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천국 코하비닷컴
https://cohabe.com/sisa/1161858

[타기] 프놈펜, 캄보디아 #1

안녕하세요.
모두 풍성한 한가위를 보내셨는지요.
출장으로 가족과 떨어져 추석을 보내다 보니, 올해 따라 송편이 많이도 그리웠더랬습니다.
3주간의 다른 출장이 이번 주말부터 예정되어 있고 이번 주도 내일부터 3일간 다른 회의를 주관해야 해서 얼마나 짬이 날지 모르겠지만,
지난 주 캄보디아 출장에서 느낀 소회를 잠시 글과 사진으로 옮겨 보고자 합니다.
다만,
- 디지털 스냅 바디를 들여 담았다니 이곳 필름포럼에서는 방계가 되어버린 기분입니다. 그래서 이곳 자유게시판으로 옮겨 올려봅니다.
- 오늘 사진은 최대한 선별한다고 했지만 보시기에 불편한 사진이 분명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우선 양해를 구하고자 합니다.
:::::::::::::::::::::::::::::::::::::::::::::::::::::::::::::::::::::::::::::::::::::::::::::::::::::::::
인간이 얼마나 잔인할 수 있을까?
우리는 전쟁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직면 했을 때 일부의 사람들이 얼마나 잔혹하게 변하는지 간혹 동 시대를 겪은 사람들의 증언, 남겨진 문헌, 또는 영화 등을 통해 접하곤 한다.
영화 킬링필드!
중학교 시절 학교에서 단체로 영화 관람을 하게 되었는데, 그 때 받은 충격과 끔찍한 몇 몇 장면들은 몇 십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도 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다.
이상적인 집단 공동체 국가를 꿈꾼 폴포트의 크메르루즈. 도시 거주자들을 강제로 농촌으로 이주시켜 농사를 짓게 하고 지식인들은 잠재적인 반역자로 간주하여 집단 수용하고 학살한 끔찍한 대만행들. 안경을 쓰거나, 손이 부드럽거나, 온화해 보이면 모두 지식인으로 의심하여 강제 수용소로 수용되었고, 후한을 없앤다는 이유로 이들의 자녀들까지 모두 수용과 처형이라는 과정을 거쳐 갔으니, 그 당시 인구 네 명 중의 한 명이 이러하게 처형되었다 하니 믿기지 않을 지경이다.
인구 1,500만명. 적지 않은 영토에 비해 낮은 인구 비율은 이들이 겪어온 전쟁의 여파가 지금까지 여실히 수치로 보여주고 있고, 이는 경제 발전을 위한 내수 시장의 적정 규모에 까지 미치지 못하고 하고 있어 세계 최빈국 중의 하나로 여전히 머물게 하고 있다.
더욱이 한 세대의 절멸에 가까운 이러한 살인은 후대에 커다란 트라우마를 안겼고, 지적인 갈망 또는 호기심이라는 것이 후대에 의해 회복되기란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듯 하다.
나는 이번 출장으로 온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이들 민족이 겪었을 역사적 슬픔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고 기회가 되면 내 자리에서 위로해 보고자 발걸음 하나 말 한 마디를 조심하게 된다.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잠깐의 여유가 있어, 잠시 투어슬랭과 킬링필드라는 곳을 다녀왔다. 두 곳 모두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 상세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안내를 위한 버튼 하나 하나를 누를 때 마다 들려오는 음성 안내는 나의 마음을 찢어지게 하였는데, 서툰 글로 그들의 아픔을 옮기고 위로할 길이 없어 몇 장의 사진으로만 남겨 보고자 한다.
다만 안내 말미에 나온 한마디.
이러한 추모공간을 만드는 것은 이곳에서 고통 받고 숨졌을 사람들의 영혼을 추모하고, 후대들이 이러한 아픈 역사의 교훈 아래 다시는 이러한 끔찍한 사건을 만들기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옮겨 내 마음속에 다시 새겨 보고 싶다.
L1010592.jpg



























