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동안 우리집 막내 고양이 행운이는 무척 아팠다.
그토록 잘먹고 잘놀고 잘 돌아댕기던 아이가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물조차 삼키지 못하는 모습에 가슴이 미어졌다..
병원에 입원하고, 치료받고, 겁에 질린 표정으로 입원실 화장실에서 기운없이 축 늘어진 행운이를 보며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몰랐고,
행운이도, 우리가족도, 너무나 힘들었다.
다행이 몸상태가 호전되어서 집에 왔지만.. 몇일뒤 급격히 안좋아졌다.
어젠 억지로 먹이를 먹여도, 심지어 물도 모두 토해내면서 새벽 5시까지 계속 토를 했다.
오늘 아침 대학병원으로 갔지만, 검사도중 죽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사선생님의 말씀에
우리는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채 행운이를 안고 집에 와야만 했다.
겁에 질린채 검사대위에서 마지막을 보내는거 보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것이 보다 나은 결정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8년전 길에서 죽어가던 새끼고양이로 우리집에 왔던 행운이는 지금 침대위에서 일생의 마지막을 보내고 있다..
막내 행운이의 일생이 어땠는지 행운이 본인의 마음은 잘 모르겠지만.. 우리가족은 즐거웠고, 행복했다.
한 생명의 마지막을 어쩔 수 없이 보내는 것이 괴롭고 힘들지만, 억지로 마음을 추스린다.
많은 생각을 하며 이 감정을 남기고자 글을 씁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지금까지 마지막을 함께하는 사랑하는 내 동생 행운이
차가운 병원 검사대에 두지 않고 데리고 오신 것은 현명한 판단이라 생각합니다.
가족들과 즐겁게 지내다 가족들 품에서 마감할수있다면 참 운좋은 녀석이지요.
가슴속에 기억들 잘 간직하셨으면 합니다..
길냥이였으면 8년이 아니라 1년 전쯤 이 세상에서 떠났을 겁니다.
그것도 차가운 길바닥에서 차에 치어 죽어가거나,
혹은 굶어서 그냥 바닥에 쓰러져 죽거나,
물을 못 먹어 신장이 망가져서 고통스럽게 죽어가거나 했을 겁니다.
하지만 님을 만나서
맛있는 사료에 넉넉한 물에...
무엇보다 자신을 쓰다듬어주고 안아주고 예쁘다고 말해주는 따뜻한 목소리를 들으며
8년을 산 거네요.
원래 먼저 떠나기로 계획된 아이들이죠.
그래도 차가운 이 세상에서
의탁할 사람 만나서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았으니
아무 미련 없이
먼저 가서 기다리겠다고 이야기할 것 같아요.
작성자님 가족이 아니였다면 길에서 쓸쓸하게 죽었을 운명이였을 자신인데..
따뜻한 가족곁에서 고양이별로 돌아간거잖아요..?
행운이도 행복했을거에요 그렇게 행복하게 지구별 여행 끝내고 고양이별로 돌아갔을거에요
아. . .눈물 나네요...
댓글 감사합니다
지금 가족이 다 모였고 행운이와 함께 있습니다..
행운이는 안좋아지는게 눈으로 보입니다
솔직히 지금 어찌할바를 모르겠네요... 어쩔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해도...
행운인 열시 삼십분경 고양이별로 갔습니다
내일 화장하려고 하고 정리되는대로 행운이의 그동안 사진을 올릴까합니다
댓글 감사드리고 읽어주신분들 모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