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스레이드 사태를 보고 써보는 씹덕 게임 제작의 불문율들

 

 

 

인싸, 아니 좀 이 바닥에 대해 모르는 인간들이 자주 저지르는 실수들 중 하나임.

 

바로 인기가 많은 기존 캐릭터에다가 새로운 신캐릭을 이어 붙여서 해당 캐릭터의 인기도 함께 끌어 올려보자! 이거 실제로 회사 다니면서 많이 본 소리임. 그리고 꽤 자주 쓰이는 방법이기도 하고.

 

헌데 여기에 반드시 전제 조건들이 있음. 그건 바로 서로 동성캐릭끼리 붙여 줄 거.

 

까놓고 말해서 이 바닥은 아이돌 업계랑 비슷한 구석이 많음.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에 대한 애정으로 게임에 과소비를 한다거나, 그 캐릭터의 굿즈와 관련 스토리를 보기 위해 미친듯이 게임을 파고들고 컬렉팅을 하며 황당한 돈을 들여가며 개인 커미션을 맡기기도 한다거나.

 

헌데 이런 와중에 뜬금없이 이성 신캐릭을 러브라인으로 붙여주는건 비유하자면 사장이 자기 아들이랑 자기 소속 걸그룹 이랑 연애하면 좋겠다고 서로 붙여놓고, 걸그룹 인기가 지속되기를 바라는거랑 마찬가지임. 상식적으로 그게 말이 되는 소리겠냐?

 

그래서 그냥 이런걸 원하면 동성끼리 붙여주면 됨. 그리고 그게 아니라 처음부터 남캐X여캐 커플링으로 만들 생각이었으면 그렇게 등장을 시키거나.

 

 

페이트 2부 1장.

카독 & 아나스타시아 로마노프

 

개인적으로 최근에 나온 커플링 캐릭터들 중에서 가장 잘 뽑혀 나온 캐릭터들이라 생각함.

 

애초에 첫 등장부터 새롭게 나온 신 캐릭터다 보니 선입견이 먹혀 들어갈 일 자체가 없고, 두 사람이 마스터-서버튼 관계로 묶여 있다보니 커플이라는 이미지를 씌우기도 좋고, 스토리 속에서도 서로를 위한 절절한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충분히 납득이 가고.

 

이것말고도 페그오 제작진들은 머리를 잘 쓰는게 시구르드-브륜힐데라던지 항우-우미인 등 원래부터 커플링 전제의 캐릭터들을 잘 깔고 가면서 신캐릭터에 처음부터 짝이 있어도 별 말이 안 나오게 잘 해결해 나감. 그러면 페이트 시리즈는 항상 이렇게 성공만 했는가? 그건 또 아님.

 

 

 

 

 

페이트 시리즈 팬들의 주적들 중 한명, 질 드레가 반드시 죽이고 싶어할 자캐딸 그 자체인 캐릭터.

 

이 지크라는 캐릭터의 가장 커다란 문제는 이놈과 잔다르크를 커플링으로 묶기 위해 너무 심한 무리수를 많이 뒀다는 점임. 애초에 팬덤의 인기는 이딴 인남 신캐 지크보다 이전부터 디자인이 공개되고 페이트 제로에서 살짝 등장하며 인기가 급상승한 잔다르크 쪽이 월등한 상황이었음. 심지어 공식이든 비공식이든 나름대로 쌓아놓은 이미지나 설정등도 존재했고.

 

헌데 페아포에서는 그 설정들이 죄다 깡그리 무시되고 지크라는 주인공 남캐를 뿅뿅하는 챙녀가 됨.

 

전쟁터를 돌아다녔던 성녀가 웬 인남캐 한명이 피투성이가 된 거 보고 비명을 내지르지 않나, 지크군은 저를 임신시키고 싶으신 건가요 등등 어처구니 없는 전개들이 연발로 뻥뻥 터짐.

 

 

 

 

 

질드레도 아마 이걸 봤으면 그 뿅뿅같음에 개 쌍욕을 해댔겠지.

 

그리고 저 위의 킹스레이드 사태의 본질도 이거랑 비슷함. 인기있는 캐릭터, 팬덤이 강하게 자리잡은 캐릭터에다가 이성 신캐릭터를 띄워주기 위해 붙이면서 뜬금없는 사족과 팬들이 싫어할 설정이 덧붙여지게 되는 거. 당연히 슈발 이러고도 판이 안 깨지길 원하면 그거야말로 웃긴 이야기겠지.

 

그러니까 슈발 프로듀서 기획하는 놈들아. 니들이 NTR 동인지 보면서 딸치는거에 뭐라고 안할테니까 좀 정도는 지키자 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