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아내의 친구집에 놀러갔습니다.
10여년간 자주 왕래하며 그 남편과도 친해져 거의 매년 연말을 가족끼리 함께보내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제가 방문하기 하루 전 그 친구네 막내가 장난치다 TV가 망가졌다길래 중소기업 4k TV가 55인치도 30만원 초반밖에 안한다며 다나와 링크를 이것저것 알려줬는데 빠듯한 형편에 그 마저도 당장 부담이 되는 눈치였습니다.
밤새 고민하다 아내에게 “우리가 선물할까? “ 물었더니 아내가 더 고마워했습니다.
친구사이에 혹시 잘난척하는 걸로 보이지는 않을지? 자존심 상할일은 아닌지?
그런 이유도 있지만 일단 30만원짜리 저가 TV라서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렇다고 대기업 제품을 선물하기엔 더 오버인것 같고 저도 세 아이를 외벌이로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이라 부담이 되긴했습니다.
그래서 결제를 하고 돌아올때까지 말을 꺼내지 못했습니다.
연말 연시라 배송이 늦어질 수 있고 혹시 그 사이에 TV를 사버리진 않을까? 라는
조바심에 고속도로 올리기직전에 구매내역을 캡처해서 보냈습니다.
그리고 다시 운전을 시작했는데 아내가 옆에서 카톡을 보며 훌쩍훌쩍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친구가 자기아내의 우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저희4명이 있는 카톡방에 올렸기때문이었습니다.
저가TV라 조심스럽고 걱정됐는데 그 눈물에 저희부부도 그만 마음이 녹아지며 뭉클해졌습니다.
잠시후 그 아내가 저희 아내에게 전화해서는 말을 잇지 못하며 둘이 한참동안 울기만 하더군요.
겨우 30만원짜리 TV로 누군가에게 이런 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미안한 마음과 고마운 마음에
저도 그만 아내 앞에서 눈물을 보여버렸습니다.
그 남편도 혹시 자존심 상할지 모를 일이라 조심스러웠는데
‘늘 최저가와 중고 상품만 사는 저를 잘 알기에 더 고맙고 소중한 선물이다’며
고마워해줘서 걱정은 사라지고 돌아오는 시간 내내 저희 부부가 오히려 더 고맙고 행복했습니다.
이상 30만원짜리 TV선물하고 어디다 말도 못하는 자랑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출처 https://m.clien.net/service/board/park/14451983?type=recommend
친구분도 글쓴분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주는사람도,받는사람도
성품이, 인격이 훌륭 하십니다
서로돕고 사는거죠.
사람 냄새가 좋아요
연말연시에 좋은글이네요...훌쩍훌쩍 ㅜ..ㅜ
새해 복 터지셔야 겠네요/.
추천
멋진 친구분들이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