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금요일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 이번 주 월요일의 리얼미터, 어제 알앤써치 여론조사 모두 안희정 충남도지사의 상승 추세가 지속 중입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지지 성향의 커뮤니티를 들러보면, 안 지사를 견제하는 글들을 종종 접하게 됩니다. 우상호 원내대표의 추임새도 이들의 부아를 긁어놓습니다.
저는 이분들의 우려와 달리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완벽한 호위무사 역할을 해내고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알앤써치가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2월 14일 실사한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 36.2%, 안희정 19.2%, 황교안 13.2%, 안철수 8.6%, 이재명 6.8%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지난 주 발표에 비해 문 전 대표 -0.7%, 안 지사 +3.8%, 황교안 -0.4%, 이재명 -0.1%의 변화입니다.
안 지사가 3.8%로 비교적 큰 폭으로 상승하였지만, 같은 당 소속의 문 전 대표의 지지율을 갉아먹지 않았습니다. 문 전 대표 지지층이 견고해서 민주당 후발 주자들은 지지율 상승을 위해 언제나 외부에서 가져왔습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그랬고, 안 지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안 지사가 맘에 들자 소속 정당도 덩달아 이쁘게 보였습니다. 민주당이 40%의 지지율로 고공행진하는 데에는 이런 외부 지지자의 유입 덕분입니다. 안 지사는 형님 지지율을 축내는 게 아니라 밖에서 벌어오기 때문에 효자입니다.
구체적인 지지율 분포에서도 이런 점이 드러납니다. 문 전 대표의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이 69.1%입니다. 지난 주보다 3.2% 상승한 수치입니다. 이는 안 지사가 문 전 대표의 민주당 지지층을 전혀 침식(侵蝕)하지 않았음을 뜻합니다.
안 지사는 자유한국당 지지자의 8.9%, 바른정당 지지자의 21.3%, 국민의당 지지자의 19.1%의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반면 문 전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2.2%, 바른정당의 6.6%, 국민의당의 11.6%의 지지밖에 못 받습니다. 문 전 대표가 이러는 것은 여야 대립이 극심한 소선거구제 하의 가장 유력한 대선주자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결국 안 지사는 문 전 대표가 뺏어오지 못하는 다른 정당의 지지자들을 뺏어오고 있습니다.
안 지사의 이런 지지 흐름은 2 가지 중요한 의미를 띕니다. 우선 다른 정당의 유력 후보인 바른정당의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바른정당의 유승민 의원, 국민의당의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지지율을 상승하지 못하도록 억누르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문 전 대표는 할 수 없고 안 지사만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타 정당의 유력 대선주자들의 지지율이 안 지사의 활약으로 맥을 못 추니까 문 전 대표의 지지율 고공행진이 더욱 빛납니다. 결과적으로 안 지사의 지지율 상승은 문 전 대표와 민주당의 대세론을 강화시켜주고 있다고 하겠습니다.
안 지사는 보수 정당 지지자들의 표를 끌어끌어 모으기 위해 새누리당과 대연정하겠다고 했고, 최근에는 자신의 이름은 박정희의 정희를 뒤집은 것이라고까지 하였습니다. 이는 전통적 지지층의 이반을 불러올 수 있는 언행으로 진보 진영 정치인으로서는 족쇄로 다가올 것입니다. 호위무사란 주군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초개와 같이 버린다는데, 안 지사도 그래서였던 것일까요?
앞으로 남은 일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누가 될지 모르지만, 만일 문 전 대표가 된다면, 안 지사에게 모인 지지자들을 계속 민주당에 묶어두어 궁극적으로 문 전 대표의 지지로 전환시키는 일입니다. 안 지사의 모든 지지자를 그렇게 할 수 없겠지만, 최대한 많은 인원을 그렇게 하도록 해야 합니다. 안 지사의 개인적 매력을 한층 부각시키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그럼.
ps. 이 글에 언급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저도 그렇기를 바라는데 안지사의 속내를 알 수가 없어서 참 답답하네요.
일단 경선 끝날 때까지는 판단을 유보한다는 입장입니다만..
안지사 개인만 보면 믿고 싶어도 캠프의 행보는 그렇지가 않잖아요.
좋은 글 정독해서 잘 읽었습니다.
이런 분석이 더민주 외부 세력들의 갈라치기 프레임에 대응하는 좋은 방법이죠.
좋은 글 감사합니다.
나라를 팔아먹어도 찍는 35%를 제외한 중도층을 어느정도 어필할지 관심입니다.
안지사의 제1당 총리추천제,
내외치 구분
= 김종인의 이원집정부제
김종인은 당 외부세력들에게
개헌 고리로 당내경선 개입을
요청하고 다닌다는 얘기가
파다함
분석글 감사합니다 오유에 온 보람이 느껴지네요
딜레마 입니다 흠.....
문재인이 더 못올라가는게 안희정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는 그래프 아닌가요?
안희정 도지사는 국민면접에서, 문재인 표벌어다 주려고 경선 후보로 나온거 아니라고 했죠.
통계는 통계일뿐입니다. 국민경선 아래 어떤 결과가 나올지는 모르는일이에요.
냉철한 분석글 공감이 갑니다
안희정이랑 문댚은 지지층이완전달라요.... 조경대의꿈 새누리표로당선돼는 민주당후보 이걸 안희정이계승하고있는중이고..
의도했든 안했든 안희정은 황교안을 누르는 솥뚜껑일 수도 있죠.
황교안의 대선 출마 결정 시기는 물론 주목을 받는 기간, 선거운동기간이 대폭 단축될 것입니다. 그 황교안을 살릴 수 있는 땔감이 박근혜죠.
빨리 탄핵시켜 땔감을 치워야합니다.
오랜만에 제대로 된 분석을 보는 거 같습니다.
안크나이트 2??
사실이면 좋겠지만 별로 그럴거 같진 않음,,
안희정 후보를 지지하진 않지만, 그에게 관심이 많아서 약 2년간 꾸준히 주목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내린 판단은, 그는 권력을 향한 의지가 아주 충만하며(물론 대부분의 정치인이 이렇겠죠. 정치인이 지녀야 할 기본적인 마음가짐이니깐요.) '지금 당장' 대통령을 하고 싶어한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이미 한 번 정치인생이 거의 끝날 뻔한 안희정은 기회가 왔을 때 권력을 쟁취해야만 함을 경험을 통해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또한 그의 보수적인 경제정책, 이원집정부제 등은 본격적인 대선레이스에 돌입하기 전부터 주장하던 것으로, 진심이 느껴졌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그는 자신이 꼭 대통령이 되어야만 하고, 지금이 그 기회이며 다음 기회란 없다고 느끼는 듯 합니다.
물론 다 저의 개인적인 판단입니다. 그 분의 속내는 아무도 모르겠죠. 안희정 본인이 항상 주장하는 것처럼 그는 '직업 정치인'입니다. 전형적인 정치인 특유의 애매모호한 화법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아서 속내를 짐작하기 어려울 때가 많긴 합니다.
공감합니다^^
안희정의 지지율이 외부에서 오는건 맞습니다.
저희 아버지만 봐도. 골수 박근혜 빠인데 안희정을 밀고 있습니다.
갈곳잃은 보수 표들이 안희정에게 몰린다고ㅜ봐야지요.
다만 이와 별개로 민주당 내부 경선에 불만이 있는 겁니다.
사실 안희정이 되어도 크게 불만이 없지만 이런 불공정으로 된다면 썩 기쁠수 많은 없을꺼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