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조국은 '금수저' 출신(진짜 금수저들이 보면 비웃겠지만, 서민들에겐 조국도 금수저 맞다)임에도 불구하고 살아오면서 나름 민주-진보-개혁의 편에 서 왔다. 소위 '강남 좌파'인데, 내가 보기엔 '강남 수구'보다는 천배 낫고 그냥 '한국 보수'보다도 백배는 더 낫다. 조국--원*룡-나*원 등이 모두 서울 법대 동기동창이라는데, 개인적으로 조국>>>>>>>>>>원*룡>>>>>>>>나*원 순으로 평가한다.
조국의 SNS 내용등을 근거로 조로남불, 언행불일치를 비판하던데, 솔직히 말이라도 그렇게 입바른 소리 해본 사람들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고 싶다. 금수저 출신이니까 금수저도 별 거 없다고 말 할 수 있는 거고, 특목고 학부모 해봤으니까 특목고 문제 많다고 비판할 수 있는 거고, 서울대 출신이니까 당당하게 서울대 폐해 많다고 지적할 수 있는 거다. 금수저, 특목고, 서울대 출신에 자기 잇속만 챙기면서 금수저, 특목고, 서울대 옹호만 하는 사람들보다는. 백배 천배 낫다. 금수저, 특목고, 서울대 출신도 아니면서 금수저, 특목고, 서울대 *꼬 빠는 사람들은...그냥... 마.. 말을 말자.
2. 이번 이슈가 된 여러 의혹 가운데, 국민적 공분을 가장 많이 산 것이 딸의 진학 관련 의혹들인데, 솔직히 나도 처음엔 언론 보도들만 보고는 조국을 비난했다. 그러나 시간을 갖고 좀 더 찬찬히 들여다 보니, 이건 조국을 욕할 게 아니라 오히려 칭찬해야 하는 게 하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이유를 이야기 해보겠다.
1) 조국 딸은 한영외고에 진학할 때 원래 해외 체류자를 대상으로 하는 특례입학 신청을 했는데, 여기서 떨어져서 일반전형으로 입학했다고 한다. 이미 존재하는 제도를 합법적으로 이용하다 물먹고 다른 제도를 역시 합법적으로 이용한 것이다. 법과 제도를 정확히 준수한 것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인가? 금수저인데 특례입학으로 바로 붙지 못하고 한 번 떨어진 게 문제라는 것인가?
2) 조국 딸은 한영외고 진학 중 당시 바람이 불었던 학부형 인턴십에 지원하여 2주간 서울-천안을 오가며 성실히 자기 임무를 수행했다고 한다. 인턴십을 할 연구소를 찾을 때는 당연히 이런저런 연줄을 이용하였을 수 있다. 흙수저인 우리들도 대부분 그렇게 한다. 하다 못해 봉사활동 시수 채우기 위해 봉사기관 찾을 때도 엄마, 아빠, 삼촌, 고모, 먼 친척 연줄 한두번 이용하지 않은 사람 드물 것이다.
그렇게 소개받은 인턴십이나 봉사활동을 아예 하지 않거나 제대로 하지도 않은 채 확인서만 받는 게 문제지 그 기관에 가서 열심히 하는 것이 무슨 문제겠는가? 천안 단국대뿐만 아니라 공주대 등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인데, 조국 딸은 형식적으로 흉내만 내는 인턴 활동을 한 게 아니라 제대로 열심히 인턴활동을 한 것으로 보인다. 조국이 고지식하다고 하는데, 그 딸도 아마 그런 모양이다. 어쨌든 여기서도 조국측은 이미 존재하는 제도와 규정을 정확히 준수했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게 문제가 되는 건 바로 단국대 의대 연구소 병리학 논문 제1저자 등재 건인데, 이건 나도 처음엔 저절로 욕이 튀어 나왔다. 보자 말자 이건 교수들끼리 서로 자기 논문에 자식들 이름 올려주면서 짬짜미하는 수법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많은 국민들도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그러나,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니, 이건 그냥 단국대 장*표 교수가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한 것이라는 잠정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대충 이해하는 상황은 이렇다. 장 교수는 조국 딸이 인턴으로 오니까 기존에 남아 있던 연구 과제 중 하나를 떼내어 간단한 실험이나 데이터 정리 같은 걸 맡겼는데, 얘가 그걸 엄청 열심히 했다. 장교수는 그걸 원래 해외 학술지에 기고하려는 생각이 있었고, 인턴이 외고생이라 논문을 영어로 번역해보라고 시켰더니, 역시 꽤 열심히 했다는 거다. 얘가 외고 유학반에서 외국 유학을 준비하는 것 같은데, 당시엔 과고나 외고 유학 준비생들이 대학 연구소등에서 인턴십하면서 논문에 이름 올린 후 그걸로 외국 유명대학에 입학하는 게 신문에 대서특필되고 하던 때라, 장교수도 얘에게 유학 도움되라고 논문에 이름을 올려줬다는 거다.
