬는 시간에 화장실 가는것 외에는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거나 노는 활동이
금지되고 있어요. 즉 1교시 전 쉬는 시간엔 독서 및 독서 한줄 메모 쓰기, 1교시 후 쉬는 시간엔
화장실 다녀온 후 급식 우유 먹고, 팩 접어 재활용 통에 넣기, 2교시 쉬는 시간엔 화장실 후
어린이 건강 체조 tv화면 보고 따라하기, 3교시 쉬는 시간엔 화장실 후 아이스크림 (공교육 보조
교재로 거의 모든 초등학교에서 이를 도입해서 쓰고 있습니다) 동영상 보기, 4교시 쉬는 시간엔
모두 교실밖으로 나가 한줄로 선후 급식실로 이동 및 급식 먹고 모두 줄서서 교실로 돌아오기,
5교시 쉬는 시간엔 미니 빗자루 들고 자기 책상 위와 아래 쓸고 자율 하교
 
이 패턴입니다.
 
그런데 화장실 간 후 어쩌고~~ 이 부분이 갈 사람은 가고 안 갈 사람은 안가는 것이라서 대부분은
쉬는 시간 시작되자 마자 해당 프로그램을 시작해 버립니다. 그래서 화장실 뛰어갔다 온후
어린이 체조를 중간부터 엉거주춤 따라하거나, 동영상을 중간부터 보는 것일뿐 친구들이랑 쉬는
시간에 수다떨거나 놀 시간 자체를 주질 않아요.
 
체육 시간은 야외 활동이 1년 중 거의 손가락으로 꼽을 수 있을 정도밖에 없습니다.
안전 교육, 보건 교육 등 실내 활동으로 대체 되고, 그나마 있는 체육 활동은 개인 줄넘기
같은 것으로 단체 활동이 없어요. 아이들끼리 팀을 이뤄 우리편 이겨라 응원도 하고
그러다 이기기도 하고, 지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하고 하는 것도 다
일련의 사회성 습득 과정인데, 아이들끼리 단체 활동하다 조금이라도 트러블이 생길라치면
골치 아파지니까 아예 그런 싹을 다 잘라 버리고 있어요.
 
장기자랑이 1년에 한번 있었는데 맘에 맞는 애들끼리 모여서 연극 준비도 하고 노래 준비하고
그러는 것이 과해져 옷을 맞춰 입고, 특정 요일마다 강사 초빙하거나 그런 학원에 가서 특별
연습하고 오는 팀이 생기자 그 다음해에 장기자랑 폐쇄, 운동회 하는데 5월 1일 근로자의 날에
해서 엄마 아빠들 참여율을 높이자~했더니 쉬는날 부모들까지 동원해서 나가게 한다고 항의
들어오자 전체 운동회 중단, 각 학년별로 하루씩 돌아가면서 했어요. 그러다 주변 아파트
단지에서 무슨 운동회를 일주일 내내 하느냐 민원 들어오자 그냥 하루에 1~2시간씩만 애들
나와서 100미터 달리기, 박 터뜨리기 등등 몇몇 활동만 하고 끝.
 
개인 줄넘기하다가 고학년은 단체 줄넘기 하는데 단체 줄넘기하면 운동 잘 못하는 애들은
주눅 들고 다른 애들한테 너땜에 졌다는 비난 받아 주눅들고 왕따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
해서 단체 줄넘기 중단.
 
아이들끼리 여자팀 남자팀 나눠서 이어달리기 하는데 지거나 하면 지는 큰 빌미 제공한 애가
욕먹는다고 중단
 
원안에 아이들이 있고 팀으로 나눠서 당겨서 끌어내서 많이 끌려나온 팀이 지는 게임을 하면
끌려 나오는 과정에서 팔 다리 까진다고, 그런 경우 학교에 청구하는 무슨 보험...인가가 있다고
하더라구요. 작년에 학부모중 하나가 아이가 피부가 손상되었다며 학교 측에 보험 청구한 이후로
끌고 당기는 활동 모두 다 중단.
 
미세 먼지 날리는데 왜 소풍 가냐해서 소풍 중단 및 실내 견학으로 대체
(이건 뭐 그럴 수 있다고 쳐요)
소풍 갈때 애들마다 도시락이 다르면 서로 위화감 느낄 수 있으니 모든 아이들을
도시락 통일 시키는데 학부모가 돈걷으면 안되니때문에 알아서들 하시라고 해서
반톡으로 돌려서 학교 정문 근처에서 만나서 일일이 애들마다 도시락 수령해서
가방에 넣은 후 보내기
 
이런 식이다 보니 학교는 일견 매우 평화로워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죠.
아이들은 어울릴 수 조차 없기 때문에, 새학기가 시작되어도 같은 모둠 배정 받는 앞자리 또는
뒷자리 외의 다른 애들이랑은 아예 말 한마디도 못한 경우가 허다해요.
 
