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경비회사 캡x 근무 썰 1편.

(요즘은 조건및 상황이 바뀐점도 있을테지만 당시 제경험 기준입니다.)

현금수송 알바를하다가 무인경비회사에대해 알게되었고

캡x 라는 회사에 3개월에 한번있는 공채시험에 응시했고

약 9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회사에 입사하게되었다.

신입사원들은 경기 청평에있는 모 리조트에서 약 2달간 합숙을 하며

전기,전자,통신,호신술,신속운전,안전,기타 등등을 배우게된다.

뽀대나는 제복차려입고.허리에는 가스총차고 차타고 돌아다니다가

그냥 출동걸리면 부왕~~~~~ 싸이렌 울리며 출동만 하면 되는줄알았는데..

뭐 그리 배워야할게 그리도 많은지..  +_+

2달동안 두꺼운 백과사전 한권 분량을 다 공부하고 매주 시험도 치며

시험에 낙오되면 입사하지못하고 집에 가게되므로

고등학교때도 안했던 공부를 그때 정말 많이 한거같다.

그렇게 재밌고도 신기했던 두달간의 연수원생활을 마치고 

각자 본인 거주지및 지원한 지역으로 배치하여 드디어 첫날 출근을 하였다.

안녕하십니까!!!!!

인사를 하고 지사장과 팀장과 약간의 면담을 끝낸다.

지사장: 

특수부대 출신이라고? 잘하겠구만 

xx팀장. 이친구는 xxx호 차량으로 투입시켜

팀장: 넵! 

업무특성상 군기를 지킬 필요가있어서그런가..

회사가 다분히 군대식이다.

팀장: 

일단 가입자들 위치및 업무파악을 해야하니까 2주동안은 야간근무안하고

낮에만 나와서 차량 선배들 하고 같이다니면서 

지리파악및 업무파악을 할수있도록

그리고 내가 맡게될 xxx호 차량 선배로 보이는 분께 인사를 했는데.. 

인사를 받는둥 마는둥이다.

선배: 

좀 가르쳐놓으면 힘들다고 안나오고 좀 가르쳐 놓으면 또 안나오고..

너같은 신입들 가르치기 지겹다.

너도 하루이틀 따라다녀보고 아니다 싶으면 그만둬.

사람 고생시키지말고..

신입사원의 80%가 입사 6개월내에 그만둘만큼 힘드니

아니다싶으면 걍 때려쳐

나: 아닙니다! 할수있습니다!

선배를 따라 xxx호 차량에 탑승했는데..

가스차. 하루 약300~400km운행. 가다서다 반복에 과속,급정거,급출발을 늘상하다보니

새차 받은지 이제 6개월됐다는데 이미 벌써 씹창날만큼 차는 골골거린다.

그리고 운전자 외에 한명 겨우탈수있을정도로 차안에 뭔가 아주아주 많다.

보조석에는 xxx차량이 맡고있는 가입자들 열쇠가 보관된 금고(?) 같은게 있고

(밤에 출동가면 안에들어가서 확인해야하므로 각각의 열쇠가 다 보관되어있다)

그 금고위에는 PDA,무전기,폰충전거치대 등등..뭔가 많이있고 

운전석 뒷좌석에는 각종 공구,드릴,드라이버세트,메뉴얼,망치등등.. 

보조석뒷좌석에도 뭔가 아주많은데 대충 옆으로 치우고 자리잡아 앉았다

트렁크에도 사다리,공구,장갑,실리콘,등등.. 뭔가 엄청나게 많다.. 

선배: 

일단 우리xxx호가 맡고있는 가입자는 780곳이야.

780곳의 위치를 모두 파악해야하고.

내가 여기 이동네에있다가. 780곳중 한곳에 출동걸리면

여기서 그곳까지 제일빨리갈수있는 도로,골목길,등등을 완벽히 파악하고있어야해

그래야 신속하게 출동갈수있어.

물론 네비를찍고 가도되지만 입력된 주소가 정확하지않을수도있고

네비는 큰도로위주로 안내해주기때문에

그거따라가다가는 차막히고 하면 늦을수도있으니까

맡고있는 고객끝에서 끝까지 쏘고가면 약30분정도되는 이 넓은곳의 지리를 완벽히 파악해야

교육을 끝내고 단독근무에 들어갈수있어.

나없이 너혼자 근무들어갔는데.

