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은 가난했다.내가 갓난아이였을 때는 컨테이너에 산 적도 있다고 한다.
아버지는 두세 가지 돈벌이를 하시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셨다.
학원은 꿈도 꾸지 못했고, 또래 아이들에게는 일상적이었을 게임이나 여행, 놀거리들을 나는 별로 해 본 기억이 없다.
축구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을 때, 아버지께서 나를 데리고 다녀야 한다며 소형 중고차 한 대를 구해오셨다.
120만원을 주셨다고 했다. 비가 오면 창문 틈으로 빗물이 줄줄 샜지만 그래도 자가용이 생겼다며 우리 가족은 좋아했다.
하지만 세상은 정말 차가웠다.
주위에서 아버지가 '똥차'를 몰고 다닌다며 손가락질을 했다.
- 17세 함부르크 유소년 시절 -
독일 유소년 구단 시절은 참 힘들게 버텼다. 한국 식당에 갈 돈이 없어서 허기를 꾹꾹 참았다.
유럽에서 뛴다는 판타지의 실사판은 늘 배고픈 일상이었다.
구단 전용 숙소에서 지내야했는데 나처럼 없는 형편에는 감사했으나, 숙소의 식사가 한국인 청소년에게는 너무 부실했다.
시내 한식당에서 끼니를 해결하기엔 돈도 없고, 시간도 없어서 불가능했다.
한국 음식이 너무 먹고싶어 인터넷으로 음식 사진을 검색해 구경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부모님께는 걱정하실까 봐 그런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결국 아버지가 한국일을 정리하고 있는 돈 없는 돈 전부 끌어모아 독일까지 날아오셔서 숙소 근처의 가장 싼 호텔을 거처로 삼으셨다.
그때까지 유소년 신분이었던 나는 보수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내가 1군 선수가 되고, 분데스리가에서 골을 넣고, 함부르크 팬들을 열광시킬 때도 나와 아버지는 어렵게 지냈다.
가족과 함께 지낼 집도 없었고, 아버지는 자동차가 없어서 매일 호텔과 클럽하우스, 훈련장 사이를 몇 시간씩 걸어다니셨다. 훈련이 시작되면 갈 곳이 없어 혼자 밖에서 몇 시간씩 추위를 견디며 기다리셨다. 비를 피할 곳도 없었다.
내가 함부르크 1군에서 막 데뷔했을때,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내 실제 생활은 정말 차이가 컸다.
함부르크에서 골을 넣고,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의 일원으로서 2011 아시안컵에 출전하고, 여기저기서 인터뷰 요청이 쇄도하며
한국 언론으로부터 칭찬이 쏟아질때도 나와 우리 가족은 힘겹게 버티고 있었다.
숙소에서 사감 선생님의 눈을 피해 밥솥을 벽장 안에, 밑반찬을 책상 아래 숨기며 생활했다. '라이징 스타' 아들을 둔 아버지는 매일 몇시간씩 추위를 뚫고 먼 거리를 걸어다녔고, 어머니는 한국에서 매일 마음졸이며 기도만 하셨다.
TV뉴스에서도 자주 등장했던 신성 손흥민의 일상은 대중의 짐작과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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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사비 100억원을 들여서 가난한 아이들도 축구할수 있도록 축구센터를 짓고 모든 유지비도 손흥민이 부담하고있다.
- 에세이 마지막 부분 -
2019년의 손흥민은 그럴듯해 보이는 사람이에요.
프리미어 리그의 인기 팀에서 뛰는 프로 축구선수죠.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에서 뛰어봤어요.
남들이 보기에 이런 제 모습이 화려해 보일지 몰라요. 하지만 그것은 지금 이 순간의 겉모습입니다. 힘들었던 과거와 뒤에서 이루어지는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죠.
지금까지 어려웠던 날이 훨씬 많았어요.
좌절하고 눈물을 흘린 순간도 많았고요. 사실 지금도 인내하고 또 인내하며 살고 있어요.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죠.
제 인생에서 공짜로 얻은 건 하나도 없었어요.
드리블, 슈팅, 컨디션유지, 부상방지 전부 죽어라 노력해서 얻은 결과물이라고 믿어요. 어제 값을 치른 대가를 오늘 받고, 내일 받을 대가를 위해서 오늘 먼저 값을 치릅니다. 후불은 없죠.
저는 지금 자제하고 훈련하면서 꿈을 향해 달리고 있어요.
흥민아버지와 흥민이는 존경할만함
흥민이 가난했군요 아버지가 축구선수라 어느정도 중산층인줄 ㅠ,ㅠ
ㅜㅜ
손흥민과 아버지 정말 대단 합니다. 절로 고개가 숙여 지네요 ㅠㅠ
인성도 최고
얼굴이 밝아서ㅜ어려운줄은 몰랐네요
손웅정 씨는 진짜 만화에 나오는 인물 같아요 멋짐..
손흥민 에세이는 나중에라도 꼭 봐야겠네요
손웅정씨가 키워낸 유망주들이 잘 성장한다면 정말 한국축구계는 상이라도 만들어줘야함
와 손흥민이 아버지 말씀이라면 철썩같이 들을만하네요
진짜 대단합니다. 가족 모두가요.
손웅정씨 과거 국대 출신으로 알고 있어서 이렇게 어렵게 성장 한 건 몰랐네요
[리플수정]어려웠다고는 하는데 묘하게 언행이 귀족적임 좋은의미로
와 대단한 아버지와 아들이네요. 존경스럽습니다.
솔직히 꽤 사는집안인줄 알았어요
지금의 성공이 더 값지겠네요
존경합니다
잘 자라준 손흥민도 대단하지만
형편 관계없이 자식의 미래에 투자하고 밀어준 부모님도 대단하네요
생활에 급급해서 타협하고 방치하다시피 키우는 부모들도 많은데...
가난했지만 성격이 밝아서 참 좋네요
손선수 앞으론 꽃길만 걸으시길
아버지의 저런모습을 보면서 자랐으니 슈퍼스타가 되어도 아버지 말을 안들을래야 안들을수가 없죠.
아버지와 손흥민 둘다 정말 멋지고 대단하네요
사비 100억 ...
진짜 아버님 대단하시네요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꿈꾸는 무대에서 뛰어봤어요.
남들이 보기에 이런 제 모습이 화려해 보일지 몰라요. 하지만 그것은 지금 이 순간의 겉모습입니다. 힘들었던 과거와 뒤에서 이루어지는 노력은 겉으로 드러나지 않죠.
이런거 불펜에서 100날 말해야 개꼰대 노답소리 듣던데요 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