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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50... 뭐하고 먹고살까요?

 

보배 눈팅족입니다.  답답한 마음에 용기내어 글을 써 봅니다.

 

이제 나이 50에 직장생활 25년차입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은 네번째 직장입니다.

세번째 직장에서 회사 경영상황 악화에 따른 감원을 이유로 권고사직 맞고,

실업 급여 받으면서 거의 1년을 방황하다가 재취업에 성공하여 열심히 다니고 있습니다.

벌써 4년정도 되었네요.

 

몇달 놀때에는 급여고 하는일이고 상관없이 제발 취업만 되어라,

정말 열심히 구직활동을 했습니다.

다행히도 취업이 되었고 열심히 일했지요.  급여 조건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하는 일이 너무 힘듭니다.

하루종일 수많은 회의에 수많은 문서작성에 출장도 많이 다녀야 하고,

몸은 하나다 보니 집에까지 일 싸들고 와서 새벽까지 일하는건 기본이요,

주말에 휴일에 심지어 휴가때도 일을 붙들고 사네요.

일이 많을거라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 많을줄은, 그리고 이렇게 육체적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할줄은 몰랐네요.

 

게다가 최근 건강이 너무 안좋아졌습니다.

노안에다가 시력도 급격히 나빠졌고요.  컴퓨터를 붙들고 일을 해야하는데 눈이 침침하니 너무 피곤합니다.

얼마전 몸이 너무 안좋아서 병원에 가서 몇가지 검사를 했었는데, 이건 뭐 종합병원이 따로 없더군요.

의사 말이 일을 떠나 좀 쉬는게 좋겠다고 합니다. 

스트레스가 원인일 가능성이 큰데 일단 좀 쉬면서 경과 보면서 약물치료하면 좋아질 거라고 합니다.

 

가뜩이나 일이 힘들어 이걸 언제까지 계속해야하며 언제 그만둬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의사마저 쉬라하니,

직장생활 25년 중 최악의 위기가 왔다는 직감입니다. 

더 좋은곳으로의 이직도 아니고 권고사직도 아니고 처음으로 내가 힘들어 자발적 퇴사를 고려하는...

 

그런데 외벌이 가장인 제가 쉬면, 저만 바라보고 계시는 부모님과,

두 자녀를 포함한 우리 집 식구들은 어떻게 합니까.

제가 외아들이라 부모님 생활비를 댑니다. 

부모님은 제가 어릴때 사업 망해서 집안 무너져가는거 제가 취업한 뒤 형편이 나아졌지요.

당연히 부모님 수입은 없고, 제가 물려받을 재산도 없고요.

열심히 앞만 보고 살다보니 결혼이 늦어 아이들은 이제 갓 초등학생 중학생인데,

적어도 부모 입장에 아이들 대학 졸업까지는 시켜야겠는데 그럼 돈을 벌어야지요.

 

물론 직장생활 착실히 열심히 했으니 모아놓은 돈은 있지요.  술, 유흥, 도박과도 담쌓고 지내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살아갈 날이 한참 남았는데, 물론 사람 앞날 모른다 하지만 그냥 평균 수명만 봐도 30년은 남았잖아요.

돈 조금 모아놨다고 그냥 수입 없이 쓰다보면 몇년 못가 바닥날게 뻔하니...

 

이제 나이가 나이인지라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두면 다시는 비슷한 회사로의 재취업은 못할 것이 거의 확실합니다.

요즘 특히나 경기도 안좋잖아요.

그런데 너무 힘이드니 이제 회사 생활은 그만 은퇴하고, 다른 직종으로 전환해서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직장 생활은 쭉 사무직이었지만, 나름 손재주는 있는 편입니다.  물론 손님 상대로 장사할 기술은 안되지요.

그렇다고 남들 다 타는 치킨집이나 프랜차이즈 트리를 타기에는 너무 무모한 것 같고요.

여기 보배에서 갖가지 다양한 직업에 대한 이야기가 자주 올라오는 것 보고,

좋은 말씀 많이 들을 것 같은 기대감에 글을 올립니다.

 

뭘 좀 새롭게 시작하면 좋을까요?

혹시 주변에 50초반에 은퇴 후 다른 직업 가지신 분들 계신지...

운수업, 대리운전, 도배, 마루, 타일, 배관, 건물관리, 정비, 경비원, 주유소, 편의점, 각종 아르바이트 등등등

물론 상당수의 직업은 나이에 대한 진입 장벽이 있겠지만, 아무 의견이라도 다양하게 주시면 크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50 초반에 새로 진입해서 일을 배울 수 있고 수입이 적더라도 꾸준히 할수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귀를 열고 듣겠습니다.

아니면, 몸과 정신이 박살나더라도 지금 다니는 직장이 최고이니 무조건 짤릴때까지 눌러앉아라는 말씀이라도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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