어디 출동걸렸는데 길도모르고 가지도못하면 ㅈ되겠지?

그러니 잘 봐둬.

난감하다 780곳을 어떻게 다 외우냐..

그리고 출동걸리면 그냥 어디 놀러갈때 네비찍고가듯 

큰도로 위주로가다가 안으로 들어가는게 아닌..

그곳을 가기위해 막히는곳을 피해

어떤 초등학교 정문으로 들어가서 후문으로 나오기도 해야하는..

어떤 교회의 앞문으로 들어가서 뒷문으로 나오는 

이런 노하우(?)까지 알아야한다니..

ㅈ됐다.. 

예를들어 xx동의 xx텔레콤에서 일을 보고있다가

xx동의 xx금은방. 에 출동걸리면..

내 머리속의 네비로 여기서 거기까지가는 최적의 길을 

곧바로 떠올릴수있어야하는거.

선배:

낮에도 업무 할게많고 점심도 못먹을정도로 엄청바빠.

일일이 두세번씩 돌아다니면서 가입자들 위치 알려줄 시간없으니..

딱 한번 알려줄테니 머리속에 넣어.

두번세번 안가르쳐준다. 분명히 말했다.

일단 여기는 xx동  xx사거리야.

여기서  xx역 쪽으로 갈거야. 

선배는 운전하며 서행으로 가면서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곳곳에 있는 가입자를 알려준다.

저기 한식집보이지? 저기2층에 xx물산.

그옆에 노란건물있지? 거기1층이 xx텔레콤

그xx텔레콤 옆옆 마트건물 3층이 xx인테리어.

xx인테리어를 끼고 돌면 빨간벽돌집이 하나 있어. 거기가 홍길동님댁.

다시 큰길로 나와서 새마을금고를 끼고 우회전한다. 

정신놓지말고 잘봐.

새마을금고 끼고 들어와서 저기 펜스쳐져있는곳이 xx고물상.

xx고물상은 자주 털리는 곳이니가 조심해야해.

여기 마당에 큰개 두마리 항상 풀려있으니까 야간에 출동걸려서 그냥들어갔다가

개한테 물려 디진다. 그러니 조심해.

xx고물상에서 조금더가면 왼쪽에 xx비젼, 그옆이 xx물산. 그옆이 xx전기.

xx전기 옆에 큰 저택 저기가 xx그룹 회장님댁이니 

출동걸리면 항시 1순위로 가야해.

금은방이고 뭐고 무조건 저 회장님댁이 1순위야.

조금이라도 늦으면 귀싸대기 날아온다. ㅋㅋ 조심해라.

이런식으로 선배는 운전을 하며 이동중에 

손가락으로 딱딱 가리키며 여기는 뭐. 저기는 뭐. 이런식으로만 알려준다.

그리고 그 가입자의 특성도 알려준다.

어디는 성격이 더럽다느니. 어디는 뒷문쪽문으로 들어가야한다느니.

어디는 조폭들 있는곳이니까 인사 잘해야한다느니..등등..

두시간정도 몇동네를 돌았더니 한 50곳 정도 된다.

선배: 

지금 한 50곳정도 돌았는데 다 외웠지?

아까 xx동새마을금고 끼고들어가서 처음나오는곳이 어디라고?

모..모르겠습니다... ㅠ.ㅠ

ㅆ발 내머리가 무슨 알파고야? 멘사 회원이야? 

이렇게 그냥 차타고 가면서 툭툭 알려주는걸 어떻게 외우냐.. 와.. 

일주일 같이다니면서 3일은 점심을 못먹었고.

뭐가 안되느니.. 뭐가 안되느니 하면서 고객들에게 쌍욕은 기본이고.

난 진짜 은행여직원들이 그렇게 싸가지없는지 처음알았다.

내가 고객으로 갈때는 상냥하게 웃으며 친절한 그녀들이었지만..

그녀들이 갑. 내가 을 의 입장에서.. 업무적으로 방문해보니..

그렇게 퉁명스럽고 싸가지가 없다못해 진짜 바닥수준이다.

열흘째 되던날..

낮에 모처럼 시간을 내서 김밥천국에서 라면두개 시켜놓고.

이제 막 라면이 나와서 한젓가락 떳는데..

xx은행xx지점에서 비상벨 신호가 들어온다.

이시간에 은행에서 비상벨이라????? 강도가 든건가?? 

