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1278845

이루공 수술 존나 험하게 받은 썰

img_20161121111542_c5610eb4.jpg

 사진출처:https://m.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8211025&memberNo=37591684 

 

 

 

지금은 수술해서 없는데 내 귀 양쪽에는 '이루공'이라는 특이한 구멍이 있었음

 

이루공이 뭐냐면 사진에서 보이는 저 구멍이 이루공임

 

저게 뭐 질병이나 그런거는 아니고 엄마 배속에 있었을 때 귀가 형성되면서 약간의 기형이 생길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희귀한 유전적 특징임

(우리나라 인구의 100명중에 2~3명 정도 갖고있다나 뭐라나)

 

 

 

그냥 유전학적인 특징이기 때문에 가만히 놔둬도 상관없는데 문제는 저 구멍 안에염증낭이 존재함

 

그 염증낭이 주기적으로 고름을 뿜뿜하는데 그 고름 냄새가 아주 죽여줌

 

꼬카인? 겨카인? 배꼽냄새? 다 좇밥들임

 

시발 존나 썩은 치즈냄새도 이것보다는 훨씬 향기로울 정도로 고름냄새가 아주 지1랄맞음

 

손에 묻으면 비누로 빡빡 문질러 씻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음


 

 

 

쨌든 나는 운이 좋아서 지인의 소개로 번듯한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았음

 

이 이루공 제거수술에 대해 감이 잘 안 잡힌다면 그냥 매복사랑니 발치한다고 생각하면됨

 

수술자체는 그리 복잡한게 아니라서 부분마취로 진행하고 수술시간도 한 쪽당 30분밖에 안걸릴 만큼 어찌보면 단순한 수술

(다만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 대학병원에서 수술받는 것을 권장할 뿐이고)

 

 

차이점이라면 사랑니는 어쨋든 이빨, 즉 뼈이기 때문에 엑스레이로 대략적인 수술견적을 짤 수 있지만

 

이루공은 염증낭이라는 세포조직을 제거하기 때문에 낭의 크기를 함부러 재단할 수 없는 정도?

 

끽해야 수술직전에 염색약을 투입하고 초음파(?)를 쐬여서 염색된 낭의 크기를 간접적으로 측정할 수 있을 뿐이였음

 

 

 

각설하고 평소 문제를 자주 일으키던 왼쪽귀의 이루공부터 제거하기 시작함

 

근데 비록 부분마취는 했어도 이게 귓가 근처에서 수술하는 거잖아

 

메스로 살 찟는 소리, 초고온레이저(정확이 어떤 기계인지는 모르지만 의사쌤 말로는 레이저라고 했음)로 연골자르는 소리, 피가 푸슉푸슉하는 소리 등등... 존나 생생한 소리를 듣다보니 사랑니를 발치하는 것과는 또 다른 공포가 있었음

 

 

 

 

 

그래도 수술자체는 잘 진행 되었는지 왼쪽귀는 20분만에 끝남

 

평소 지1랄 같았던 왼쪽귀가 이렇게 빨리 끝났으니 비교적 얌전했던 오른쪽은 더 빨리 끝나겠다는 희망을 느끼고 있을 때였음

 

오른쪽 귀에 염색약을 투입하시던 선생님께서 갑자기 한숨을 쉬시더니 '와 이거 존나 큰데...' 하시더라고

 

알고보니 오른쪽 이루공은 힘숨찐이였음

 

옆에 수술을 보좌하던 레지던트분도 '교수님 저게 가능한 크깁니까?' 이러니깐 존나 걱정되더라

 

오죽하면 내 손에 꼽고있던 심장 바이탈 측정기계의 속도가 빨라질 정도였음

 

그리고 염증낭이 하나가 아니였음

 

존나 포도다발처럼 여러갈래 뻗쳐있다고 하더라고

 

 

 

 

그래도 일단 수술을 진행했는데... 그래 했지.....

