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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와 안부전화 문제로 갈등 겪어보신 분 계실까요?

 
결혼 4개월차 신혼부부입니다.
 
고민 아닌 고민이 있어 혹시나 같은 경험 혹은 비슷한 경험을 가지신 분이 계실까 해서요
 
 
 
저희 어머니는 홀시어머니시구요.
 
몇년 사이에 가슴 아픈 일들을 겪으신터라 불면증도 있으시고
 
우울증 증상도 있으신 것 같아요.
 
그러한 어머니 밑에서
 
지금 남편은 결혼을 하지 않고 어머니를 모시고 살겠다고 다짐 했는데
 
어머니께서는 그런 소리 말라며 , 너가 좋다는 여자 만나서 본인 신경 쓰지 말고 결혼 하라고
 
늘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해요.
 
 
그러던 중에 저를 만나서 1년 연애 후 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연애때 어머니께서는 좋으신 분이셨어요.
 
아니, 솔직히 말씀 드리면 좋다기 보다는 잘 대해주실 때에는 잘 대해주셨죠.
 
그래도 제가 노력하면 어머니 상처도 낫게 해드릴 수 있을 줄 알았고 ..
 
나름 최선을 다해왔어요.
 
 
 
 
어머니는 말씀이 굉장히 직설적이세요.
 
적지않게 상처를 많이 받았었죠.
 
농담처럼 웃으시면서 사람한테 상처 주는 스타일 아시죠?
 
어머님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어요.
 
우선 저를 부르는 호칭은 늘 항상
 
"얘!" "야"세요 ..
"얘가 그랬잖니"
 
자신한테 주는 돈은 아까워 말라고 하시며 친정에는 돈 가져다 주지 마라.
 
제 생일날 전화 한통 , 문자 한통 없으셨고 오히려 신혼집 페인트 칠 해야 한다며
 
남편이랑도 못만나게 하셨고 ..
 
결혼식 사진을 보시며 "너 입이 크다"
 
뱃속에 아가가 생겼는데 .. 딸이란걸 아시고 나서는 ..
 
시큰둥 하시고 .. "뭐 하나 달고 나와야 되는데~" 하시고 ..
 
얼굴이 얼핏 보이는 초음파 사진을 보며 "지 엄마 안닮아야 되는데 .."
 
기분이 좋으신 날에는 저한테 말도 걸어주시고 눈길도 주시는데
 
저한테 작게라도 서운하신 날에는 저는 투명인간 .. 남편이랑만 이야기 하고
 
전 마치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인 척 "얘" 라는 호칭 꼭 꼭 붙여가며 이야기 하세요
 
 
 
워낙에 제가 여리기도 하고 .. 상처 받지 말자 상처 받지 말자 ..
 
남편이 워낙 저희 부모님, 제 동생들에게 잘 하기 때문에
 
저는 어머니한테 상처를 받아도 남편이 속상해 할까봐
 
말도 못하고 그냥 스스로 달랬던 것 같아요.
 
 
 
 
시댁은 신혼집이랑 차로 5분 거리에 위치 해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많게는 3번 , 적게는 2번 찾아뵙고 있구요
 
 
횟집을 하시는 친정 부모님 덕분에 (친정은 퇴근길에 있구요)
 
새우며 꽃게며 전복이며 낙지, 농어 등등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해산물을 친정 들릴 때마다 챙겨서
 
늘 집에 가기 전에 들려서 드시게끔 했어요.
 
 
 
친정 부모님이 챙겨주시기도 많이 챙겨주시지만
 
저 역시 어머니가 좋아하시는 과일이며 사과즙이며
 
늘 항상 일주일에 3번씩 방문 할 때는 항상 무언가를 사들고 찾아뵈었어요.
 
 
 
 
친구라도 만나서 유명한 빵집을 지나가도 그냥 못지나가고
 
어머니 좋아하시는 단팥빵 ..
 
서툰 요리솜씨로 만든 약과며 여러 반찬들 ..
 
임신해서 장어가 너무 먹고 싶었는데 장어 다 먹을 수 있는데
 
어머니 드시게끔 꼭 한마리는 포장해서 가져다 드리고 ..
 
 
 
그 흔한 칭찬 한번 못듣고..
 
친정 부모님한테 감사 인사 전하라는 말도 못들었는데 ..
 
그냥 좋은 며느리 한다고 .. 4개월동안 ..
 
아니 연애때부터 열심히 노력 했어요 ..
 
남편이 친정에 너무 잘하니까 ..
 
친정 부모님도 남편을 큰아들 큰아들 하시며 .. 진심으로 예뻐하고 사랑해주시니까 ..
 
나도 어머니한테 잘해야 되는게 맞는건 줄 알았어요 ..
 
 
 
1월 초에
 
어머니 드리려 호박죽을 주말에 만들었어요
 
서툴러서 호박껍질을 까느랴 손도 군데 군데 베이고 ..
 
그러다가
 
월요일날 출근길에 들고 나섰는데 .. 새벽 주차장에서
 
차에 치여 응급실에 가고 난리난 적이 있었어요
 
 
 
뱃속에 아가가 있었기에 더 심각했고 ..
다행이도 큰일은 없었지만 ..
 
직장에서는 교통사고로 결근을 하자 막말을 쏟아붓고
(출산휴가 주기 싫어서 12월달부터 지금까지 괴롭히는 중이에요. 8년 일한 곳인데요..)
 
