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글은 남인도라는 지역에 한정해서 설명드리는 글입니다. 유의해주세요.**
1편. https://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906130032246678&select=&query=&user=&site=&reply=&source=&sig=h4a9SYtY6h9RKfX@h-j9Sf-gghlq
어제 1편 올렸는데 2편을 원하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오늘 2편 올려봅니다.
인도에서 돌아오고 이런 글을 한번 꼭 써봐야지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에 재밌게 연재 시작해보렵니다.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댓글에 남겨주세요~
(1편에 이어서....)
처음 한 달 반 정도는 서류를 익히고, 해외 법인이 어떤 일을 하는지 배우는 기간이었고, 크리스마스와 연말 연시를 법인장님과 둘이서 재미없이 보내고 나서, 그렇게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현장 일도 경험 해봐야 한다는 본사의 지침에 와서 페누콘다라는 곳으로 출장을 가게 됩니다. 페누콘다는 참고로 첸나이에서 비행기로 1시간, 자동차로 2시간 반이 소요되는 곳으로 자동차만 타면 8시간이 걸리는 곳입니다. (인도 땅덩이가 진짜 크긴 크더라구요....)
이 역시 법인장께서는 한 달 정도 생활할거라 생각하고 짐을 싸라고 말씀하셔서 진짜 짐도 간소하게 싸서 갔는데, 결과적으로 남은 5개월 가량을 페누콘다에서 머물게 됐습니다.
이런.... 인생은 역시 뜻대로 되는게 아니에요..ㅠㅠ
현장이 있는 페누콘다라는 도시를 잠깐 설명해보자면, 이 곳은 발전이 전혀 되지 않은 시골 깡촌입니다.
사막 기후로 사시사철 30도 이상을 넘어가고 4월이 되면 40도를 넘는 곳이지만 습도가 높지 않고 건조해서 그늘에 들어가면 시원한 곳입니다. 솔직히 40도 넘어도 습하지 않으니까 우리나라에서 사는 것 보다 좋긴 하더라구요.
다만 이 곳의 길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다보면 이 곳이 정녕 21세기의 풍경이 맞는지 의심이 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특히 인도는 대도시인 첸나이도 그렇고 물과 전기 사정이 매우 안 좋습니다.
첸나이에서도 그 큰 아파트 단지에 급수 시설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사람들이 물을 많이 쓰는 오후 10시 정도에 제 방에서 샤워를 하려다보면 중간에 물이 안나와서 당황하기 일쑤입니다.
그리고 전기..... 첸나이 같은 경우는 사계절이 여름, 아주 더운 여름, 아주아주아주 더운 여름, 비오는 습한 여름(몬순기간이라고 합니다.)입니다. 비교적 선선한 몬순기간의 11월, 12월에도 에어컨을 많이 틀어서인지 일요일 저녁 때면 아파트 단지 전체가 암흑으로 변하는 모습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시골 깡촌인 페누콘다는 어떨까요?
어떤 날에는 A부장님 방에서 물이 안 나오고, 다음날에는 B부장님 방에서 물이 안 나오고, 그 다음날에는 제 방에서 물이 안나오고...... 또 물은 석회질이 많이 함유된 물이라서 씻으면 미끈 미끈해서 샤워 후엔 꼭 생수로 헹구는 절차를 거쳐야만 합니다.
그리고 저녁 때만 되면 전압이 약해져서 에어컨 바람은 시원하게 안 나오고, 정전이야 두말할것도 없이 자주 발생하고.....
우리나라에서는 밥 먹다가 불꺼지면 두꺼비집을 확인하거나 불을 켤 방법을 찾는데, 여기서는 그냥 "아 불 꺼졌네 XX" 욕하고 그냥 자연스럽게 스마트폰 라이트를 켭니다....
또 하수 시설도 제대로 안 갖춰져서 한 번씩 큰 비가 오면 대부분의 길에 물이 고여서, 길 위에 있던 개똥 소똥 닭똥 원숭이똥, 간혹 가다 사람똥까지 길가로 모여서 길 위는 오물 천지가 펼쳐집니다.
하여간에 위생을 따지려거든, 인도는 아니에요.....
물도 사서 마셔야하고, 밥도 가려서 먹어야되고....
참고로 인도 현지인들도 자기네들 밥 먹다가 탈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현지인이라서 몸이 적응이 되지 않았냐고 물어보니까 아니랍니다 ㅋㅋㅋ
그럼에도 페누콘다가 발전하기 시작한 이유는 기아자동차의 입주 때문입니다.
