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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9 + 24GM + 135GM] 첫째 아들과 단둘이서 다녀온, 행복했던 제주 여행

요즘 들어 부쩍 의기소침해진 초등학교 1학년짜리 큰아들을 데리고
전문 상담을 받아보았습니다.
매사에 의욕도 없는 듯 하고, 뭔가 꾹 참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갑작스런 학교 생활에 적응하면서 뭔가 답답해하고 있어요.'
'아빠를 참 좋아하면서도 어려워해요.'
'아마도 아빠한테 어렸을 때 무섭게 혼난 몇 번의 기억이 트라우마로 아직 남아있는 것 같아요.'
'아빠가 동생을 너무 예뻐하는 모습을 보며 외로움을 느낀 것 같아요.'
'제주도에 너무 가고 싶어해요. 특히 가서 말도 타고 물고기도 보고, 말고기도 먹어보고 싶다고 하네요.'
등등.
가장 하고픈 것이 무엇인지 마음껏 그려보라는 질문에
아들이 그렸다는 그림을 들고 그 곳을 빠져나왔습니다.
그 그림에는 아빠가 앞으로 걸어가고 있고, 그 뒤에 아이가 말을 타고 따라오고 있더군요.
근데 아빠와 아이 사이에 선이 하나 그려져 있었습니다.
바로 제주도행 항공권을 예약하고 숙소와 렌터카를 잡은 뒤,
큰아들과 단둘이서 제주도로 떠났습니다.
3박 4일간,
단 한마디의 잔소리도 꾸중도 하지 않고
쓸데있는 말, 쓸데없는 말 모두 받아주며
하고싶은 것 마음껏 하게 해주며 돌아다녔습니다.
분명히 맑은 날씨라는 예보를 보고 갔는데
4일 내내 비바람이 우리를 따라다녀 여행이 결코 쉽지 않았으나
비를 피해 다니며 실내 위주로 아이가 하고 싶어하는 것들을 하고
그렇게 소원이었던 승마, 수족관, 말고기를 체험시켜줬습니다.
날씨는 궂기 그지 없었으나
너무도 행복해하는 아이의 모습도,
그 모습을 보며 안도와 쓰라림의 감정을 느끼는 저도,
이 모든 감정을 교차시키며, 우리는 맘껏 제주도를 누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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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은...
저에게 투머치토커의 존재가 되었답니다.
절 보며 말할 때 쭈삣쭈삣거리던 모습은 없어지고
와서 부비고 치고 도망가고 오만 얘기로 귀 따갑게 굴고.
저보다 육아 선배님들도 많지만
아직 아들과 여행 한 번 안다녀온 분들은
한번 꼭 다녀오시길 강추드립니다.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가기 싫다고, 제주도에 하루 더 있자고 눈물 흘리던 아이의 모습이 지금도 떠오릅니다.
너 덕분에
내가 더 행복했어.
약속한대로 93밤 뒤에 또 데려가줄게.

댓글
  • plusfort. 2019/07/16 15:47

    역시 사진 하나하나 고수의 손길이 ㅎㄷㄷ
    그런데 마지막사진은 넉살이군요 ㅎ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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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een╋ 2019/07/16 15:49

    떵손인거 잘 아시는 분이..
    마지막 사진, 완전 깔맞춤같지 않습니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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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usfort. 2019/07/16 15:49

    네 넉살 생각나는 패션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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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een╋ 2019/07/16 15:51

    그런 의미에서 포트님의 꽃미남 아드님 사진도 좀 올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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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lusfort. 2019/07/16 15:54

    컴터 할시간이 없어요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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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레스 2019/07/16 15:47

    사진을 멋지게 담으셔서 그런지 제가 자주 다니는 제주와 다른 이국적인 느낌입니다 ^^*
    저도 제주 갈때마다 만족스러워 1년에 3~4 번 다니고 있는데 요즘은 제주살이도 생각중 입니다.
    가서 사는것과 여행의 기분과는 완전 다르겠지만 .. 다음주에 3박4일 제주에 여행 다녀오는데
    시간나면 부동산도 좀 보고 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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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een╋ 2019/07/16 15:50

    역시 갑후님...
    저는 여행으로만 그쳐야하는 처지이길래 아쉬움을 금하고 다음을 기약할 따름이었답니다.
    비바람이 너무 몰아쳐 사진이 엉망이지만,
    정말 차를 타고 달리면서 느낀건,
    날씨 좋을 땐 어지간한 외국보다도 아름답겠구나... 였습니다.
    제주의 자연은 정말 최고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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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훈이아빠♥ 2019/07/16 15:50

    좋은 느낌이 여기까지 전해집니다.
    매번 사진 잘보고 있지만 이번에는 글에 큰 공감을 하고 갑니다. 저도 아이 크면 둘이 여행가는게 버킷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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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죽전아재[眞雄] 2019/07/16 15:53

    내 막을 알고 보니 한장 한장이 모두 아름답습니다.
    저도 아이는 엄하게 키워서 올해 33살 아들하고 같이 영화도 많이 보러 다니지만
    어떤때는 보이지 않는 얇은 막을 느끼는데
    둘이만 여행을 다녀온 적이 없어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멋진 아빠, 개구쟁이 아들...행복한 모습 잘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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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α9]GomPhoto 2019/07/16 15:55

    행복한 여행이었겠습니다
    사진도 좋고 행복해 보입니다
    부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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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파 마운트 2019/07/16 16:04

    다른샷도 멋지지만
    특히,
    수족관에서 큰아들 손가락 가르키는 사진은 정말 몽환적인 판타지 느낌 그 자체!
    어서 빨리 Queen╋ preset을 판매 하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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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윤대디 2019/07/16 16:09

    좋은 아빠십니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시는군요.
    아드님도 훌륭하게 잘 클 꺼 같습니다. 저도 분발해야 겠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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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7R3]후&연아빠 2019/07/16 16:27

    초등학교 2학년과 6살짜리 애 둘을 키우는 아빠입니다. 사진과 글을 보는 내내 제가 울컥하네요. 아이들을 키우는 아빠인지라 Queen╋님이 느끼신 쓰라림의 감정이 어떤 것인지 어렴풋이 알것 같아 제 마음도 울컥했나 봅니다. 존재만으로도 행복을 주는 아이들을 위해서 사진도 열심히 찍어주고 더욱 가까이에 있는 아빠가 되도록 노력해야 겠습니다. 좋은 사진과 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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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heAnalogClub 2019/07/16 16:32

    너무 좋은 사진과 글입니다 가정의 평화와 행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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