L1010601.jpg




























L1010611.jpg




























L1010614.jpg




























L1010615.jpg




























L1010616.jpg




























L1010638.jpg




























L1010647.jpg




























L1010652.jpg




























L1010663.jpg
leica q | summilux 28mm f1.7 | phnom penh, cambodia | sep. 2019


출장을 떠나오기 전 다시 한 번 영화 킬링필드를 보고 싶었지만, 언제나 그렇듯 쫏기듯 출장 준비를 하는 터라 그럴 호사 스러운 여유는 나에게 없었고, 출장지 호텔에서라도 보고 싶었지만 인터넷으로 영화를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듯 했다. 아쉬운 것은 영화 내용이 조금이라도 더 기억이 났다면 프랑스 대사관 주위를 거닐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루었을 그 공간을 더듬어 보지 못했다는 것과 외국 기자단이 현지 사정을 외부로 전달하던 메콩강 강가에 있는 FCC 라는 곳을 찾아가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캄보디아에서 먹은 음식문제로 뒤틀린 속을 진정시킨다는 빌미로 하루 반 정도를 지난 주말 누워 지내야 했는데, 이는 나에게 영화 킬링필드를 찾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었으니 나름의 감사한 시간을 보냈다 해야할까?. 중학교 시절 어떤 의미인지 설명없이 보았던터라 장면 장면으로 기억되던 내용이 이제는 맥락을 넘어 감독과 연기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이 조금 더 이해가 가는 듯 하다. 이런 나를 바라보며 아내가 묻는다. 왜 그 끔찍한 것을 다시 보냐고. 왜일까? 출장에 돌아와서 기분 유쾌하지 않은 영화를 다시 찾아 보는 이유는? 그건 아마도 그 끔찍한 전쟁을 겪은 이들에 대한 연민이 아직도 더 남아 있기 때문이지 싶다.
댓글
  • Billevans 2019/09/16 11:42

    "Nothing to forgive. Nothing "
    영화 마지막 부분에 흘러나온
    존 레논의 Imagine..
    참 감명깊게 본 영화였지요

    (jElamx)

  • ernie 2019/09/16 14:27

    제가 제일 좋아하는 곡이지만 그 곡이 그 영화안에 삽입되었다는거를 영화를 다시 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종교도 소유도 없다면 전쟁이라는 것도 없을거라는 가사가 더 가슴에 와닿게 합니다.

    (jElamx)

  • 따뜻한생각 2019/09/16 11:48

    이념에 빠지면 정의가 수단이 되고, Fact도 왜곡한다고 하지요.

    (jElamx)

  • 수술 2019/09/16 15:02

    저도 그 영화를 단체로 관람했던 기억이 나네요..
    볼때는 너무 잔인하고 끔찍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올려주신 작품들 보면서 그들의 아픔과 우리의 아픔이 전혀 다르지않음을
    알게 됩니다...연이은 출장 늘 건강 챙기시길 바랍니다

    (jElamx)

  • 카아아아아악툇!!! 2019/09/16 18:15

    멋진 글과 사진이네요

    (jElamx)

  • 쥬나 2019/09/16 18:55

    헛; 저도 캄보디아~ㅎㅎ;;
    고생 많으시네요~^^

    (jElamx)

  • sk에이브이nd 2019/09/16 19:00

    저기가지 갈 짬이 없어 시내에서 일만 보고 돌아 왔었네요.
    후덥지근하고 호텔 옆 골목 식당 음식이 싸고 푸짐했었던 기억이...
    킬링필드의 희생자 숫자는 키신저의 명령에 의한 미군의 공숩으로 숨진 숫자가
    더해져 엄청난 수로 이야기 된다는 그래서 키신저의 노벨상 수상을 비난이 많았다는
    이데올로기 전쟁이 한창일 때 정치적 프로파간다의 왜곡의 한 예일 수도 있습니다.

    (jElamx)

(jElam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