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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100분 토론. 유시민같은 사람들을 특히 조심하셔야 합니다.

 



엠팍에는 유시민이나 김어준의 팬들이 많은거 같습니다.

유시민이나 김어준의 발언 하나하나에 감동받으시는 사람들이 간혹 보입니다.

그래서 제가 약간 장문을 쓰고자 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많은 분들이 자기가 남들보다 잘하는 영역이 하나씩은 있을 겁니다.

그것이 학위 전공과목이었든 지금 하고 계시는 업무든 각자 즐기시는 취미든 스포츠든간에

본인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잘한다. 많이 안다. 자신있다." 라고 자부하는 분야가 있을 겁니다.

그리고 그런 분야에 있어서 여러분이 다른 대중들과 얼마나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는지 생각해보세요.

해당 분야에 대한 자신의 시각과 비전공자들의 시각은 엄청난 차이가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아시다시피,

기본적으로 뭔가를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선 그 분야에 대해 일반인들과는 아예 다른 수준의 지식이

필요합니다.


컴퓨터 공학를 예로 들어본다면,

여러분들이 키보드에 타자를 치면 모니터 화면에 표시가 되는 간단한 작업을 구현해본다고 칩시다.

키보드에 "Hello"라는 글자를 치면 키보드에 연결된 USB에 신호가 전달되고 그 신호가 일정한 타이밍에 따라

입출력 장치와 메모리를 거쳐서 캐시메모리로 들어간 후에 중앙처리장치에서 데이터를 처리한 다음,

다시 캐시메모리에서 메모리를 거쳐서 그래픽카드로 들어간 신호가 모니터에 전달되어서 

모니터에 "Hello"라고 표시되는 그 과정은 말로 표현할때에는 너무나 간단해보이지만,

그것을 실제로 밑바닥 레벨 = 하드웨어 설계/회로도에서부터 구현하는 것은 비전공자들에겐 

엄청난 큰 벽이고 아무나 할 수 없는 것입니다.

걸으로 보이는 아주 단순한 구현물조차 그것을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선 엄청나도 방대한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지식]이라는게 무엇일까요?

어떠한 관념을 언어화하고 그런 언어화된 것들을 형식화한 다음, 그 형식적인 것들을 얼마나 잘 나열하는지

얼마나 멋지게 서술하는지에 대한 능력을 말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지식이라고 말하는데에는 부족합니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이 표현해내는 이상(ideal)일뿐, 정말로 세상을 분석하고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진정한 지식]은 [과학적 연구방법론]에 따라 얻어진 것들이라 볼 수 있습니다.

현대 학문은 실증주의를 밑바탕으로 하는 과학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과학에서 논리를 전개하는 방법은 크게 연역적 추론과 귀납적 추론으로 나뉩니다.

연역적 추론은 사회/자연현상을 수학적으로 모형화시켜 공식과 수식으로 조적화하는 것이고

귀납적 추론은 수많은 실험과 연구관찰 및 데이터 축적을 통해 결론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학적 방법]을 수행할 줄 아는 사람이 바로 [지식인]입니다.


즉, "그럴듯한 말, 있어보이는 말" 을 하는 추상적인 수준을 넘어서 테크니컬한 부분 

= 수학적인 부분, 정량적인 부분을 구체적으로 다룰 줄 아는 사람이라야 지식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현대 의학(=주류 의학)을 예로 들면,

신장내과 의사들이 콩팥 관련 질병을 가진 환자들에게 약을 처방할때에 사구체 여과율이 분당 몇 ml일때는

약물의 용량을 얼마나 투여해야 할지, 해당약이 간에서 몇 퍼센트가 대사되고, 콩팥에서 몇 퍼센트가 

배설되는지를 측정한 다음, 각 장기에서 대사되는 물질이 무엇이고 그것이 어디로, 어떻게, 무엇으로

변환되는지 알고 투여합니다.

심장내과 의사들은 일반 사람들이 구별할 수 없는 심전도 상의 그래프를 통해 동방결절과 방실결정의

전류신호로 인해 나타나는 패턴을 분석해서 심장박동의 빈맥, 서맥, 세동, 이탈을 관측하여 

심장의 이상 증상을 파악할 줄 알고,

영상의학과 의사들은 X-Ray, CT, MRI 결과를 보고 영상속에서 일반인들이 알아차리지 못하는 

종양세포의 유무와 혈관과 뼈의 상태를 정확하게 캐치해낼 수 있습니다.


이것은 현대 경제학(=주류 경제학)도 마찬가지인데요,

시장(Market)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합리적 선택을 수학적으로 모형화시켜서 Theory를 도출해내는 

연역추론이 있고, 

역사적 경험, 사례분석 = Empiric Research 과 같이 충분히 많은 데이터들을 가지고 통계적 연구방법을

사용하는 계량분석(Quantitive Analysis)이 귀납추론이 있습니다.

경제학자들이 경제정책에 관련된 자문을 할때에 통화공급이 증가되면 Ms곡선이 우측으로 이동하고 

Md 곡선이 우햐항되므로 이자율이 하락하므로 실질 화폐량 M/P는 감소하고 화폐수요곡선도 우측으로

이동하여 이자율이 상승한다는 식으로 설명합니다.