문제는 왜 하필 제1저자냐 하는 건데, 솔까말 그거야 논문의 실제 집필자인 장교수 맘이라는 거다. 추정하기론, 그 논문이 공동저자가 몇 명 있는 공동논문이긴 하지만, 논문 내용 자체도 아주 단순하고, 사실상 장교수 개인 단독 논문이기 때문에 장교수를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제1저자를 주기도 아주 이상하고 민망한 그런 논문이라는 거다. 따라서 장교수가 제1저자가 되어야 하지만, 그 장교수가 조국 딸이 기특해서 그 아이에게 도움되라고 그냥 제1저자를 사실상 '선물'한 거라고 볼 수 있겠다. (개인적으론 잘못된 선물이었다고 본다).
4) 자, 여기서 남는 문제는 장교수가 과연 외부, 즉 조국측의 청탁이나 압력 없이 순전히 혼자서 제1저자 등재를 선물했냐 하는 것인데,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청탁이나 압력 그런 건 없다는 것이다. 추후 단국대측의 조사나 검찰 수사로 실체가 밝혀지리라 본다. 물론 순전히 장교수의 선의였다고 하더라도 조국측에서 그걸 사양할 수는 없었을까 하는 아쉬움은 남는다. 과한 선물을 정중하게 거절하지 못한 점이 조국측의 실수라면 실수다.
5) 그래도 조국 측이 그 선물을 악용하여 고려대 입시에서 크게 써먹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꽤 양심적이었다고 본다. 일각에서 주장하듯이 SCI 학술지에 실린 그 논문의 제1저자 등재 사실이 그토록 값어치 있는 선물이라면 당연히 대학 입시에서 그것을 써먹고 싶은 게 인지상정일 것이다.
그러나 조국 측은 그 선물을 사실상 써먹지 않았다. 그 게 통할 수 있는, 고려대 '과학영재전형'을 택하지 않고, 그냥 외고 졸업생들에게 기회를 제공하는 '세계선도인재 전형'에 지원을 하였다. 그리고 자소서에도 논문 제1저자 등재 사실은 전혀 언급하지 않은 채, 인턴십 참여 사실과 그 결과 논문에 '이름이 올랐다'는 그야말로 객관적인 사실만을 간략하게 언급하였을 뿐이다. 논문 관련 언급이 아예 없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이 정도만 하여도 충분히 양심적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6) 조국 딸은 대학 입학 때는 환경정책 관련 분야에 관심이 많았던 것 같은데, 대학 재학 중 의대 쪽으로 방향을 수정한 것 같다. 당시엔 의전원 제도라는 게 있어서 학부에서 생명과학 분야 등을 전공한 후 의전원에 진학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조국 딸도 아마 그런 학부 영향을 많이 받지 않았을까 싶다.
어쨌든 고려대 생명과학부를 졸업한 후 서울대 의전원에 지원한 모양인데, 여기서 1차 물을 먹은 것 같다(서울대 법대 교수였던 아빠의 빽이 전혀 통하지 않은 듯하다). 서울대 의전원에 지원한 것으로 봐선, 대학 학부 때 성적도 나쁘지 않았던 것 같은데, 자세한 건 알 수가 없다. 서울대 의전원에 떨어진 후 대안으로 서울대 환경 대학원에 지원하여 합격한 것 같다. 예전부터 환경에 관심이 있었던 것 같으니 그런 선택이 크게 이상하진 않다. 그러나 의전원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다음 해에 부산대 의전원에 지원하여 합격한다. 높은 어학 점수가 합격 요인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학업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2차례나 유급을 받는등 고전하고 있는 중이다(역시 아빠의 빽이 소용 없는 모양).
이 과정에서 무슨 불법, 탈법적인 요소가 있는가? 내가 보기엔 나름 자신의 미래를 위해 주어진 제도 안에서 열심히 노력하고 좌절하는 20대 청춘이 보일 뿐이다. 물론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진학하여 한국의 환경 정책을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더라면 더 보기는 좋았을지 모르겠다.
7) 이 과정에서 장학금 관련 의혹이 있긴 하다. 고려대 재학 중 장학금 관련 보도는 일체 없는 걸로 봐선, 조국의 말대로 대학 재학 중에는 장학금 신청을 안했을 수도 있다고 본다.
