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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이야기를 다룬 글입니다. 읽기전용으로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불펌시 강력대응 하겠습니다.
PS. 사실 이렇게 길어질줄 모르고 쓰기 시작했습니다. 의사 인생으로 놓고보면 #100이상이 나올 분량이군요. 언제까지 쓰는게 좋을지 참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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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파리에서의 1일차
샤를드골공항에서 파리 시내로 들어가는 지하철은 정말 무서웠다. 도착한 시간은 저녁 6시 정도였지만 전철내부에는 불빛하나 없었고 전철 플랫폼에도 가로등하나 없어 마치 느와르 영화 같았다. 건장한 흑인들 사이에서 기죽지 않으려고 연신 눈을 부릅뜨고 있었지만 그들의 포스에 눌려 당황하지 않은척 눈을 내려 바로 여자친구를 쳐다봤다. 전철 내부는 공항을 지나 시내쪽으로 갈수록 가득차고 있었다. 오래된 전철 내부는 사람 한명이 지나다니기에도 협소했고 그래서 큰 캐리어를 어떻게 들고 나갈지 고민이었다. 더군다나 무거운 캐리어는 짐칸위에 올려져 있었고 그 좁은 틈으로 일어나 무거운 짐을 하나하나 내려야했다.
이따금 도시의 불빛들이 전철 안으로 비치면 전철 내부 사람들의 얼굴이 보였다. 대부분이 흑인이었고 일부 백인노인도 있었다. 그속에 관광객은 정말 우리뿐인것 같았다. 내가 상상했던 프랑스와는 완전 다른 모습이었다. 시내에 다가갈수록 점차 외부의 빛이 전철 내부로 비치기 시작했고 조금씩 내 두려움도 지워지고 있었다. 드디어 내가 내려야할 역에 도착 하기 직전이었다. 우리의 짐은 여전히 좌석위에 올려져 있었다. 낑낑대며 캐리어를 내리기 시작한다. 겨우 하나 내렸다. 다시 하나를 내리는데 실수로 앉아있던 프랑스인 머리를 쳤다. 어두운 전철안에서 나를 째려보는 흑인의 눈빛이 너무나 무서웠다.
당황한 나는 프랑스말을 모르니 영어로 연신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그랬더니 쿨한척 직접 일어나 내앞에 캐리어를 내려줬다. 안도했다.
나 스스로 편견에 사로잡혀 그들을 봐라봤던건 아니었을지.. 정작 모두가 즐거운 전철이었는데 나만 두려웠는지도 모를일이다.
예약을 마친 호텔에 도착하여 우리는 짐을 풀기도 전에 풀썩 침대에 누웠다. 정확히 섬에서 탈출한지 20시간만이었다. 피곤에 지친 그녀는 그러나 여전히 예뻤다. 마음으로는 너무 예쁘다고 계속 얘기하고 싶었는데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그렇게 굿나잇 키스만 하고 잠들었다. 그렇게 파리에서의 첫날밤이 지나갔다.
2. 세느강
아침해가 창가 사이로 비치고 우리는 자연스럽게 깼다. 오랜만의 동침이었다. 침대에서 겨우 눈을 뜨고 창가를 바라봤다. 한국과는 다른 예쁜 건물들과 맑은 하늘을 보니 그제서야 프랑스에 왔다는 실감이 났다. 바깥을 바라보니 이른 아침부터 많은 사람들이 산책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정말 영화에서만 보던 바게뜨를 한아름 사들고 어디론가 걸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전날 일찍 잠든 탓에 오전부터 일정을 시작 할 수 있었다. 빠르게 준비하고 나가 아침을 먹기로 했다. 여러 카페에서 맛있는 빵과 커피를 팔고 있었다. 우리도 오늘만큼은 파리지앵이 되고 싶었다. 프랑스인들이 많은 어느 카페에 들어가 주문을 하고 여유롭게 기다리는척 했다. 구수하게 풍겨오는 빵냄새와 커피향이 너무 좋았다. 옆 테이블의 노부부가 먹는대로 같이 따라 먹었다.
