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의 제왕은 여러모로 전설적인 걸작이자 판타지에 큰 발자취를 남긴 고전이지.
아니 발자취 수준이 아니라 약간의 과장을 더해서 아예 토대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테고.
그의 작품은 마침내 피터 잭슨에 의해 삼부작으로 영화화되어
엄청난 흥행과 함께 3편은 아카데미 11개 부분에서 수상함으로
에픽 판타지 장르에서 우뚝 선 작품으로 남게 되었고 말이야.
많은 사람들은 시간이 날 때마다 기름진 팝콘을 우적우적 씹고 터질듯한 오줌보를 참으며 기나긴 영화 재관람을 하곤 해.
그리고 영화를 보다보면 이런 생각이 문득 들기도 하고.
톨킨 옹이 살아계셨다면 이 영화를 보시고 어떻게 생각하셨을까?
물론 여기서 섯불리 작가의 생각을 어림짐작하고 싶지는 않아.
톨킨은 1973년 9월 2일에 사망했고, 우리가 그의 정확한 생각을 알 길은 없지.
잘못하면 그를 오해하거나 모독할 수도 있어.
하지만 여기서 글을 끝맺을거면 애초에 시작하지도 않았겠지.
조금씩 단서를 찾아가면서 그가 어떤 생각을 했을지 짐작해보자고.
좋아, 톨킨의 가족들이 멤버로 있고 톨킨과 관련된 저작권을 꽉 잡고 있는
톨킨 재단은 영화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할까?
일단 여기서도 얻을 수 있는 정보는 많지 않아.
이 분들은 공적인 접촉을 아주 꺼리면서 활동하시는 사람들이거든.
그래서 가장 중요한 단서는 최근까지 톨킨 재단의 우두머리였던 사람이자
톨킨의 둘째 아들이며 그와 가장 가까웠던 사람, 크리스토퍼 톨킨의 인터뷰 자료일거야.
"제작진은 원작을 15-25세 젊은이들을 위한 액션 영화로 바꿔버리면서 그 본질을 난도질했다.
분명 호빗도 그런 영화가 될 것처럼 보인다."
"톨킨은 그 자신의 인기와 시대의 부조리에 잡아먹혀 괴물이 되어버렸다.
[...] 책의 상업화는 그 창조물의 미적, 철학적 충격을 무로 바꿔버렸다.
나를 위한 해결법은 딱 하나 뿐이다. 고개를 돌려서 보지 않는 것."
아버지와 작품의 의견을 가장 많이 공유하고 그 과정을 지켜봤던 크리스토퍼 톨킨은
피터 잭슨이 만든 가운데땅 실사영화 시리즈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어.
원작 반지의 제왕이 지나치게 대중적인 블록버스터로 변질되었다 느끼신 거지.
그리고 호빗 이후로는 또 다른 가운데땅 이야기의 영화화를 허락하지 않으시겠다 했어.
아들의 의견은 이렇다치자. 그럼 톨킨의 의견은 어떻게 추측할까?
아버지가 아들보다 좀 더 관대할 수도 있지 않겠어.
그게, 톨킨 본인의 의견도 아들과 크게 차이가 있을거 같지는 않아.
1958년, 침머만이라는 사람이 톨킨에게 반지의 제왕 애니메이션 극장화를 제안했었는데
그 사람은 자신의 각본을 직접 톨킨에게 보냈어.
톨킨은 직접 편지로 자신의 감상을 아주 젠틀하게 보여주셨지.
젠틀하면서, 신랄하게.
"치머만 씨와 다른 분들은 아마 제 많은 비판을 통해 상처를 받거나 괴로워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죄송합니다. (물론 놀랄만한 일은 아니지만)
하지만 저는 오히려 그들에게 작가의 짜증을 이해할 정도로 충분한 상상력을 발휘하는 노력 정도는 해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왜냐하면 그 작가라는 분은 각본을 읽어나갈 수록 그의 작품이
전체적으로는 부주의하게, 부분적으로는 무모하게 취급당한데다가
이 이야기의 모든 것에 대한 분명한 존중의 흔적조차도 없음을 발견하면서 짜증이 커져나갔거든요."
워워 여기까지만 하자고.
편지는 훨씬 길어. 그리고 그 편지가 각본에서 지적한 대부분의 것은 바로
"원작과 달라진 것들"이었어.
물론 각본을 실제로 보면 톨킨의 불평은 거의 전부 이해할 만한 것들이야.
진짜 쓰잘데기 없이 자잘한 부분을 많이 바꿔버렸거든. 원작 파괴가 아주 남발되고 있어.
하지만 편지의 다른 부분을 읽어보자.
"내러티브의 규범은 그 어떤 매체의 경우에서라도 달라질 수 없습니다.
그리고 나쁜 영화들의 실패 요인은 대개 과장과
원작의 중심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당한 강요에 있지요."
여기서 아마 톨킨이 피터 잭슨의 영화에 대한 감상을 아들과 공유했음을 짐작할 수 있을걸.
피터 잭슨의 영화는 러닝타임에 그 긴 이야기를 담느라 많은 것을 축약시켰고
대중적인 영화의 틀에 맞춰서 많은 서사를 원작보다 화려하게 각색했지.