복도에서 뛰면 절대 안된다고 안전교육하기 때문에 뛰지도 못하고
큰 소리로 이야기 하면 안된다고 해서 떠들지도 못하고
학교 끝나고 운동장에서 놀면 안된다, 바로 집이나 학원으로 하교하라고해서
남아서 노는것도 못해요. 모래 놀이하면 병균 감염된다고 학교 모래 놀이터는
비닐로 덮었어요.
 
결국 아이들은 사회성마저도 태권도 학원에서 배워야 하는 현실인거 같아요.
 
저 사는 동네만 그런지는 몰라도 그래서 그런지 남아들은 입학하면 다 축구클럽에
반 통째로 등록해서 주 1회씩 수업 받으며 뛰놀고, 여아들은 근처 태권도 학원 저녁반 쯤에
반 통째로 등록해서 생활 체육을 해요.
 
도대체.....공교육은 왜 이렇게 되었나.....끝도 없이 입맛이 씁니다.
 
  
 
댓글
  • 빨래건조대 2017/03/13 14:08

    아니 이게 뭔가요.. 이게 정말 우리나라 초등학교 현실인가요?? 저희 아이는 유치원 보내는중인데 이거 너무 충격이네요. 아이들을 마네킹으로 만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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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달곰 2017/03/13 14:14

    상상도 못할 정도네요...;;
    차라리 홈스쿨링이 낫겠어요.  초등학생때 사회생활 배우며 아이들간에 예절도 배우고 사회성도 기르는 중요한 시기인데... 이럴거면 굳이 학교에 가지 않아도 될정도로 느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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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이메이린 2017/03/13 14:35

    모두가 평화롭고 즐거운 뽀로로 세상이나 폴리 세상일수만은 없는데 일상에서는 사소한 다툼, 갈등을
    아이들 스스로 경험하여 조정하고 타협하고, 잘 안될 경우에는 선생님이 중간에 도와주기도 하고 하는
    일련의 과정을 싹 다 없애 버리고 나니 아이들이 남과 대화하는 법, 갈등을 긍정적으로 풀어나가는 법을
    체득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아이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엄마가 대신 나서는 경우도 많아지기도 하니 선생님들 입장에선 가뜩이나
    교권이 땅에 떨어진 마당에 학부모랑 트러블 없이 지내는게 제일 편해서 더 그렇게 하는 것일 수도 있다
    싶어 일견 이해는 갑니다.
    하지만 이렇게 되니 갈등 상황에 맞닥뜨렸을때 기질이 순한 아이는 지레 수그리고
    들어가다 피해자가 되고, 기질이 센 아이는 거침없이 행동함을 지나쳐 가해자가 되는 것이 아닐까...
    신체적이던 정신적이던 언어적이던 학교 폭력 상황이 교실에서 벌어졌을때 절대 다수의 아이들이
    침묵, 또는 방관으로 결국 가해자의 편이되어 버리는 것 역시 귀찮은 상황에 말려들기 싫다,
    별로 친하지도 않은 애 편들어주다가 같이 괴롭힘 당하기 싫다라는 이기주의로 이어지는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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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뭐가좋을까흠 2017/03/13 14:39

    제가 지금 뭘 본거죠?
    정말 차라리 대안학교나 홈스쿨링이 낫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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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빽믿고센척함 2017/03/13 14:44

    헐....진짜 저래요? 미쳤네 좀비집합소도 아니고. 초등학교가 로봇공장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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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스맛껌 2017/03/13 14:52

    그 학교 교장선생님이 항의나 비난에 너무 예민하신듯 하네요. (아니면 중재하기 귀찮거나요.)
    학부모위원이나 학부모 운영회 통해 이야기를 좀 해보시는게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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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트소스 2017/03/13 20:11

    저건 교장이 문제생기면 자기가 귀찮아지니까 안하는것같은데요.. 교육청에 민원 넣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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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ellow99 2017/03/13 20:15

    공교육이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 선행학습같은 경우려나 가볍게 생각했는데 이건 좀 심하네요. 진짜 놀랐습니다. 학교의 기능이 거의 작동하지 않는 것 같네요. 요새 초등학교가 이렇게 돌아가는 줄은 몰랐어요. 직접 경험하시는 입장에서 당황스러우시겠네요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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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검은고냥이 2017/03/13 20:17

