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이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잘난척하는 자랑글일수도 있습니다
일주일간의 여름휴가를 끝내고 오늘 회사에 출근해서 쉬는 도중
문득 그때의 일이 생각나서 경험을 남겨두고 싶어 글을 적어봅니다
혹시나 다른분들에게 저같은 상황이 생긴다면...
이런 마음으로 적어봅니다
때는 일주일전 화요일입니다
월요일에 고성의 아야진 해수욕장에 도착하여
9호?태풍의 여파로 오전내내 비가 내리고 파도가 심하여 하루를 그냥 보냈습니다
이틀째인 화요일 날씨는 적당했지만 파도는 여전히 높았습니다
다행히 가까운 바닷가에선 놀수있게 해주더군요
아야진 해수욕장은 동해치고 많이 깊진 않고, 스노쿨링이 유명하다고 하여 처음 가봤지만
조금만 나아가면 무진장 깊어지는건 역시 동해는 동해인가봅니다
그날도 스노쿨링하는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그 아이도 스노쿨링을 하다가 파도에 떠내려간것같았습니다
아들과 놀던 도중 옆에 아버님이 소리지르더군요
"어~ 어~ 재!!재!!!"
"여기좀 도와줘요!!xxxx xxxx"
분명 뭐라고 더 소리치셨는데 기억이 잘 안납니다
소리친 아버지도 자신의 어린 아이와 같이 있었습니다
그 분도 움직일 상황이 아니었을겁니다.
제가 그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아깐 어디선가 스노쿨링하던 아이가 지금은 초록빛 파도가 출렁이는 무서운곳에서 구명조끼덕에 떠서 살려달라고 소리치고 있었습니다
주변을 살펴보니....
근처에 집중하고 쳐다보는 어른남성은 서너명정도..
다들 얼굴표정이 같습니다
해변에서 조금은 멀리까지 나와서 아들과 놀던 탓일까요
그 중에 하필 제가 그 아이와 제일 가깝습니다...
그래도 10m이상 바다로 더 들어가야 하고 저는 수영도 못합니다 그리고 파도가 너무 무섭습니다
그런데 지금 당장 가지 않으면 그 아인 영영 사라질것같은 지점에 있습니다
(당시 거기엔 해상구조요원?이 없었습니다. 다만 안전요원처럼 파도가 쎄니 멀리 못나가게 앞바다 에서 호루라기 불어주는 알바?정도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그나마 그들도 구명조끼나 구명튜브는 없더군요)
길게 썼지만 한 10초쯤 바라보고 있었던것 같습니다
아들에게 가만 있으라 말하곤 천천히 걸어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바다밖으로 나가있으라 해야 했습니다)
아빠 가지말라는 아들의 말을 뒤로 하며 내가 지금 잘하는 짓인가 싶습니다
제 아이였다면 분명 눈이 뒤집혀 허우적거리며 한시라도 빨리 구하러 갔겠건만
입고 있는 구명조끼를 단단히 조이며
바닥 여기저기 깔린 넓은 바위를 밟으며 천천히 걸어서 다가갔습니다
출렁이는 파도를 보며... 내가 저 깊은곳까지 가서 아일 잡는다고 해도 헤엄쳐서 나올수 있을것 같진 않고..
잘해야 둘이 부둥껴 앉고 바다에 떠있어야할 판입니다
아야진 바다의 지형 특성상 아이의 5미터 앞까진 어찌저찌 걸어갈수 있었습니다
서로 눈이 마주치며 살려달라는 목소리가 너무 잘 들리는 상황
이제 곧 제가 걸어간 바위도 끝나는 지점이 보이고
겨우 중심을 잡고 있지만 파도라도 쎄게 치면 저도 바로 휩쓸릴판입니다
그때 꽤 큰 파도가 바다에서 제 쪽으로 몰아쳤습니다
아이가 제 쪽으로 조금 떠밀려 왔고 그 아이 발밑에 바위가 보였습니다
"아가야! 일어서!!"
파도에 쓸려다니던 아이 발이 바닥 바위에 닿는걸 보고 팔을 뻗어 잡아 당겼습니다
그리고 같이 조심히 걸어 나갔습니다
계속 생각했지만 하늘이 도운것 같습니다
그 순간 파도가 밀어주지 않았다면..
저까지 잘못됬다면 우리 가족은 어쩌나...
길게 쓰면서 하고 싶은 말은
여러분.
성인이라도 바다에선 꼭 구명조끼를 입기 바랍니다
본인의 아이,연인,가족이 떠내려가면 구하러 가서 돌아오지 못할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당시 생각이 짧았고 긴박해 상황이 안됬지만...
근처 아무에게서나 튜브를 빌려서 들고 갔어야 했을겁니다
끈이 달려있다면 더 좋았을거고요
마지막으로
누구든 눈앞에서 나라면 저럴수 있을까? 싶은 상황이 벌어지면
진짜..본능적으로 몸이 움직입니다.
'이런 상황이 내게도 왔구나' 하면서도
꼭! 본인의 몸을 생각하며 조심히 대처하시길 바랍니다
https://cohabe.com/sisa/1135852
바다에서 파도에 휩쓸린 아이를 구했습니다
댓글
-
댓글이 없습니다. 처음으로 댓글을 남겨보세요!
- 아이돌[레드벨벳] 음파음파 (Umpah Umpah)' MV Teaser [21]
- 슬기랑나랑 | 2019/08/19 18:00 | 3948
- (후방) 페도만 클릭하세요, 페도아니면 클릭금지 [26]
- 헛소리하지마 | 2019/08/19 17:59 | 4572
- 크하하하 나는 이제 진정한 신이 되었다! [19]
- 워로드 | 2019/08/19 17:59 | 5785
- 라스트 오리진) 이거 뭐냐?? [51]
- 칼반지 | 2019/08/19 17:58 | 4139
- 냉동삼겹살집의 위생상태 [105]
- 루리웹공화국 | 2019/08/19 17:56 | 4223
- 공포의 노래방 몰카범 [44]
- 데스 스트랜딩 | 2019/08/19 17:56 | 5739
- 새벽 4시 기상..극단적 아침형 인간은 돌연변이 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24]
- kkks | 2019/08/19 17:56 | 3688
- 한강 몸통시신 사건 근황.jpg [31]
- 루리웹-0170778182 | 2019/08/19 17:55 | 3205
- 아빠, 저는 친구랑 달라서 부끄러워요 [15]
- 치르47 | 2019/08/19 17:54 | 2432
- "막을 수가 없어 그들은 너무 빨라" [11]
- 오오조라 아카리 | 2019/08/19 17:53 | 2282
- 스포) 기생충 촬영당시 고민 ... [7]
- Zi존『노지선』짱㉿짱♬ | 2019/08/19 17:52 | 2467
- 오빠가 아픈 여동생 땀 딲아주려는 훈훈한 장면 [22]
- 옳옳 | 2019/08/19 17:49 | 2550
- 월급 안주던 점장, 정의구현 당한 썰.jpg [18]
- 루리웹-0716664296 | 2019/08/19 17:49 | 2931
- 바다에서 파도에 휩쓸린 아이를 구했습니다 [0]
- 항상행복하길바래 | 2019/08/19 17:49 | 7694
- 인공 유방 부작용 급증 jpg [17]
- RedLabel | 2019/08/19 17:48 | 45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