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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심해서 당일에 쓰는 편도절제술 후기

음슴체로 쓸게요
평소에 편도염을 자주 앓았는데
올해 응급실을 두번이나 가고 입원도 하다보니
나의 신체 일부가 너무 미워짐
생리통이 심해서 빡쳐서 자궁에 복수한다는 마음으로 셀프 배빵 갈겼던 전력이 있던 나로서는 절제따위 두렵지 않았음
나를 괴롭히는 무언가가 있다면 신체 일부일지라도 파.괴.한.다
그리고 편도절제술 뭔가 멋지지않음?
약물치료 하시겠어요? 절제하시겠어요?
묻고 절제로 가!
편도가 문제니까 원인을 없애버린다는 게 뭔가 쿨해보여서 마음에 들었음
수술 전날 입원해야된대서 어제 소곱창으로 마지막 만찬을 즐기고 샤워까지 싹 하니까 중대한 문제가 발생함
병실이 로비에서 멀어서 와이파이가 안잡힘
이미 꿈도 희망도 없어진 절망적인 입원기간이 되었음
암튼 축 쳐진 나에게 간호사님이 오시더니 바늘 미리 꽂는다함
ㅇㅋㅇㅋ하고 팔 내밀었는데 바늘이라더니 뻥 좀 보태서 롱소드 꺼내심
길이도 길이인데 개두꺼웠음 진짜루
그리고 난 혈관이 원래 매우 얇아서 한번에 잘 안될때가 많은데
이번에도 손목 옆부분에 시도하시다가 간호사님 gg치심
들어가다가 중간에 안들어가서 손등으로 옮김
원래 꽂으려다 바늘 뺀 자리 보니까 빨간색 블랙홀생김
바늘 아니고 롱소드 맞는거같은데
간호사님이 죄송하다는데 제 몸이 그런걸 어쩌겠어요 하핳 하고 웃어드림
암튼 띵가띵가 놀다가 12시부터 금식이라(물도 안됨)
11시 50분에 물마시고 드러누워서 유튜브봄
내 데이터지만 1080화질 포기는 안되더라구여
어찌어찌 시간지나서 오늘 아침에 수술실 가려고 침대에 누움
저 멀쩡한데 꼭 누워서 가야돼여? 하니까 지금은 그래도 수술후엔 누워서 이동해야한다함
알았다하고 얌전히 있는데 갑자기 한 간호사님이 머리 안묶어도 되나? 하심
두분이 날 빤히 보시더니 고무줄 하나씩 가져와서 양갈래머리 해주심..
높낮이도 다른 삐삐머리
그 상태로 누워서 수술실로 이동하는데 지나치는 사람들마다 응급환잔가? 침대지나가네 이런느낌으로 날 봄
너무 수치스러웠음
공개처형이 다른게 아니라 삐삐머리하고 침대타고 이동하는게 공개처형이다 ㄹㅇ루..
엘베타니깐 침대가 가로로 놔져서 발쪽에 엘베 버튼 있었는데
중간에 타신분들이 6층인가 눌러달래서
나 발로 누를수 있을거같아 하니까 다들 웃으심
하나도 안아파보인다함ㅋㅋ
그래서 안아픈거 맞아요 곧 아플예정이라고 농담도 함
암튼 수술실 들어가서 대기하다가 마취과 의사샘 오셔서
기도로 삽관할거고 잠은 금방깨는데 뻐근할수있다 말씀하심
ㅇㅋㅇㅋ하고 동의서에 사인하고 수술실 들어감
몸무게 물어봐서 대답하니까 마취주사 가져오심
물에 밀가루 탄거마냥 허여멀건한게 한가득 있길래
오 이게 그 우유주사예요? 하니까
그거 다 뻥이예요 되게아파요 말씀하신거 맞긴맞아요
이래서 와 신기하다 하다가
혈관을 타고 돌덩이같은게 이동하는 아픔에 와 아프다 하다가
악 개아팍 하고 기억을 잃었습니다
보통 후기같은거 보면 숫자 세라고 한다는데
저의 마지막 말은 7이나 8이 아니라 악 개아팍이었군요
누가 깨워서 일어나니 이미 수술실과 회복실 사이였고
엄청난 통증을 호소하니까 신청해놨던 무통주사 놔줬음
보통 수술직후는 안아프다는데 난 왜 아팠지
침대타고 다시 병실로 이동하는데 콧물이 목 뒤로 넘어갔는지 코로 숨쉬기가 힘들었음
살짝씩 기침해서 막힌거 좀 뚫고 앉아있으니까 금방 나아짐
그때쯤 무통주사도 효과나와서 지금까진 쌩쌩함
국가에서 허락한 유일한 ㅁr.약.ol.Ll.ㄲr. . ☆
아직 혀에 마취가 덜풀려서 맛도 잘 못느끼고 발음도 어눌해서 좀 답답한감이 있음
이제 무통주사 빼고 퇴원하면 지옥 시작이라는데
지금은 살아있으니 후기 함 써봤슴다

댓글
  • 아무말대참사 2019/09/24 21:16

    "뭐 죽으란 법은 없으니 지옥같은 경험만 일주일 정도 하시면서 살아가실꺼예요"라고 경험자가 얘기해주네요.
    저도 해볼까 하는데, 후기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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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졓아♡ 2019/09/24 21:22