    ....셀프통제사회로 만들어가네요..교육부+학교+학부모의 모지람에 아이들만 멍들어가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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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부하기 2017/03/13 20:22

    초등교사인데요
    너무 어처구니 없는 학보모들이 계셔서
    민원 피하려고 굉장히 방어적으로 일하게 돼요.
    얼마전에도 제 핸드폰을 어떤 애가 실수로 부셨는데
    혹여나 학부모님이 화내실까봐
    연락도 못드리고 그냥 제가 알아서 했어요
    모든걸 교사탓하는 학교 속에서
    관리자들도 나몰라라고..
    학생상담도 못해요
    방과후에 애랑 상담했다고
    학교 처들어와서 고래고래 소리지르는 학부모한테
    교사가 취할 수 있는 조치가 없어요
    구십프로는 교양있고 이해심 넘치는 부모님들인데
    진상 한 명한테 딱걸리면 의욕이 다 사라지구..ㅠ.ㅠ
    저는 이번년 목표가 민원 최소화에요ㅎㅎ
    모든일 하기전에 민원 껀덕지가 있는가?
    이거부터 생각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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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태연 2017/03/13 20:27

    솔직히 교장 선생님 방침이 좀 심하긴 하지만 원인 제공한 학부모들 잘못도 있는 것 같네요. 애들끼리 장난 치다 살짝 다치기만 해도 선생부터 잡는 학부모들도 많구요. 미세먼지 걱정해서 소풍도 안 보내는데 운동장에서 체육활동은 어찌 할까요. 학교에서 부모들이 아이들을 온실 속 화초처럼 키우는 걸 지나치게 존중하는 게 문제죠. 학부모위원회가 우리 애들 다쳐도 좋으니 체육 활동 하게 해달라고 하나로 목소리 높이면 당연히 체육활동 시켜주겠죠. 애들이 운동하다 다치는 것에 대해 학부모들이 컴플레인 걸지 않는다면요. 그런데 부모들이 그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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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주만참자 2017/03/13 20:47

    예민한 부모님...항의에 민감한 교장 교감들...학교 현장이 점점 힘들어지는 것 맞습니다. 그래도 아직 애들 입장에서 생각하시고 열정 가지고 계신 초등 샘들도 많아요.
    일반화 하셔서 걱정하진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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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teve35 2017/03/13 20:54

    저도 글쓴분 의견에 공감합니다. 학교는 아이들은 가만히 앉혀두는 곳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근 10년을 근무하다보니 아무도 나를 보호해주지 않는다는 것만 알게 되었습니다. 쉬는 시간 교사가 화장실에라도 다녀온 사이 학생 둘이 장난치고 뛰다가 다쳐도 모든 것은 제 탓입니다. 사전에 제대로 지도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지도를 했다고 하더라도 문서 형태로 남겨놓지 않으면..분명히 문제가 됩니다. 그런데 그 지도를 한다고 해도..장난치는 걸 막을 수 있을까요? 두 학생과 그 학부모 사이에 분쟁이 생기면 가운데서 시달리는 건 언제나 교사 몫입니다.
    팀을 짜서 함께 실험을 하거나 미술 작품을 만들게 해도 민원이 들어옵니다. 왜 우리 애가 다른 애 때문에 활동을 늦게 끝내야 하냐고 말이죠.
    학교와 교사를 이해하시는 학부모들도 분명히 계시지만 자기 아이가 약간이라도 손해를 볼까 심하다 싶을 정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분들이 훨씬 많았네요.
    교사라고 숨 죽어 조용한 분위기의 교실을 바라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가장 안전한 방법을 선택할 수 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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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agrimas 2017/03/13 21:07

    어른들의 편의를 위한 학교네.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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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스비 2017/03/13 21:11

    평화롭도록 강제되고 있다는 말이 참 적절한 것 같아요.
    학교에서 근무하다보면 제일 많이 듣는 말이 '안전'과 '민원'입니다.
    '안전'... 당연히 중요한데, 아이들이 신나게 놀다가 넘어져서 다치는 정도의 일도 학교의 관리 소홀, 교사의 지도 소홀, 자질 문제로 민원이 들어오니 더더욱 통제적인 시스템이 되어 가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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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블리즈 2017/03/13 21:16

    진상 학부모 만나다 보면 저렇게 됩니다. 애들만 불쌍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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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성훈 2017/03/13 21:43

