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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와 아마추어. 고수와 하수. 작가와 취미 등에 대한 생각 정리.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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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로와 아마추어
사진 프로란 실력고하에 상관없이 단순히 소득의 거의 대부분을 사진 일을 통해 벌어들이고
세금 또한 충실히 납부하는 부류의 사람들을 말하며 보통 자영업의 형태 혹은 월급장이의 형태로 존재하는데
작년에 사업자등록해서 일 몇건 하고 자본금 까먹건 이미 오토를 돌리는 수준이건 현업이면 프로,
아니면 프로 아닌겁니다.
가끔 외주 몇번 뛰고 주말 알바 내지는 프리 뛰는거라면 부업 내지는 투잡의 개념으로 봐야하며
의뢰 받아 고객을 만족시키는 일을 하는 동안 기간제 프로이자 아마추어로 보아도 무방한거죠.
타인이 어떻게 보던 상관없이 고객이 만족했으면 프로다운거고 고객만족 못시키면 프로답지 못한것. 단지 그뿐.
돈벌이와 관계없이 가진 돈도 사진찍으며 까먹으면서 놀고있으면 그게 바로 순수 아마추어죠.
막말로 저나 몇몇 지인분들 보면 기본적으로 아마추어지만 가끔 건바이 건으로 의뢰받고 일하기도하며
저도 제로베이스에서부터 사진을 가르쳐서 지금은 상업프로가 된 제자도 두고 있습니다. (......)
닥치고 아마추어는 프로한테 안된다던가 현업프로가 아마추어보다 무조건 더 잘안다던가.....그런것도 고정관념이예요.
프로/아마추어/프리랜서가 실력을 나누는 잣대라는 그 모든게 그냥 잘못된 고정관념일뿐입니다.
2. 잘찍으면 말해도 되고 못찍으면 입닥쳐라
잘찍으면 존경받아 마땅하고 발언력도 커야하며
못찍으면 경멸받고 찍소리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식의 주장도 간혹 보이지만
이것도 사실 말이 안되는게...영화 못찍는 사람도 영화에 대해 몇마디 할 수 있듯이
사진 못찍는 사람이라도 얼마든지 말 해도 되는겁니다.
아마츄어니 프로니 보정이나 작업에 얼마만큼의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느니 다 필요없고
그저 결과물인 사진이 모든걸 말해준다는 사고방식은 얼핏 타당해보이지만 애초에 전제 자체가 잘못된게
프로는 "클라이언트 만족"이 사명이지 잘찍는게 사명 아니며(결과적으론 보통 잘찍어야 만족시키긴 하겠지만)
무엇보다도 이 게시판 절대 다수를 점하는 아마추어는 '과정을 즐기는'사람들이지
'결과물에 목숨건'사람들이 아니예요.
취미란게 뭔가? 일상에 지친 사람들이 육체적 정신적 피로를 풀고 활력을 충전하기 위해
기호에 맞게 행하는 비생산적 활동 전반을 취미라고 정의하는건데 거기에 결과물 완성도를 들먹이는 것은
정말 번지수가 잘못된겁니다.
물론 소수는 극한의 결과물을 추구하는게 취미일 수 있으나 남에게 강요해선 안되며
하물며 발언력의 경중을 결과물로 평가한다는건 아마추어의 기본을 지나치게 무시하는 실력지상주의의 발현인겁니다.
아마추어는 그딴거 필요 없기에 아마추어이며 아무말 대잔치 벌이는게 취미면 아무말 대잔치 하는겁니다.
아무도 뭐랄 수 없어요.
사진사는 사진으로 말하라고 하고 싶으면 애초에 저런 말도 사진으로 할것이지 왜 게시판에서 말로 하나요.
이것도 일종의 내로남불이죠.
아마추어는 더 잘찍는 실력을 경쟁하는게 아니라 그저 자기가 얼마나 즐겼는가가 중요한겁니다.
실력경쟁 그거 굳이 취미에서까지 해야할까요? 남에게 강요까지 해가며? 심지어 그걸로 타인을 나누는 기준까지 삼고???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전 저보다 사진을 더 잘 즐기는 분들이 존경스럽지
단순히 저보다 잘찍는다해서 무턱대고 존경하지 않습니다.
3. 작가병
가끔 커머셜보다 아티스트적 성향이 강한 분들이 흔히 지니는 성향중 하나인데
상업사진따위는 천박한 사진이고 나의 예술가적 정신이 듬뿍 담아 고행의 고행을 거쳐
어렵고 힘들게 담은 사진은 예술적 사진이라며 명백히 차별하는 경우가 있어요.
결과물은 보면 별거 없는데 그걸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찍었는지를 '말'로 포장하는 경우가 특히 많죠.
글쎄요. 그렇게 진정 대단한 사진이라면 그거야말로 '말'이 필요없이
사진만 봐도 얼마나 어렵고 힘들게 찍었는지까지 전해져야 하는거 아닌가 싶은데
정작 이런 주장 하는 이유가 그렇게 힘들게 찍은 나의 한장이
너네들 커머셜이나 아마추어의 기백기천장보다 가치있다는 자뻑을 하기 위해서인걸 고려해보면
설득력이 정말 없다고 볼수있습니다.
심지어 커머셜과는 달리 예술 사진만으로 먹고 사는 경지에까지 오르는 케이스는 정말 드물고
그 진짜배기 대부분은 이런 게시판나부랭이에 잘 오지 않아요(....).
이런 주장 하는 대부분은 까놓고 보면 100% 사진으로 먹고 살고 납세하는 프로보다
오히려 하이엔드 아마추어에 가까운 속성을 지니는데 죽어도 자기가 아마추어쪽에 더 치우쳐져 있다는건 인정안합니다.
주변에서 아무리 말해줘도 뭐가 문제인지 모르고 고고한 작가임을 연기하는 이 증세를
저는 작가병이라고 부르곤 해요. 오랜 기간 지켜본 바 이 병에는 약도 없습니다.
4. 초보 고수
이거때문에 캐논 포럼이 한때 거의 작살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었는데...
무조건 자기는 초보라고 하는게 겸손이라고 착각해서는 안됩니다. 그건 진정한 겸손이 아니예요.
물론 초초초초고수 레벨에서 보면 한달된 입문자나 일이년된 중수나 거서 거기
초보 고수 따지는게 무의미한 도토리 키재기로 보일 수 있어요.
근데 그런 관점에서 볼 수 있기에 그는 고수인겁니다.
반면 도토리 키재기라고는 하나 거기엔 분명히 일미리 0.5미리긴 해도
차이가 있기는 있음. 작은 도토리 보기에 거대도토리는 넘을 수 없는 거대한 벽으로 보일수도 있는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는게 초보인거고요.
지나치게 초보의 범주를 넓고 크게 잡아 일반화 한 다음 자기를 거기에 넣고 이야기하는것은
때론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심한 불쾌감을 야기할 수 있어요.
이는 십여년전 캐포 초보 사건때 실제로 이미 입증된거나 다름없다고 봅니다.
옆동 보고 생각난거 대충 적어봅니다.......
댓글
  • 푸들꼬미 2019/11/25 11:44

    많은 부분 공감합니다.^^

    (1qJbix)

  • [iZZi]이찌 2019/11/25 11:51

    원론적으로는 맞는 말씀인데
    단지 초보 놀이하던 그때가 그리워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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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루토스 2019/11/25 11:55

    저도 그리운 한편 지나쳤었다고도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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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빨간닭 2019/11/25 12:36

    글만 번지르르한 사람들을 많이 겪어봐서
    아무래도 사진이 뒷받침되야 신빈성이 있는거 아니겠습니까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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