선배: 

에이 ㅆ발.. 

야 수저놓고 얼른 텨나와.. 뛰어!!!!!

선배는 서둘러 먹지도않은 라면값 계산하고

졸라게 뛰어나와 차에타고 선배는 부왕!~~~~~ 악셀을 밟는다.

나:

(심장이 두근두근) 은행에 비상벨? 강도 든건가요???

선배: 

아니 낮에 은행에서 비상벨은 

대부분 본사에서 나왔거나 은행자체적으로 출동테스트 하는거야.

이거 늦으면 ㅈ된다. 진짜.. 

재수없이 늦게가다 찍히면 전국 은행 다 해약될수도있어.

여기서 그동네까지 

밤에 차없는 도로라도 15분은 걸리는 거리인데.. 

선배는 미친듯이 밟는다.

신호는 거의 다 째고.

잘 가다가 갑자기 어느 아파트 정문으로 들어가더니..

후문으로 나와서. .

차가 갈수있나? 할만한 골목길로 들어서더니.. 

또 골목길을 빠져나와 

지하 굴다리를 지나. 

어떤 중학교 후문으로 들어가서 정문으로 나오니 딱 그은행이다.

와.. 기가막힌다..

새벽시간이어도 15분은 걸리는 거리를 6분만에 도착했다.

시내길 80~100km 갈때도있고.

과속방지턱따위.. 무시하고 쏘고간다. 

이러니까 차가 6개월만에 씹창이 나지... ㄷㄷㄷㄷ

아.. 이건아닌데.. 이러다가 나죽고 다죽는다 진짜. 

은행에 도착해서 차 시동도 끄지않고 졸라게 튀어 들어갔더니.

은행직원:

어머낫 내가 무릎으로 잘못 눌렀나보네. 

죄송해용~

은행직원이 움직이다가 무릎으로 비상벨을 건드린것이다.

뭐 어쩌겠어.. 실수라는데..

그거가지고 뭐라 하지도못한다.

우린 목숨걸고온다. 조심좀 하라는 늬앙스를 풍겼다간

ㅈ랄ㅈ랄 개ㅈ랄.. 아주 난리날수있다.

라면 한젓가락 떴는데. 배고파 디지겠네

결국 그날도 점심은 재낀다.

보안키 잃어버렸다 보안키 다시 발급해달라.

어디에서 자꾸 잡소리난다. 봐달라.

전화가 먹통됐는데 캡x 때문인거같다. 얼른와서 봐달라.

기타등등 낮에도 출동말고 할일이 태산같다.

낮에 잠깐 짬내서 편의점에서 선배와 캔커피 마시고있는데.

홍길동님댁 에서 호출신호가 왔다.

방문해보니..

곧 명절연휴인데..

본인들이 4일동안 시골에 내려가야하니.

마당에 개가 있는데. 아침,저녁으로 개밥 두주먹씩주고,

개 똥쌓이면 파리꼬이니까 똥 하루에 두번씩 꼭치우고

현관앞에 신문쌓이지않게 따로 보관했다가 명절끝나고 가져오라는것.

ㅅ발 이런것도 해야합니까?

해야한다. 우리 끼니는 걸러도 그집 개 끼니 거르다가 

개가 예민해졌느니 개 밥도 제때 못주냐느니.. 아주 쌩 난리난다.

그걸로 본사 클레임들어가면 수십,수백명이 피곤해진다. 

저번에 어떤 가정집에는 본인들 외출하고 집에 가는길인데 

미리가서 보일러좀 켜놓은라는거.. 

다른곳 출동걸리느라 못갔는데..

아주 난리나고 개 쌍욕 2시간동안 먹은적있다고..

그렇게 우여곡절..  2주간의 교육이 끝났다.

가입자 780곳의 위치는 하나도모르겠고

3일째 그만둘까.  일주일때.. 그만둘까.. 열흘째.. 그만둘까..

2주 교육받는동안 그냥 그만둘까를 세번 고민했다. .

팀장:

가입자 파악 다됐지? 출동걸려도 혼자 잘 찾아갈수있겠지?

나:

저.. 저기.. 아직.. .저기.. .

팀장:

하다 보면 익숙해질거야. 잘해봐.

드디어 내일부터. 선배와 동행이 아닌.

나 혼자만의 단독근무에 들어가는데..

ps. 스왑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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