모든 현대 학문이 그렇듯이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라,

실제로 정량적인 부분, 수학적인 부분, 테크니컬한 부분을 다룰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걸 못하면 해당분야의 지식인이라 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인문학 분야 전공자들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인데,

자신의 철학적 관심사가 있고 그러한 인문학적 지평에서 수평적으로 뻗어나가는 무한한 과정에는

열심이지만, 구체적으로 그것이 어떻게 작동해야 하는지의 기술적인 문제에는 심각할 정도로 무지합니다.

무언가 전체를 말하는 것 같지만 그 속에는 기저가 없으며 알맹이가 없고,

"이러한 관점이 있을 수도 있구나." 라는 지적쾌감은 제공할지는 몰라도 현실에서 써먹을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럼에도 자기 자신, 혹은 추종자들은 그러한 지적 쾌감을 세계를 변혁시키는 위대한 순간으로 착각하고

있겠지요.

(마찬가지로 페미니즘이 "학문"일 수 없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옛날부터 유시민이 토론하는 것을 쭈욱 지켜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가 경제학과 출신이라는 것이 잘 믿기지가 않습니다.

사실 대중들은 정량적인 부분, 테크니컬한 부분보다도 감성적인 감정적인 부분을 더 중요시합니다.

유시민은 바로 그러한 대중들의 속성을 파고 들기 때문에 겉으로는 멋있고 논리적으로 보일 수는 있습니다.

"우리 사회를 봐라. 경제는 이래야 한다. 기업은 이래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러이러해야 한다."

라는 말 자체는 굉장히 멋있고 감동적으로 보일지는 몰라도 구체적으로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지에 대한

테크니컬한 분석은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고도성장과 수출위주의 경제" 를 비판하고 [경제민주화]를 외치면서

그럴싸한 경제의 이상(ideal)이나 윤리성을 강조하고 있겠지만,

만약 1960년대 당시 박정희와 경제관료들을 대신해서 그 자리에 여러분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고

해서 과연 오늘날과 같은 세계 12위권 경제규모를 가진 선진산업국가로 발전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과

고민을 할 수 있었느냐는 의문입니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본주의와 시장(Market)의 역할에 대해 자기 나름대로 장황한 철학적인 

이야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정작 Market에서 재화와 서비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들어지며 

어떻게 배분되는지 GDP가 어떻게 성장하는지에 대한 테크니컬한 수학적 모형에 관해선 

설명하지 못하기 떄문입니다.


우리가 사회를 정말로 제대로 논하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서로 더불어 살자, 모두가 더불어 살자."

"맥도날드 알바생과 삼성전자 CEO가 똑같은 가치를 지닌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수출 위주의 경제성장은 잘못되었다.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누리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라는 식의 추상적인 가치를 외치는 수준으로는 절대 안됩니다. 

그런 수준으로는 실제로 사회를 다루지 못합니다.

인간의 선택에 의해 나타나는 경제 현상들을 수학적 모형과 계량 분석을 토대로 설명할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어야 하고, 그 정도 수준이 되어야만 사회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유시민과 비슷한 토론 논리를 펼치는 사람들을 특히 조심해야 합니다.

유시민이 얼마나 멋있는 말을 하든, 감동을 주든, 사람들의 감성과 시원함을 후벼파든 간에 

현실에 실제로 어떠한 정책이 적용되는 원리와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물리학이든 경제학이든 정치외교학이든 행정학이든 모든 학문은 기본적으로 수학적 모형을 기반으로 한

Theory 라는게 있어야 하고, Theory 가 없으면 아무리 멋있고 그럴듯한 말이라도 

그것은 검증되지 않은 것입니다.

저는 유시민이 토론하는 방식을 볼때마다 대중들의 마음을 휘어잡는 언번력이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그의 주장에 대해 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유시민을 언급해왔지만, 내용의 논지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얼마나 말을 멋있게 하느냐?"

"얼마나 사람들을 감동시키느냐?" 는 실제 현실에서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 기저에서 어떠한 현상이 벌어지는지, 또한 그것을 Theory로 설명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떤 조작을 가하면 어떠한 결과가 나오는지에 대한 과학적 방법론을 말할 수 있어야 

그게 지식인 것이고, 그러한 지식인들에게 일을 맡기는 것이 바로 대의민주주의입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저마다의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지지자들에 의해 정치가 종교화가 진행되는 상태이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이미 한국 사회가 반지성주의 포퓰리즘 사회로 진입했다고 생각합니다.

홍준표(홍카콜라), 유시민(알릴레오), 김어준(딴지 일보) 등등 

각자 저마다 유튜브와 방송으로 시민들의 지지를 얻고 이러한 것에 열광하는 한국 사회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여러분들이 유튜브나 팟캐스트같은 것들을 보면서 각자 자신만의 프레임으로 세상을 분석하고

열광하는건 여러분들의 자유입니다만,  그 이전에 진지하게 한번이라도 곰곰하게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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