우리는 곧바로 세느강으로 이동해 강변을 걸었다. 오전이라 살짝 춥긴했지만 못참을 정도는 아니었다. 세느강을 배경으로 하는 많은 음악과 영화들이 있다. 세느강변은 바라보기만 해도 감성이 생겨났다. 왜 많은 프랑스 예술가들의 성지였고 아직까지도 많은 영감을 주는지 알 것 같았다. 나는 한강도 좋아한다. 한강을 바라볼땐 슬픈감정보다는 멋있고 동적이라는 느낌이 드는 반면 세느강에선 정적이고 슬픈감정이 느껴졌다. 분위기가 만들어진다는건 오묘하다. 눈에 보이는것도 아니며 인위적으로 만들어지는것도 아니다. 그저 몇백 몇천년간의 기후와 날씨 그리고 일부의 인간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결정체이다. 세느강의 분위기는 그렇게 만들어져왔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미슐랭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점심식사후 루브르 박물관에 갔다. 파리에 온 사람이라면 꼭 가는 세곳 에펠탑 개선문 그리고 루브르 박물관. 그림에 관해선 젬병이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박물관을 지나칠순 없었다. 더욱이 루브르 박물관을 가자고 한 순간부터 ㅈㅅㅇ의 반짝거리는 눈을 본 이상 가지 않을수 없었다. 그녀는 발레 뿐만 아니라 미술에도 관심이 많았다. 정말 나와는 다른 삶을 살아왔다. 박물관에 들어가 나는 한국어 가이드를 들으며 2~3시간 정도 구경을 했다. 그녀는 같은 가이드를 듣고 있음에도 감상의 폭이 달랐다. 내 눈엔 비슷한 그림과 모형으로 보이는데 그걸 세세하게 바라보는 그녀. 무언가 있겠지라며 멀리서 기다려주다가 이따금 지루해져서 몸을 베베 꼬았다. 나의 예상 시간인 3시간을 훌쩍 넘어 7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저녁을 먹을새도 없이 아까봤던 세느강으로 나도 모르게 움직였다. 낮에 봤던 세느강도 슬퍼보였는데 저녁의 세느강은 더더욱 슬퍼보였다. 빨간빛이 세느강변에 내려앉아 강바람에 따라 조금씩 흔들리는 강파도가 마치 충혈된 눈에서 눈물이 터져나올것 같은 모습 같았다. 나와 ㅈㅅㅇ은 세느강변으로 내려와 조용히 강변을 바라봤다. 강변 곳곳에는 우리같은 커플들이 애정의 행동을 하고 있었다. 어떤 커플이라도 그런 광경을 보고 그리 하지 않을수 없을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도 동참했다. 사랑 가득한 세느강. 강은 우리에게 감성을 주고 그 감성을 나눠가진 커플들은 사랑의 감정을 강에 돌려주었다. 그렇게 세느강은 사랑과 감성이 가득한 강이 되어 왔다.
3. 파리 여행
파리에서의 어느날 우연히 그녀가 다녔던 학원거리를 걷게 되었다. 그녀에겐 꿈꾸던 곳이자 고통의 연속이었던 그곳. 그녀에게 트라우마로 남았을까 싶어 재빠르게 벗어나려 했으나 그녀는 그때의 추억이 생각났는지 괜찮다며 나를 끌었다. 학원 내부에서 아름다운 피아노 소리가 들려왔다. 아마도 ㅈㅅㅇ과 같은 미래의 무용수들이 발레리나를 꿈꾸며 훈련을 하고 있었을것이다. 밖에서 바라보는 모습은 아름다웠지만 무용수 한명한명은 피땀을 흘려가며 스스로를 연마하고 있었을것이다. 그런 마음이 이해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가 그토록 가고 싶었다는 라뒤레에 도착했다. 마카롱도 거의 먹어보지 못했지만 라뒤레 내부는 무슨 보석가게 같았다. 그리고 얼마나 많은 마카롱이 있었던지... 그녀에게 라뒤레 모든 마카롱을 다 사주겠다고 했던 말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허세를 부리며 "ㅅㅇ아 먹고 싶은 마카롱 다 골라 오빠가 사줄게" 라고 했으나 그녀는 한아름 안는 포즈만 취하다 예쁜 마카롱 여섯개를 골랐다. 왜 더 고르지 않냐는 말에 살짝 눈물이 핑돌았는지 대답이 없었다. 대답이 없었다.. 그녀 나름의 속사정이 있겠지 하며 가게를 나왔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밤이었다. 미리 예약해 두었던 프렌치 레스토랑에 가기로 했다. 우리둘은 오랜만에 멋스럽게 차려입고 호텔을 나왔다. 힐을 신은 그녀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그녀는 손과 다리가 길어 더 예뻤다. 나는 여자친구가 예쁠때 하는 행동이 있었다. 예를 들어 걷다가 갑자기 멈추고 몇초간 아무말 없이 쳐다보고 뽀뽀를 해줬다. 그러면 그녀는 방긋 웃어주었다. 그녀는 누가봐도 파리지앵 같았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보필하는 기사 같았다.