문제는 대학원 때 받은 장학금들이다. 하나는 서울대 환경 대학원 재학 중 2차례에 걸쳐 받은 총 800만원과 부산대 의전원 재학 중 총 6차례에 걸쳐 받은 1200만원, 합계 2천만원의 장학금이 그것이다. 대학원 과정 4년간 8학기에 걸쳐 총 2천만원의 장학금을 받았는데, 학기당 평균 250만원 수준이다. 많다면 많고 적당하다면 적당한 금액이다. 문제는 그 장학금 수혜 과정에 약간의 의심스런 구석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 환경 대학원 장학금의 경우 동창회 창구를 거친 외부 장학금이라는데, 선정 및 지급 절차에 당시 서울대 교수였던 아버지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가 없었는지 밝혀야 한다고 본다. 돈 때문에 그랬을 것 같지는 않지만, 이후 의전원 진학을 염두에 두고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장학금을 신청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조국이 딸의 장학생 선정에 청탁을 했으리라 보지는 않는다. 아직까지 관련 증언이 나오지 않았을 뿐 아니라, 당시는 박근혜 정권 시절로 그 동안 문재인 지지활동을 해온 조국이 그런 청탁을 했을 때 돌아올 불이익을 모를 정도로 멍청했으리라 보지 않기 때문이다.
부산대 장학금의 경우는 교수 개인의 장학금으로 좀 특별한 거긴 한데, 조국 측, 특히 조국 모친과 친분 관계가 있던 부산대 의전원 교수의 '호의'가 상당히 작용한 것 아닌가 보고 있다. 조국 모친이 부산대 간호대 동창회장도 하고 그랬다는데, 학교 동창 손자 딸이 의전원 공부에 적응을 못해 유급을 받고 학업을 포기하려는 지경에 이르자, 의전원 교수가 호의를 베풀어 자기 개인 장학금을 지급하며 학업을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게 일종의 뇌물 아니냐며 혐의를 두고 수사를 하는 모양인데, 글쎄, 개인적으로는 뇌물성보다는 그냥 지인의 손자에 대한 호의 베풀기 정도로 보는 게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
이 역시 조국 측에서 부산대 교수의 호의를 거절했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그건 사실상 무리한 요구라고 본다. 내가 부모였더라도 내 자식이 어렵게 들어간 의전원 공부를 포기할 처지에 몰렸는데 담당교수가 격려차 장학금을 준다고 하면 고맙습니다 하고 받으라고 하지 사양하라고 하지는 못했을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조국측이 그 교수에게 고마움을 느끼고 이후 영향력을 행사해 부산의료원장 선정과정 등에 도움을 주었는지 등은 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검찰이 이미 이 부분을 수사중이니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다. 어쨌든 해당 교수 이메일까지 뒤진 모양인데, 아직 이렇다할 소식이 없는 걸로 봐선, 개인적으로는 조국이 딸 장학금에 대한 보은으로 부산대 교수를 부산의료원장에 임명하는 데 영향력을 행사했으리라고 보지는 않는다.
8) 이상에서 보았듯이, 조국 딸은 진학 과정에서 어떠한 불법, 탈법적 행위도 하지 않고 법과 제도를 준수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항간에는 조국이 서울대 교수나 민정수석의 지위를 이용해서 딸의 진학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소문이 퍼져 있지만, 전혀 사실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단국대 교수의 제1저자 등재나 부산대 교수의 장학금 지급 등이 일부 특수계층(교수집단)의 끼리끼리 도와주고 밀어주기 관행을 단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비판받을 소지는 있고, 조국측이 그런 관행을 과감하게 거절하지 못한 것이 다소 아쉽기는 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조국이 그 과정에 직접 관여한 것도 아니고, 그런 호의를 적극적으로 악용한 점도 보이지 않기 때문에, 도덕성이 100점이지 못한 점에 대한 유감 표명 요구 정도는 할 수 있어도 그걸 갖고 천하의 나쁜 놈인 것처럼 매도하고 심지어 장관 후보자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오바, 육바를 넘어 남의 인격을 말살하고 대통령의 인사권을 침해하는 일종의 범죄행위라고 볼 수도 있겠다.
결론:
일단 다른 사안은 차치하고 조국 딸 관련 의혹에 국한해 볼 때,
조국 측은 딸의 각종 입시 전형에 있어서는 법과 제도를 정확하게 준수하였다. 준법성 100점.
--->우리 사회에선 법과 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당장 자한당만 보더라도 불법 행위를 하고 경찰이 불러도 출석을 않고 있다. 국회청문회법도 사실상 어기고 있다. 준법성 차원에서 조국은 법무장관이 되고도 남는다.
조국 측은 논문과 장학금 부분에서 교수들의 호의를 거절하지 못했다. 교수 사회에서는 어느 정도 용납되는 관행이었는지 모르지만, 일반 국민들의 기준에서 보았을 때는 특수계층(교수집단)의 특혜라고 인식될 소지가 크다. 도덕성 70점.
--->우리 사회에는 도덕성 70점은커녕 50점...아니 빵점 심지어 마이너스인 사람들도 너무나 많다. 도덕성 70점이면 아주 우수한 축에 든다. 법무장관 취임에 전혀 문제 없다.
조국은 도덕성이 100점 만점이 아닌 점에 대해 국민께 유감 표명을 하고 법무장관직을 열심히 잘 수행하면 된다.
(물론 다른 사안에서 불법적 행위가 드러난다면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