    저는 작성자님 말도 이해되지만 무사안일을 추구하는 교사들도 이해가 가요.
    저번에 키즈카페 갔더니 부모들이 전부 자기 폰만 보고 있고 애들은 그냥 여기저기 다니면서 아무거나 만지고 눌러보고 뛰어다니고 있고 몇 없는 안전요원 알바들이 애들 세네명씩 끼고 진땀 빼고 있더군요.
    그러다 애 하나가 볼풀공을 다른애한테 일부러 던져서 머리를 맞췄나봐요. 고무공 맞은 애가 엄마한테 달려가서 울먹거리니까 엄마가 "안전요원 알바"한테 달려와서 항의하더라고요.
    바닥이 안 다치는 볼풀인들, 공이 아무리 고무공인들, 던진애가 누구인들, 던진애 엄마가 누구인들, 하다못해 엄마 두 사람 중 하나가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친구야 그러면 안된다'고 타이르기라도 했으면 모르겠는데... 그게 다 알바 책임이 되는 거에요. 다른 여러명을 다 케어하느라 잠깐 한눈 팔았다는 죄목으로요. 솔직히 그순간 가장 한눈 판건 부모 아닌가?
    남에게 맡기고 쉬고 싶어서 키즈카페 온 건 알겠는데 그 순간에도 아이의 보호자는 부모고 아이들끼리 문제가 생기면 책임져야할 사람도 부모입니다. 그걸 생각하지 않는 부모가 많아진 것 같아요.
    학교가 잘못이기 이전에 아이들끼리 싸우면 1.아이들끼리 해결하도록 조언과 지도를 하거나 2.부모선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부모끼리 만나 서로 양해를 구하는게 할머니 세대들의 방침이었죠.
    제 경우 국민학교 운동장에서 놀다가 눈옆이 심하게 찢어져서 9바늘 꼬맸는데 저희 어머니가 생면부지의 그 형 어머니에게 1차 수술비만 받으셨습니다. 같이 논 것도 아니고 아는 형도 아니고 운동장 놀다가 부딛혀서 넘어지면서 시소에 찢어진건데도요.
    지금 같으면 다친 쪽은 '사과받고 모든 수술비와 입원비를 청구하겠다'하고 반대쪽에선 '애들 많았는데 우리애가 그랬다는 보장이 어디있냐 막 뛰어다닌 네아들도 잘못이 있다'하다 싸움나지 않을까요? 그러다가 나중에는 교사나 학교에 화살이 돌아가서 '시소는 왜 위험하게 거기 뒀냐'하고 운동장에서 시소가 없어지겠죠.
    제 생각엔 그래요. 1.지난 수년간 교사에게 큰소리 쳐서 사과받고 모든걸 교사 책임으로 떠넘기는게 일반화된 건 아닌지 2.교사가 부모끼리 해결하랬다고 괴씸하다며 교육청 민원 넣는걸로 해결하진 않았는지. 이러니 피하는게 상책이 될 수밖에..
    전 솔직히 초등학교 교사나 교감 교장 같은 사람들이 무사안일 추구하는게 이해갑니다.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죠. 교사도 부모도 아이도 모두 안쓰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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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큼자몽 2017/03/13 22:23

    교사로서 여러 학교를 다니다 보면 그 지역마다 아이들과 학부모 분위기가 있어요. 열정 있고 의욕 넘치는 교사 입장에서는 교육열이 차라리 높지 않은 지역이 좋아요. 내가 사랑과 정성으로 키워주는 대로 바로바로 변화가 있거든요. 우리반 행사, 소풍, 활동 많이 해도 지적질하는 사람이 없거든요. 교육에 관심이 없어 비협조적이었다가도 제 1년 학급운영 보면 모두 정말 감사하다고 하세요. 한 학교에 몇년 있다 보면 이미 소문나서 우리반으로 오고 싶어할 정도고요.
    그런데 학원 많이 다니고 교육열 과다한 지역은 굳이 그런 제 열정이 필요치 않아요. 잘 짜여진 아이의커리큘럼에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고요.
    또, 그런 분위기 속에서 학교 관리자들은 민원이 생길 소재를 완전 차단할 수 밖에 없죠. 주로 민원제기하는 학부모들은 계속 학교를 흔들며 학교 운영과 행사에 지속적인 차질을 주거든요.
    아마 글쓴님 학교 내에서도 그런 정체된 분위기와 제한 속에서 답답해하는 교사 분들이 있을 거에요. 아이들을 정말 사랑하고 열정적인 선배교사의 경우도 그랬어요. 교장선생님께서 외부 활동을 완전 통제하시고 특별한 교류방법도 완전 차단하셔서 그 선배가 무척 괴로워했지요.
    그러나 대다수의 학교가 그런 건 아니에요. 학교마다 정말 풍토가 다양하죠. 보통은 과다한 교육열을 지닌 학부모에게 시달린 학교가 글쓴님 학교 같은 분위기가 되지요.
    교육이란 교사 학교 학부모 삼위일체가 필요한 법이라, 서로가 서로에게 긍정적이고 따뜻한 지지가 필요한 법이지요. 저는 정말 감사하게도 우리반 학부모님들께서 늘 긍정적 지지를 보내주셔서 매해를  재미있게 운영할 수 있었지만, 모종의 일을 겪게 되면 무사 안일주의자가 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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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기내는용기 2017/03/13 22:40