그 과정에서 분명 톨킨이 이야기하려고 했던 부분이 가벼워졌으리라 생각해.
만약 톨킨이 이런 부분을 통해 자신의 책이 말하고자 하는 본질이 침해받았다 느꼈다면,
아마 아들처럼 영화를 싫어하셨을거야.
많은 톨킨의 팬들이 영화화된 버전을 그리 만족해하는 건 아니야.
톨킨도 영화를 두팔 벌려 환영했을 거 같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반지의 제왕 영화 시리즈가 나쁜 작품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오히려 아주아주 훌륭한 영화이자 걸작이라고 생각해.
물론 원작의 많은 훌륭한 부분과 분위기, 가치가 다소 가볍게 넘어갔다는건 부정하기 힘들지.
하지만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한 버전이 있었다면 지금과는 아주 달랐을 것이고 대중들이 환영했을거 같지도 않아.
영원불멸하지만 다소 고전스런 느낌이 있는 원작을 영화는 현대화하는 데 성공했어.
그것 뿐인가? 원작에서 부족했던 많은 부분을 영화가 채워넣기도 했는걸!
나는 원작을 그 어떤 작품보다도 사랑하지만 반지의 제왕 영화 버전은 여전히 내 최고의 영화로 남아있을거야.
많은 사람들, 특히 팬들이 오해하는 사실은
원작과 똑같은 영화를 만드는게 본질이 아니라는 것이야.
중요한건, 원작을 가지고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이지.
원작자가 싫어하는 명작 영화는 의외로 많지
뭐 스티븐 킹만 하더라도...
톨킨 팬들은 막 작가 편지도 들쳐보고 그러는구나... (두렵다)
하지만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한 버전이 있었다면 지금과는 아주 달랐을 것이고 대중들이 환영했을거 같지도 않아.
이건 진짜 공감한다. 원작 전집 집에 있지만, 그걸 그대로 스크린에 옮겼다면 난 중간에 백프로 골아떨어졌을거야....
원작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면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봄
??? :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요? 게임으로 한번 내보겠습니다.
원작자가 싫어하는 명작 영화는 의외로 많지
뭐 스티븐 킹만 하더라도...
스티븐 킹: 와! 제 소설로 영화만든다고요? 각본 써서 갖고왔어요!
스탠리 큐브릭: 꺼져 시발 이거도 꺼져 와장창
근데 그 양반은 독립영화 규모로 찍는 신인 감독들에 한해서 자기 저작권 프리선언 했는데
톨킨 팬들은 막 작가 편지도 들쳐보고 그러는구나... (두렵다)
하지만 원작을 그대로 영화화한 버전이 있었다면 지금과는 아주 달랐을 것이고 대중들이 환영했을거 같지도 않아.
이건 진짜 공감한다. 원작 전집 집에 있지만, 그걸 그대로 스크린에 옮겼다면 난 중간에 백프로 골아떨어졌을거야....
영화가 없엇으면 유명해졋을거같진 않음
반지의제왕은 영화화 되기 전부터 유명했어 톨키니스트가 괜히있는 말이 아님
??? :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요? 게임으로 한번 내보겠습니다.
이거 스토리 개똥이자나여
근데 이거 겜 자체로는 수작임 전투가 재밌더라
스토리 나름 좋던거같은데 왜 사우론이 호빗부터 반지원정대 까지 못움직였나 알려주기도 하고
돌아온 반지빌런
??? : "그래서 작가님, 호빗은 어떠세요?"
짜잔
진짜 이건 좀 맞아도 싸다.
쉬불 얘 땜에 전투씬 삭제된거 생각하면
호빗은 봤으면 감독 뚝배기 날리러 갔을듯
원작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하면 충분히 그럴수 있다고 봄
반지의 제왕도 그렇고 호빗도 그렇고
영화로 만들기 위해 많은 장면들을 희생하거나
각색하긴 했지만 그게 틀린 결정이라고는 생각하기 힘들지 ㅋㅋ
나즈굴로부터 도망가다 봄바딜의 오두막집 장면이 나온다?
스마우그가 마을을 불태우는데 왠 새 한 마리가 날라와서 약점을 말해준다?
가끔은 어쩔 수 없이 각색이 들어가긴 해야한다고 봄.
뭐 쩌리 곤도르 군사들이나 킹타우갓리엘같은
안타까운 요소들도 생기는 법이지만.
반지의 제왕에 버금갈 만큼 방대했던 대하 SF인 듄도 영화화에 많은 난관을 겪고 그렇게 나온 결과물도 그다지 좋지 못했음. 요컨대 어떤 작품을 다른 미디어로 옮길 때에는
그만큼 많은 시행착오가 필요한 거 같음.
듄은 2차 도전에 들어가던데
잘 됐으면 좋겠음
게임은 그래서 듄2의 경우 그냥 원작 세계관의 핵심을 무시하고 사막행성과 모래벌레라는 점만 들고와서는 완전히 다른 세계를 만들었고(방어막으로 원거리 무기 함부로 못쓰고 사막에 중장비 들고가면 바로 샤이훌루드 한끼식사 확정인데), 그래서 스토리적으로도 원작과 딱히 비교할 필요조차 없는 물건이었던 게 더 나았는지도 모르겠음. 아트레이드가 착한놈, 하코넨이 나쁜놈인것만 알면 장떙이었으니.
