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는 볍씨색의 수컷고양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인 고양이들의 세계에서
선천적으로 목소리가 너무나 작고
덩치가 암컷보다도 조그마한 쌀이는
언제나 쭈구리 신세였다.
까톡이는 삼색의 암컷고양이다.
몸매의 밸런스가 잘 잡히고
언제나 사람과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며 잘 다가오지 않는
도도한 매력까지 겸비한 미묘다.
바로 오늘, 이렇게 찌질한 쌀이가 절세미묘 까톡이에게 짝짓기를 시도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쌀이의 1차 시도 (15:20)
겨울이지만 마치 봄과 같은 남해의 날씨.
이른 춘심(春心)은 욕정에도 용기에도 동시에 불을 지폈다.
언제나 눈치만 보던 쭈구리 냥생...
이대로 젊음을 버리기에는 너무나 아쉽다.
쌀이는 그렇게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따스한 햇살에 취해 낮잠을 자고 있는
까톡이를 덮쳤다.
매몰차게 거절할 것이라는 우려와는 다르게
까톡이는 가만히 앉아서 달려드는 쌀이를 받아들이는 듯...
하였으나, 적극적인 쌀이의 공격에도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아무런 소득없이 10여분이 지나고
나는 하던 청소를 이어가기 위해서 방으로 들어왔다
쌀이의 2차 시도 (15:50)
청소를 어느정도 마무리지어가던 차에
상황이 궁금하여 다시 나와보았다.
놀랍게도 쌀이는 아직까지도 까톡이 공략에 힘을 쓰고 있었다.
이미 까톡이는 흥미를 잃고 귀찮은듯 피해다니지만
그런 까톡이를 끝까지 따라가며 대시하는 쌀이의 눈동자에는
수컷의 집념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방에는 아직도 먼지가 많다 다시 들어가야겠다.
쌀이의 3차 시도 (17:50)
청소를 마치고 공부까지 한 뒤 쉬는 시간에 다시 나와보았다.
재무행정이 까다로워 짜증을 잔뜩담은 내 시선에
놀라운 장면이 보였다.
쌀이는 무려 2시간동안 까톡이 공략을 포기하지 않은 것이다.
까톡이보다 덩치가 작은 쌀이기 때문에
까톡이가 움직이면 그대로 끌려가고
까톡이가 몸을 뒤집으면 밑에 깔렸다가 다시 나오기를 반복하였다.
포인트를 잡기위해서 다리에 힘을 바짝주는 모습이
눈물겨웠다.
그러나 까톡이의 인내심은 점점 한계에 다다른듯 하였다.
그러나 까톡이의 인내심은 점점 한계에 다다른듯 하였다.
처맞는 쌀이 (17:50)
결국 쌀이는 까톡이에게 따귀를 맞았다.
한 대도 아니고 서너대 맞았다.
가여운 쌀이...이렇게 쌀이의 꿈은 사라지는가.
쌀이의 4차 시도 (17:55)
대단하게도 쌀이는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친쪽은 까톡이인듯 보였다.
쌀이는 진정 포기를 모르는 남자란 말인가.
더 지켜보고 싶었지만 쌀이를 보고 느낀 바가 많았다.
재무행정이 쌀이의 짝짓기 보다 어려울까.
저 왜소한 고양이도 자신의 신념을 위해
몇시간 동안이나 고군분투하는데
나는 고작 공부가 어렵다는 이유로 짜증이나 내고있었으니...
순간 쌀이의 짝짓기 시도를 순전히 재미로 보고있었던 내가
부끄러워졌다.
나도 쌀이처럼 신념을 가지고 살아야겠다.
발정난고양이는 위대하구나.
뿌듯
기운이 느껴진다..빨간기운이
따귀 너무 웃김.ㅋㅋ
이거밖에 못해! 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냥권침해아닌가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ㅋㅋㅋㅋㅋㅋㅋㅋ 뜻밖의 현자타임
막땰은 엔진오일 흘린 자국인거죠~~??
품번 알려드림
재무행정이면 공무원 과목인가요?
쌀이와 까톡이는 참고로 배다른 남매입니다.
요새 막장 드라마 뺨치는 전개!
냥이만도 못한 우리네 인생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