    저도 편도선때매 늘 고생이라 두근거리며 보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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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갸랴도스 2019/09/24 21:34

    저도 수술했는데 ㅎㅎㅎㅎㅎ 깊은 편도는 제거가 안된다나 머래나 여튼 지금도 이비인후과 단골로 살아갑니다 ^^^^^^^^^^ 재수술도 못하고 하 그래도 편도선으로 응급실 가는일은 사라져서 조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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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꺄~♡ 2019/09/24 22:15

    선천적 얼간이들 (재) - EP.29_원한의 편도
    [네이버웹툰]
    http://naver.me/xQmqrfJG
    이게 갑자기 생각나서 ㅋㅋㅋ 친구가 베라 아이스크림 사오면 의심하세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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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쓱빡 2019/09/24 22:34

    낼 아침에 일어나셔서 무심코 침삼키시고 악!개아퍽 하고 소리지르실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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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서리안 2019/09/24 22:38

    저도 편도선제거 수술 받았는데
    아수크림 많이먹으라는것
    뜨거운건 삼가라는것이 기억나고
    한 일주일정도 뭐 삼킬때마다
    통증이 빡쳤던게 기억나네요
    그리고 엎드려 있는게 좋다고 기억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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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lways-will 2019/09/24 22:49

    저는 5살때 편도선 수술해서 떼어냈는데 그때한 게 다행이군요.
    숨을 못 쉬어서 5살인데도 각서쓰고 수술했다는데..
    사실 목 아픈 기억은 거의 없고, 병실에 아저씨들 많았던거랑(5명정도 다인실)
    아이스크림을 진짜 어마어마하게 먹은 기억은 나요.
    그때 질려서인지 그 이후부터 지금까지도 아이스크림은 안 좋아해요.
    근데 편도선 수술을 했는데도, 지금도 감기 걸리면 목부터 붓고 여전히 편도 부분 자주 아프고 열나요.
    그럴때는 얼음주머니를 목부분에 대주고, 얼음 입안에 머금고 있으면 좀 낫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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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노르 2019/09/24 22:51

    ㅎㅎ3주정도 자극적인거 못먹다가 회복후에 부추김치 먹고 맛있어서 울뻔했습니다ㅋㅋ
    진통제 맞을때가 천국입니다...
    확실히 수술후에 편도염이 없으니까 편하긴한데 수술회복과정이 너무 고통이에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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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쵸팡 2019/09/24 23:28

    ㅋㅋㅋㅋ글 잘쓰신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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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zed.DABO 2019/09/24 23:46

    편도결석 때문에 이비인후과에서 편도절제술을 자주 권하는데 간단한게 아니었군요 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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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운팅스카이 2019/09/25 00:00

    저도 편도 제거술 받았는데 목은 안아픈데 감기걸리면 열부터 나요.. 그리고 퇴원시 누군가의 실수로 가루약 받을걸 알약으로 받았는데 .. 개중에 하나는 엄지하나만한 크기여서 삼킬때 힘들었는데 나중에 외래가서 그동안 수술부위 안터져서 온게 천운이란걸 알았습니다 ^^; ... 마취할땐 전 숫자는 모르겠고 마스크 씌어줄려고 얼굴로 내리는것만 기억나는데 깨보니 회복실~정말 아팠어요 . 눈으로 저 깻어요... 하면서 여기저기 쳐다보다 돌아다니던 샘이랑 눈마주쳐서 병실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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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늘을보다 2019/09/25 00:03

    이것도 케바케인가봐요.. 제 주위에 한사람 4명 있는데 두명은 좀 불편한정도?(3-4일후에 바로 치킨먹고 담배피움) 두명은 엄청 아팠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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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솔로남 2019/09/25 00:06

    딱 일주일 아파요... 1주부터 2주까진 불편한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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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nfused 2019/09/25 00:17

    전 어릴 적에 했는데...하...
    아이스크림 고를 때 알갱이 있는건 사지 마세요.
    슈팅스타 엄마는 외계인 기타등등... 죽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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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뤼에르 2019/09/25 00:18

    제가 볼 땐 이분 아직 마취덜깸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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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지개벽 2019/09/25 00:41

    한동안은 투게더 외에는 아무것도 드시기 싫으실거에요...혹시나 피터지시면 바로 병원가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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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c스테고 2019/09/25 01:17

    코골이 수술이랑 같은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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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언상병 2019/09/25 01:35

    저도 똑같이 이거 앉아서 가면 안돼요? 그랬는데 ㅋㅋㅋㅋ 안아픈데 누워가니까 이상하더라구요 ㅋㅋㅋ
    그리고 간호사님이 롱소드 꺼낼때 그 충격은...ㅋㅋㅋㅋㅋ
    저는 깨자마자 너무 아파서 눈물흘렸어요ㅠ 원래 수술에 드는 시간 대비 엄청 아픈 수술이래요..
    아마 무통 끝나시면 침삼키는데 고통스러울겁니다
    그리고 상처 아물면서 생기는 그 흰 딱지... 냄새 난리납니다 ㅠ 누구 옆에 가서 입 못열어요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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