남편은 때마침 독감에 걸렸고 .. 저는 교통사고때문에 허리통증으로 정신 없이 3일을 보냈어요
 
물론 호박죽도 못가져다 드렸지요.
 
남편이 기운 차리고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호박죽을 가져다 드렸는데..
 
다음날 전화로 화를 내시며 호박죽 다 버렸다고 ..
 
집에서도 이틀 지난 음식 안드시는데 어떻게 4일 지난 호박죽을 먹으라고 가져다 주냐며 ..
 
그때 말씀 하시더라구요.
 
너는 며느리가 된게 전화도 자주 안하냐며 ..
 
 
 
일주일에 3번 정도를 찾아뵈어서 .. 굳이 안부 전화 안드려도 괜찮을 줄 알았어요..
 
죄송합니다 .. 제가 더 신경을 썼어야 했는데 ..
 
 
그렇게 마음 풀어 드리고 저번 주에 어머니 생신이 되었어요
 
생신이 평일날이여서 전날인 휴일날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하고
 
남편한테 어머니 선물 뭐하지? 뭐하지? 고민을 많이 했죠
 
 
불면증이 있는 어머니 편히 주무시라고 요즘 홈쇼핑에서 유행하는 베게랑
 
스카프, 그리고 용돈 20만원 예쁜 복지갑에 넣어서 선물 드렸어요
 
또 외식자리였지만 미역국이랑 잡채는 손수 해드리고 싶어서 따로 준비해서 갔구요.
 
그 식사자리에서도 저한테
 
"잡채 누가 만들었냐 , 이 야채는 어떻게 했냐  , 저 야채는 어떻게 했냐 "
 
따지시기에
 
"잡채는 제 나름 자신 있는 메뉴였는데 어머니 입맛에 안맞으신봐요"
 
했더니
 
"어, 아주 엉망이였어.."
 
진짜 표정관리도 안되고 ..
 
어머니 자리 비우셨을 때 남편이 제게
 
미안하다며, 우리 엄마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고 ..
 
할머니한테 당한거 자기한테 똑같이 하는거 같다고 .. 손을 잡아주는데
 
눈물이 핑 돌더라구요 ..
 
 
그렇게 또 한번 상처를 받았고 ..
 
새학기가 되어서 제 생활 패턴이 달라지고 또 친정 엄마가 다치는 바람에
 
어머니를 못찾아뵈었다가 
 
5일만에 아는 분이 주신 고구마를 챙겨서 찾아뵈려고 퇴근길을 서둘렀어요.
 
 
 
그런데 전화통화를 마친 남편이 안색이 어둡기에
 
촉이 좋지 않아 물으니
 
어머니가 오지 말라고 했다고 하네요..
 
이유인즉, 전화도 안하는 며느리한테 서운하다고 ..
 
남편이 저 상처 안받게 말을 순화해서 했겠지만 .. 더 직설적으로 퍼부으셨겠지요 ..
 
 
 
남편이 맞서서 일주일에 3번은 찾아뵙지 않느냐 , 왜 자꾸 전화에 집착 하느냐
 
따져 물었지만 이미 냉랭하게 돌아서신 어머니는 절 보고 싶지 않으시다고 했다네요..
 
 
솔직히 전화 하려면 부담이 많이 돼요 ..
 
마냥 다정하신 어머니가 아니시니까 .. 무서움이 더 크고 ..
 
또 상처 주실까봐 걱정되고 .. 무엇보다 자주 찾아뵈니까 괜찮을 줄 알았거든요 ..
 
 
어머니도 늘 사소한 일상도 남편한테는 카톡,문자,전화로 이야기 하시면서
 
저에겐 몸은 어떠니? 뭐 먹고 싶니? 라고 연락도 단 한번 주신 적도 없으시면서 ..
 
서운할때만 아침부터 전화해서 쏘면서 말씀하시고 ..
 
 
남편은 오히려 어머니에게 화를 내고
 
신경 쓰지 말자고 , 제 편 들어주며 , 자기가 알아서 한다고 다독이는데 ..
 
남편이 가운데에서 역할을 못하는 것도 아니고 ..
 
남편도 남편대로 힘들 것 같더라구요 ..
 
 
 
무서워요 ..
 
또 전화 거셔서 저한테 서운한거 이야기 하시며
 
상처 되는 말들 다 쏟아 내실까봐 ..
 
남편이 알아서 하겠다지만 .. 그게 되나요 .. ?
 
어머니와 저의 일인걸요 ..
 
 
저도 제가 답답해요
 
저도 대들고 싶어요 ..
 
그런데 착한 남편이 상처 받을까봐 ..
 
제 편인 남편이 혹시나 어머니께 대드는 저의 모습을 보고 실망할까봐 ..
 
대들지도 못하겠어요 ..
 
 
 
쓰다보니 참 제가 한심하네요 ..
 
한창 임신우울증까지 와서 .. 이유없이 눈물도 나는데 ..
 
뱃속 아가에게 제일 미안하네요 ..
 
친정에도 할 수 없는 이야기 ..
 
누군가라도 들어줬음 해서 .. 자다 깨서 이렇게 적어봤어요 ..
 
토닥토닥 .. 스스로 다독이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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