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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노잼)쿠팡 포장 알바후기

겨울만 되면 2년전 쿠팡 알바가 생각나...는김에 써보는 쿠팡알바후기! 참고로 노잼
쿠팡알바 해보고 싶으면 참고나하라고..
생활고에 쪼들릴때 친구에게 돈을 빌리려 전화했는데 어느새 가양역으로 가고있었음
저녁 6시반 즈음 가양역에 가면 시커먼 무리들이 줄서있음
생각보다 멀쩡한 사람들과 1시간 정도 가다보면 도착해있음.
사실 목적지가 어딘지도 모르고, 친구도 물류센터에서 만나기로해서 아닥하고 멍때림.
버스 내리면 이정도면 불나겠는데? 싶을만큼 흡연지옥펼쳐짐
그와중에 또 위아래가 있나봄. 의자는 걔들만 앉더라...
담당자별로 출석체크하고 1조 2조 막 나눠져서 들어감
나는 여자임. 그래거 포장알바하러감.
덩치좋은 남자들 몇명 뽑혀가는데 경험자들중 여자들틈에 숨어서 포장하러 가는 애들도 있음
어쨌든 친구도 만나고, 처음이신분들 모이라그래서 옹기종기모여서 설명들음..별거없음
그냥 쉬는기간 없고 알아서 쉬어라. 밥 새벽에 준다. 뭐 그런거.
포장하는법 한번배우면 대충알게되있음
1. 바코드에 적힌번호대로 카트에서 물건빼고.
2. 물건 크기에 맞는 박스 만들고.
3. 완충제넣고.
4. 박스 포장하고.
5. 바코드 잘 찍고.
6. 컨베이어벨트 실려보냄
혼나는 포인트는 몇개안됨.
사실 자리 비우는건 눈에 띄게 오래비우지 않는 한 잘 안걸림.
일없을 때 휴대폰 만지고 있는것도 괜찮은데 노란색? 파란색?(잘기억안남)옷입고 있은 사람은 쿠팡 본사 담당자이니 그 사람눈에만 띄지 말라그랬음.
엄청 혼나는 건 바코드 안찍고 실어보내버리면, 안보낸게 됨. 그럼 그게 뒤에 가다가 걸림. 등록안된거라고..
개인소지품은 사물함에 넣고 들어와야하는데 꼭 빌런들있음.
그게 나임. 초콜릿 들고 들어가서 몰래쳐먹음. 존나마싯.
어떤 아줌마는 이어폰 끼고 일하다 걸려서 혼남
노래를 엄청 크게 빵빵하게 틀어주는데 잠오니까 그런듯.
12시 넘어가면 밥준다.
라인별로 밥 순서 다른데, 하필이면 친구랑 따로 먹게됨.
그래서 혼자라도 먹어야지, 하면서 갔음.
10년만에 맨밥 처음 먹어봄.
아줌마들은 반찬 싸오신 분도 있고, 다들 맛있게 잘드시던데..나는 힘들어서 그런지 별로 입맛없었음
대부분 대충 먹고 나가서 담배피거나 바람쐰다.
일하면서 바람쐴일 없으니까 대부분 추운데도 나가더라.
점심시간 땡 하면 다시들어감.
이제 슬슬 눈도 뻑뻑해지고, 머리도 기름져지고, 얼굴도 번들거림..입에서 군내도 나는듯..
양치하고 세수하고 나면 더 잠오더라.. 잘때 패턴이라
새벽 2시 넘어갈때 화장실에서 큰소리나길래 얼른 구경감
고깃집 사장님같은 이모가 화장실문을 부술듯이 때리고 있음
누가 안에서 오래 안나왔나봄..
역시 베테랑은 다름. "야 이년 잔다. 나와 이년아" 하길래 더 구경하다가 맞을것같아서 다시 자리로 옴.
4시 넘어가면 잔업할 사람 남고 아닌사람 가라고 함.
인원이 정해져있는지 늦게말하고나 말바꾸면 얄짤없음.
4시~5시에 끝나면 애매한게 집에 갈 버스가 없음.
나는 잔업확정이라 6시에 집에감.
일하면서 제일 어이없던건 텃세아닌 텃세임.
내가 손이 빨라서 뭘하던 잘했음.
근데 같은 라인에 있던 언니들이 나더러 천천히 하라고 짜증냄.
일 빨리해봤자 다음 카트 안들어오면 할일없다고.
대충 뭔말인지 알겠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싶었음.
근데 그냥 시키는대로한
나중엔 너무 손이 느리다고 짜증냄
다신 안보겠지 싶어서 "지랄이야 썅년이" 했는데 괜찮아짐
그렇게 10시간 남짓 일하고 9만 얼마 받았음.
집에가는 버스안에서 돈이 바로 들어왓음.
하.. 하루만에 10만원벌고 왠지 이상하더라
맨날 월급제로만 받아봐서 뭔가 꽁돈생긴거같고?
지하철은 출근시간보다 이른시간이라 9호선이 엄청 널널했음.
슬픈건 다들 행색이 비슷하고 분위기도 비슷함.
출근길 바쁜 느낌이 아니라 지쳐서 우울한 느낌. 졸린느낌.
딱 집에 도착할때즈음 출근시간다되었는지 말끔한 정장입은 사람들이 많이탐. 피곤해보이지만 그래도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의 기운이 있음.
같은 시간과 같은 공간에서 느껴지는 다름 때문에
다시는  쿠팡알바 안감.
그래도 젊을때 한번쯤은 이런 경험 해보는게 좋다고 생각함. 끝!

