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txt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 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 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정채봉의 시집 '너를 생각하는 것이 나의 일생이었지' 중.

정채봉(1946~2001).

동화작가, 수필가, 시인이며

애니메이션 '오세암'의 원작 동화를 쓴 것으로 유명.

어머니가 18세에 자신을 낳은 후

20세에 세상을 떠나 할머니 손에서 자랐기 때문에

정채봉은 '엄마'를 불러본 기억이 없다고 회고함.

위에 있는 시는 정채봉이 간암 선고를 받고 투병하면서 쓴 것으로,

2001년 1월 9일 간암이 악화되어 54세를 일기로 타계.

수정.

젖.가.슴.이 뿅뿅으로 필터링될 줄은 몰랐다 ㅅ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