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해머) 죽은 놈은 투표권 없어!

워해머 판타지의 뱀파이어들은 보통 개인 특유의 정신병을 하나씩 달고다닌다.

다만 증상은 다양해서 이게 무언가에 대한 집착일수도 있고, 아니면 괴상한 기벽이나 망상증일 수도 있다.

그중에서 뱀파이어 폰 칼슈타인 혈족의 시조인 블라드가 가지는 정신병은 권세에 대한 집착이다.

이 양반은 뱀파이어임에도 정당한 권력자가 되고 싶어하는 특이한 욕망이 있다.

쉽게 말해 지가 땅을 빼앗고 군대를 주둔해서 '이제 내가 왕이다!'가 아니라 나라에서 정식으로 임명받고, 백성들도 우리의 지배자 만세!하는 걸 원하는 거다.

그나마 노블리스 오블리주에 대한 신념이 있어서 의외로 이 양반 아래에 있던 인간들은 나름 평화롭게 잘 살았다.

블라드는 한 번 죽었다가 엔드 타임 때 다시 부활하자마자 카오스에게 시달리는 제국을 향해 '나 다시 실바니아 선제후 임명해줘'라고 정식 요청을 한다. 

원래 실바니아 영지는 블라드가 정식 계승자였으나 뱀파이어인게 밝혀지자 바로 박탈당하고 전쟁을 한 건데, 이걸 다시 복귀시켜 달라고 한 것.

평소라면 개소리 ㄴㄴ로 일축했겠지만 카오스 때문에 제국이 흔들리는 상황인데다 임명만 시켜주면 힘을 보태겠다고 하니 제국에서도 달리 방법이 없었다.

결국 제국에선 시바, 그래 너 선제후해라! 하고 정식 임명장을 준다. 블라드는 희희낙락하면서 언데드 군대를 끌고와서 전력에 큰 보탬이 되었다.

엔드타임 막바지에 선제후들이 죄다 죽자 블라드는 카를 프란츠(에 빙의한 지그마)를 향해 '폐하, 이제 폐하 죽으면 저 황제 되는 거 맞죠? 라고 묻는다.

제국 황제는 선제후들 투표로 뽑는 선출직인데 선제후가 죄다 죽었으므로 블라드가 혼자  남아서 본인에게 1표 던지면 바로 황제긴 했다.

그러자 지그마는 웃으면서 "황제 선출권은 오직 살아있는 선제후만 가진다네. 자넨 죽어있으니 투표권도 없네"라고 일축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