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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RO3 첫 인상

후지라는 브랜드에서 소니나 니콘 같은 성능적 기대감을 가지긴 어렵고, 약간은 꼰대처럼 고수하는 후지의 관점이
마음에 들어서 후지를 써오고 있어요. Pro3은 세월을 거꾸로 가는 역대급 불편함?을 장착하고 나왔는데, 그 점이 궁금해서
이번에도 역시나 질러 보았습니다.
X100시리즈와 PRO시리즈의 광학 뷰파인더는 다른 카메라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개성이죠.
그 뷰파인더로 디지털 사진을 찍는 행위는 한편으로 웃기기도 합니다. DSLR은 센서만 디지털이지만 미러리스는 느낌이 좀 다르죠.
카메라라는 도구를 사용하다보면, 그 도구를 사용하는 행위가 즐거운 몸의 감각이란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인 감각이고, 감정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자전거를 타거나 커피를 핸드드립 하듯이, 효율적이지 않고
몸이 수고를 함에도 기꺼이 하게되는 즐거운 요소를 느끼게 되는데, 점점 빠릿빠릿해지는 디카들중에
PRO3에 생긴 제한적인? 요소들은 불편하면서도 즐겁게 느껴집니다.
첫날 받아서 이래저래 만지작 거리다보니
스마트폰을 손가락으로 현란하게 만지듯이 다루지도 못하게 되고, 촬영 후 확인도 불편하다보니
전체적으로 사진을 찍는게 느려지게 되더군요. 어느정도는 귀찮아서 정말 필름 끼우고 노출이랑 셧터만 조절해서 찍게도 되고요
무엇인가를 천천히 하게 되는것이 반가워서 좋더군요. 신기하죠 이런 기분이 든다는게.
ㅎㅎ
이게 무슨 정신승리 같지만 ㅎㅎㅎ
나름 즐거움이 느껴져서 좋습니다.
빠릿빠릿한 촬영은 다른 카메라들에게 맡기고
이 아이는 이렇게 써야겠어요.
새로운 카메라 나올때마다 늘 신나고 전작이나 다른 기종이랑 비교도 하게 되지만
정붙이는것이 스펙때문은 아닌것 같아요. 예뻐도, 오래써도, 불편해도 이유는 각자 다르겠죠
여튼. 저는 오래된 디카 쓴다 생각하고 만족하며 정 붙이기로 했습니다.
모두들 즐거운 사진생활 하시길요!

댓글
  • 딸바보인생 2019/11/29 10:54

    저도 같은 맘 입니다. ㅋ
    광고 믿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배신감 좀 느끼고 있지만 맘에드네요 ㅎ
    특히 올곧게 사진에만 집중할 수 있는게 참 좋습니다.

    (jC9Wki)

  • function 2019/11/29 11:03

    그쵸. 이런 아날로그스러운 기분 올만이라 은근 재미가 있어요. 오래 쓸 카메라 같아요. 성능도 준수하고요. :)

    (jC9Wki)

  • 애빼시윤 2019/11/29 16:06

    느림의 미학
    비슷한 느낌을 위해 저도 가끔 일부러 수동렌즈로 찍곤 했었는데
    간만에 보관함에서 꺼내봐야 겠습니다.

    (jC9W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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