    웃기는 건, 비상식적이고 모욕적인 언사를 퍼붓고 안하무인으로 행동하는 학부모일수록 학교나 교육청은 그들의 무리한 요구를 더 잘 들어줍니다. 제재수단이 없거든요. 그들 때문에 다른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피해볼 게 뻔해서 답답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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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버터링쿠키 2017/03/13 23:14

    그냥 이건 다 소수의 진상 부모 때문이에요
    지 애들만 소중한 부모들 보는데요
    그 사람들은 하나같이 교사탓을 합니다
    진짜로요......
    그냥 자기애가 한 잘 못은 없고 오로지 교사탓 학교탓
    남탓
    그냥 오로지 자기 애만 소중한 부모들이 남탓 교사탓 학교탓 하거든요......
    근데 하나같이 자기들은 몰라요~
    손해보는건 정상적인 부모들인데 그런 진상부모들은 자기들이 손해본다고 생각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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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꼬마아줌마 2017/03/13 23:58

    많은 생각을 하게끔 하는 글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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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thalwolf 2017/03/14 00:04

    저런거 디스토피아 사회 배경인 만화에서 본거 같은데
    전면 통제하는 사회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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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나리 2017/03/14 00:09

    아 정말 생각할것이 많은 글이네요. 이러다가 제가 사는 프랑스처럼, 학교는 수업을, 교육은(에티켓 교육 같은)은 부모가. 로 양분되지는 않을까 두렵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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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의적 2017/03/14 00:11

    솔직히 인과관계가.. 극성 학부모가 모든 것의 발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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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슈리꿍 2017/03/14 00:11

    애들 잡겠다....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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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흰눈사람 2017/03/14 00:13

    옛날엔 개구쟁이, 말괄량이, 골목대장, 말성꾸러기로 불리며 멀쩡히 운동장을 뛰어다녔을 아이들이 오늘날엔 ADHD, 학습장애, 집중력결핍 등등 환자나 문제아로 취급받게되는 경우가 늘어난 것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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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별 2017/03/14 00:14

    올해 초4아들, 초2  딸을둔 학부모입니다.
    윗댓글에 어느분이 적으셨듯 모든 학교가 그런건 아니에요.
    작성자님 학교이야길 읽으니 저도 숨이 턱막히는데요.
    우리 아이들 학교에 쉬는시간에 들여다보면  우리 학교다닐때처럼
    쉬는시간  종 치자마자 남자애들 복도에서 뛰다니고
    ( 물론 쌤들은 뛰거나 심한장난은 하지말라고 주의는 주시죵) 삼삼오오 모여 젠가나 할리갈리같은 보드게임도 하고(반마다 보드게임 몇세트씩 비치되어있더라고요), 우리아들은 고 짧은 쉬는시간에 몇몇 친구들하고 모여 운동장에서 피구도하다가 헐레벌떡 오기도하고.
    작년 초3  사회교과서에 '우리고장 중심지'란 주제를 가지고 모듬별로 우리고장 중심지에 직접 가서 보고  느낀것을 레포트화해서 모듬별 발표도 있었어요.
    각 모듬별로 도우미엄마 한분씩 붙게되있었는데 우리아이 모듬엔 제가 도우미로 붙어서 함께 작은?견학 을 다니며 아이들이 즐겁고 자유롭게 공부하는것을 보며 기쁘고 좋았답니다.
    (이건 쌤의 재량이라 그냥 글로 읽고 수업하는 반도 있었습니다)
    우리아이들 학교가 엄청나게 좋은학교도 아니고,
    소위 말하는 문제아들이 모인 학교도 아니고,
    대안학교도 아니고 평범한 국립초등학교입니다.
    현 교육에 백프로 만족하는것은 아니지만... 글쓴님의 학교와 우리 아이들의 학교는 사뭇 분위기가 달라..
    다그런것은 아니라고 글 남기고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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