 

시발 존나 고통스럽게 말이야

 

일반적으로는 이루공 수술 절차가

 

마취 →  염증발견 → 레이저로 염증낭 적출 → 환부 꼬맴 → 끝 (20~30분) 인데

 

 

오른쪽 귀는

 

마취 → 이 새끼 존나 깊숙히 박혀 있어! → 근처 연골절단 → 염증제거 → 근데 또 있네? → 주위를 째면서 탐사시작 → 마취가 덜 된 생살을 자름(!!!!!) 으악 ㅅㅂ 존나 아파요! → 마취후 염증낭 탐색 재계(이하반복)

 

 

무려 이 싸이클을 6~7회정도 반복함

 

당연히 수술시간도 덩달아 길어질 수 밖에 없었음

 

아침 9시에 시작한 수술이 12시가 넘도록 이어지고 있었으니

 

오죽하면 옆방에서 수술 끝낸 다른 의사 쌤이 점심 먹으로 가자고 올 지경이더라

(우리 의사쌤이 '어어 먼저 먹어요 형' 이라고 거절함)

 

나는 그냥 공포속에 누운채로 계속 수술도구가 살을 찢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음

 

공포가 익숙해질 때 쯤에는 지루해지지 마라고 마취덜 된 생살을 자르는듯한 신선한 고통도 선사해 주더라

 

 

 

 

 

 

그렇게 아침 9시에 시작된 수술은 1시가 조금 넘어서야 끝나게 되었음

 

회복실에서 만신창이가 몸으로 멍하게 있을 때즘 수술을 집도한 의사님이 수술결과에 대해서 말씀하시더라

 

'일단 모든 염증낭은 다 제거했다. 다만 오른쪽은 연골을 포함한 일부 신경도 같이 잘라내야할 만큼 염증낭이 깊고 넓게 자리잡고 있었기에 휴우증이 조금 남아 있을 수 있다. 진짜 너무 커서 의사경력 20년동안 이렇게 큰 이루공은 처음이다'고...

 

근데 존나 큰 고통+마취 6~7회를 당한 내가 이걸 제대로 들을리가 있나

 

그냥 한쪽 귀로 듣고 한쪽 귀로 흘러냈는데 설명하시는 의사선생님 표정을 보니깐 무슨 실내 낚시터에서 3m짜리 참돔을 낚은 사람마냥 피곤함 속에서도 환희를 느낄 수 있겠더라

 

누군 존나 죽다 살았는데 ㅅㅂ  

 

댓글
  • 심넬 2019/12/29 19:41

    의사선생 : 저널에 쓸 게 하나 생겼군

  • 달의두뇌 2019/12/29 19:41

    의사 20년 경력동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smappa 2019/12/29 19:42

    나도 이루공 수술했는데 갑자기 상처가 터져서
    재수술 한적 있음 ㅠㅠㅠ
    병원도 as가 되더라고

  • 빅팜킬러말콤 2019/12/29 19:42

    뭐지 코팟을때 시원하게 한번에 싹다 뽑혀나오는 성취감을 느끼셨나

  • 달의두뇌 2019/12/29 19:41

    의사 20년 경력동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Pv265z)

  • 심넬 2019/12/29 19:41

    의사선생 : 저널에 쓸 게 하나 생겼군

    (Pv265z)

  • 우유버터 2019/12/29 19:42

    저 염증낭이 귓볼쪽에 있던 애를 군대에서 내가 관리했는데 진짜 한번 염증 생기면 쥬머니처럼 부풀어오르더라 재발 가능성도 높다던데.....

    (Pv265z)

  • 고기벅지할짝할짝 2019/12/29 19:42

    ㅋㅋㅋ 마치 블렉헤드 빼는 느낌이었나 봐

    (Pv265z)

  • 빅팜킬러말콤 2019/12/29 19:42

    뭐지 코팟을때 시원하게 한번에 싹다 뽑혀나오는 성취감을 느끼셨나

    (Pv265z)

  • smappa 2019/12/29 19:42

    나도 이루공 수술했는데 갑자기 상처가 터져서
    재수술 한적 있음 ㅠㅠㅠ
    병원도 as가 되더라고

    (Pv265z)

  • 보초번역가 2019/12/29 19:47

    사실 글의 가독성 때문에 생략해서 그렇지 나도 저거 수술 두번에 걸쳐서 했음ㅋㅋㅋㅋ
    의사선생님이 오죽하면 2차 수술때 다시는 만나지 말자고 하더라 ㅋㅋㅋㅋㅋ

    (Pv265z)

  • 에메랄드마운틴 2019/12/29 19:45

    짜는거 한 번 유튜브에 올리지 그랬어

    (Pv265z)

  • 보초번역가 2019/12/29 19:46

    난 그냥 얼굴에 모포쓴채로 수술받고 있었는데 당연히 모르지 ㅋㅋㅋㅋ
    그냥 수술내내 '으어어 존나 아파요'라고 말 할수 밖에 없었음 ㅋㅋㅋ

    (Pv265z)

  • 한프런트 2019/12/29 19:47

    어쨌든 수술은 잘 된거면 다행

    (Pv265z)

(Pv265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