댓글
  • 딸호구와이프 2019/12/31 23:22

    지랄이야.,썅,,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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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노르 2019/12/31 23:23

    아니 그러게나말이죠 대체 왜 텃세들을 부리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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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愛Loveyou 2019/12/31 23:24

    멋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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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한땀 2020/01/01 09:10

    얼른 구경하러 갔다는 거 귀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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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빵 2020/01/01 09:15

    꿀알바네요 오왕...
    조경업체갔다가 9시간 삽질해서 나무뽑고 왔던거 생각하면... 후 ㄱ-
    3일 못일어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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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식의저주 2020/01/01 09:50

    쿠팡에서 1년 반정도 근무했는데ㅋㅋ
    쿠팡 포장은 그래도 나름 재밌는 알바에 속하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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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슬 2020/01/01 11:48

    제가 요즘 쿠팡 이야기를.하자면. 오전 야간 파트 다해봤는데. 일단 핸드폰 현장에 못들고 들어가게 하구요.
    (삼성 반도체 현장에도 휴대폰은 들고들어갑니다.)
    처음이 초보자 안전교육받는데. 몸쓰는일이라 안전에 유의 하라고 말하면서 휴식시간은 안줍니다.
    조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자리이탈시 고스트회원? 인가로 등록되어서 월급 지급 안해준다고 겁도 줍니다.
    개빡센 공장에서도 12시간 일해봤는데. 공장도 휴식시간 주는데. 쿠팡 얄짤없습니다.
    그리고 야간 근무인데.
    일반 포장인원 7만원 남짓 줍니다.
    야간은 6시부터 새벽 4시까지.
    식사시간 1시간 빼고. 그렇게 일해요.
    지금도 알몬 가서 쿠팡검색하면 급여 알수있어요.
    생각하면 좀 너무 한거같아요.
    젊은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느낌이 젊은애들 빨때 꼽아서 일시키는 느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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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아롱 2020/01/01 13:04

    현직인데 빌런이 너무 많아서 제제할 수 밖에없습니다.
    집품용 PDA로 유튜브보고 뽐뿌보고해서 WIFI차단하고
    휴대폰들고 입장하게해줬더니 집품하면서 휴대폰보니 오집률높고
    휴대폰 PDA들고 화장실가서 한시간 두시간 죽치는사람
    비상계단에 숨어서 하루종일 잠자는 사람
    패딩입고 들어가서 나올때 에어팟 수습개 훔치다 걸린사람
    집품할때 배즙박스열어서 배즙 하나씩 까먹는사람..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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