마지막 밤은 레드와인과 돼지고기 스테이크였다. 다행히 그녀의 입맛에도 맞았다. 시간이 너무나 빠르게 지나갔다. 파리에 도착하고나선 시간이 느리게 흘렀으면 했다. 그렇게 의식하는순간 시계는 더 빠르게 움직이는것 같았다. 그렇다고 의식하지 않고 놀다보니 어느덧 마지막날 밤이 되었다. 파리에서는 서울보다 시간이 두배정도 빠르게 흐른다고 한다. 대부분의 여행객들이 그렇게 말했다. 아쉬웠지만 어쩔수 없이 파리룰을 따르기로 했다.
그리고 나는 또다른 파리의 룰을 따르기로 했다. 프랑스 사람들은 공개된 장소에서의 애정행동에 서스럼 없었다. 나 역시 와인의 취기에 용기를 내어 그녀에게 키스를 했다. 발그레해진 그녀의 모습이 예뻐보였다. 한쪽다리를 꼬고 나를 쳐다보는 모습은 물랑루즈의 여주인공 부럽지 않았다. 창가로 비치는 가로수 불빛에 은은한 조명속 그녀의 매혹적인 모습은 아직도 내 머릿속 액자에 보관돼있다.
호텔로 돌아가는길. 멀리 노틀담 성당이 보였다. 노틀담의 곱추가 치던 그 종이 보였다. 호텔에 도착했다. 내 곱추 (아니 며칠간의 강행군으로 곱추처럼 휘어진 내 허리를 지칭) 그 곱추는 종을 꽝하고 흔들었고 머리에서 종이 울렸다. 행복했다.
그렇게 그녀와의 프랑스 여행이 끝났다.
4. 무제
인천공항에 도착하고 우리는 간단히 밥을 먹었다. 도착하자마자 휴대폰으로 그동안 수신된 많은 메세지들이 날아왔다. 어림잡아 100개 이상이었다. 잠시 화장실을 다녀왔다. 연신 밝았던 그녀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져 있었다. 찰나의 순간이지만 왠지 직감적으로 알 것 같았다. ㅂㅎㅇ에게 온 메세지를 봤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그랬다.
ㅂㅎㅇ : 오빠 언제와? 우리 언제 볼까? (이모티콘)
(중략)....
하
일등인가요?ㅋ
항상 잘 읽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추천은 제가 1빠
선 추천 후 감상했어야 했는데 제가 그걸 놓쳤군요ㅎㅎ
어억ㅋㅋㅋ한동안 바빠서 못보다 들어왔는데 상위권이네요. 몰아보며 추천 하나씩 다 때렸습니다ㅋㅋㅋ형 다음편도 부탁해요
새벽이라 잠이 안와서 켰는디..운이 좋았네유
다음편이 또 궁금해지는 마무리네요ㅎㅎ
섬으로 들어가는 날은 맑고 삼각의 태풍이 ㅋㅋ
꿀꺽... 자다가 깨서 시큼한 눈을 비벼대며 잘 읽었습니다. 다음 편이 또 기다려집니당
진짜 필력이 어마어마 하셔요~^^* 작가하셔도 될거같아요 넘잼나요^^
아 이런..비극의 서막이 열리면서 다음편으로 이어지는 건가요?
어째
슬픈예감이 드는건
나만의 상상일까.
아 ㅈㅅㅇ 가 느꼈을 배신감 ㅠㅠ
뻔히 보이는 결말은 아니겠죠? 왠지 ㅈㅅㅇ씨가 먼저 떠날것 같은 예감이..그러실수 있는분 같아서요.
한꺼번에 몰아서 읽으려고 궁금해도 꾹꾹 참고 버티고 있는중입니다
추천드려요!
문자를 다 보여주셨던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