듄은 최소 2부작으로 만들었어야 하는데 영화사가 너무 간섭을 많이 해서 박살이 났지.
그래도 샌드웜을 시각화한것만으로도 후대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참고로 위쳐 원작자인 소설가도 해당 게임 존나게 싫어함.
말이 싫다 수준이 아니라 법적 소송까지 붙지 않았나?
게임이나 영화 등, 특히 오락물로의 전개란 건 아무래도
원래의 문학과는 다른 이야기 전달 방식을 띄는데,
소설가들은 그걸 다는 아니어도 대체로 제법 싫어하나보더라.
'원작 훼손이야!'
물론 오락성과 대중성도 잘 즐기는 우리 소비자들 입장으로선
'그래서 어쩌라구요? 졸라 재미만 있더만? 꼬우면 라이센스 내주지 말던가'
라고 평할 수도 있는 거겠지. ㅎㅎㅎ
문젠 작가놈이 돈독이 올라서 계약금이상의 돈을 요구하면서...
솔직히 위쳐 소설 한 네권정도 정발된거로 읽어봤는데 책 자체가 엄청나다! 는 느낌은 아니었음
게임이 훨씬 재밌고 몰입감 있더라고
이건 원작자가 문제더만.
그런데 톨킨 시절이면 영화제작 기술이 그닥 발전하지 않은걸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원작 소설과 영화화 된 작품은 사실상 별개의 작품이지. 단지 그것을 기반으로 만들었을뿐. 영화 감독의 의무는 영상화 과정에서 원작에 대한 존중과 영화에서만 가능한 것을 압축해서 보여주려는 노력이지.
올드보이 같은게 원작에 너무 묶여있었으면 그런 높은 평가 받기 힘들었겠지.
매체마다 다양한 표현 방식이 있는거고, 자기 전문분야 아닌 쪽은 확실히 잘 모를 경우가 많음.
사실 영화는 영화고 소설은 소설인데
톨킨옹 께선 본인작품을 너무 애정잇어서
바뀌는걸 보고싶지 않겠지...
그래도 그 분 친구가 사루만으로 출연했으니
절대 욕은 안하실듯
미디어믹스를 가정하고 진행되며, 여러 플랫폼으로 하나의 작품을 동시에 전개하는 요즘 일본 서브컬쳐의 성향과는 달리 나는 한 작품을 다른 미디어로 이식하면 그 순간 원작과는 본질적으로 다른 물건이 된다고 봄.
특히나 글과 영상의 차이는 도저히 극복 불가능해서 톨킨의 원 문장 하나하나 시각적으로 재현한 30시간짜리 지루한 영상물이 나왔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피터잭슨의 3부작 만큼이나 동떨어진 작품일거라고 생각함.
영화 3부작이 소설이 없었으면 존재할 수가 없다는 건 명백한 사실이지만 난 그 각각은 완전히 독립된 작품으로 봐야 한다고 봄.
걸작이라고 칭송받는 샤이닝 같은 경우도 원작자는 극혐하면서
심지어 자기가 직접 영상화에 뛰어들겠다고 까지 했는데...
물론 당연히 그 결과는 좋지 못했음.
근데 저럴거면 저작권허가는 왜 해준거임
불가능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
신화는 우상이 되지 팝콘이 되진 않으니까 자신의 실패를 절대로 인정하기 싫은거지
사람들이 보기에 그들이 쓴건 훌륭한 소설이지 결코 신화가 아니니까....
결론은 죽어서 모른다
근데 이 영화를 뛰어넘는 판타지영화가 아직도 안ㄴ나옴
그래도 로한 기병대 돌격씬은 보셨어야...ㅠㅠ
그 장면 만큼은 톨킨이라도 인정했을것 같다
시대 차이가 있다보니까 현재 영화화된거 보시면 좋아하셨을거같음
똑같진 않더라도 본인께서도 머리속에서 상상하던걸 화면에 구현시켜놨으니
그 많은 원작 분량을 세세히 전부 묘사해서 만드는건 말도 안돼고
상업적인 한계 속에서도 훌륭한 이야기를 뽑아내야 하는 영화는 어쩔수 없는거겠지
원작을 생각하지않고 일단 영화만 보면 반지의 제왕 시리즈는 상업영화로써 수작이 맞는데,
톨킨가문이 아니더라도 50년전부터 반지의 제왕 빨아온 유럽쪽 매니아들은 헐리웃판
반지의 제왕을 대부분 인정하지않음. 기존의 소설이 가지고있던 분위기나 엣센스가
전혀 반영되어있지 않다고 보는게 중론임. 쉽게말해 그냥 이것도 또 하나의 헐리웃
화한 영화일 뿐이라고 생각하는거지. 물론 가치판단은 각자들의 몫이지만.
어째뜬 유럽 톨키니스트들은 그러하다고 알려져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