첸나이에는 이미 10여년 전 현대자동차 인도법인이 들어서면서, 지금은 인도 시장에서 유명한 회사로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경차를 선호하는 인도 사람들의 니즈에 맞춰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santro라는 차량과 i10, i20 등 i30의 하위 모델이 매우 인기있습니다.(참고로 i20는 진짜 차 좋아요. 해치백의 컴팩트한 차인데 회사 차량으로 맨날 타고 다니면서 느낀점이 이 차는 한국에 출시해도 성공하겠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때문에 인도 시장의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한 대기업들 (삼성, 두산, 롯데 등)이 인도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기아 역시 페누콘다에 큰 규모로 공장을 세우면서, 함께 일하는 협력사들과 협력사들의 협력사들이 페누콘다로 들어오게 됩니다. 때문에 페누콘다는 마치 인도에 있는 작은 한인 타운과 같은 곳이었습니다.
그 작은 도시에 10여 개가 넘는 대규모의 한국식 게스트 하우스와 식당(보통 게하와 식당을 같이 운영합니다.)이 있어서 거리 위에는 한글로 돼있는 숙박 업소와 식당의 간판과 이정표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인도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구역을 제외하면 어딜가도 한국 게스트하우스를 찾을 수 있었습니다.
때문에 밥먹는 것, 자는 것 등 생활하는 데에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가격이 큰 문제였죠.... 거의 한국의 1.5배에요.... 소주(한국에서 수입하기 어려워서 인도에선 소주 블랙마켓이 유명합니다.)랑 방글라데시에서 수입한 돼지고기 삼겹살이 900루피 (한화로 약 15000원)로 같은 가격이라는..... 4명이서 회식하면 기본 20만원 넘습니다....
또 시골이기 때문에 즐길 거리는 전혀 없는 외부와 완전히 단절된 도시이기에, 주말이 되면 많은 한국 사람들이 차로 두시간 반이 걸리는 벵갈루루라는 대도시로 가서 골프를 치거나 쇼핑몰을 가는 등 휴식을 즐기고 옵니다. 뭐 저같은 경우에야 막판이 다돼서 가다보니 쉬는 날도 없이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일을 했고, 잠깐 짬이 나는 휴일에는 즐기는 건 고사하고 잠이라도 제대로 자는게 소원이었던지라 그냥 숙소에서 잠이나 잤습니다.... 아무튼 간에 활동적이신 분들에게는 너무나도 심심한 동네였습니다.
할말이 왜 이렇게 많은지..... 오늘은 여기서 마무리 하고, 다음 글에는 현지 생활 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설명해보겠습니다....
읽고나서 재밌으셨으면 추천 부탁드립니다 ㅎㅎ
3편 - https://mlbpark.donga.com/mp/b.php?p=1&b=bullpen&id=201906140032295731&select=&query=&user=&site=&reply=&source=&sig=hgj9Hl-AkhTRKfX@h-j9Sf-g6hlq
https://cohabe.com/sisa/10618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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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또 올려주세요
어휴......물,전기 제대로 안나오는거 한국 70년대에도 저정돈 아니였는데
그래서 미국은 가셨나여;;;
Scott// 감사합니다. 약속도 없는 불금... 3편을 작성해보겠습니다.ㅠㅠ
오소리2// 부장님들 하시는 말씀이 우리나라 60년대 후반 ~ 70년대 초반이 적당할거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GSaint// 계획은 잡혔는데 아마 올 연말쯤이 될거 같습니다.
ㅠㅠ
생생한 글 너무 좋습니다
다음 편도 기대할께요
게스트 하우스 자세히 써주세요~ 나름 호텔급인데 보통 생각하시는 유럽의 작고 힘든 게하로 여길까봐서요 ㅎㅎ
까미유비단// 감사합니다 얼른 3편 올려볼게요 ㅎㅎ
신의대리인// 혹시 인도 경험이 있으신가요? ㅋㅋㅋ 게스트하우스.... 쓸거리로 추가해놓겠습니다. 이것도 할말 많죠 ㅋㅋㅋ
인도에 있는듯한 생생함이네요 감사합니다 또 써주세요 ㅎㅎ
재미있게 봤습니다. 고생하십니다. 화장실도 매우 열약할텐데 ..
Mr.엘지// 오 극찬 감사합니다. 저녁쯤 3편 올려보겠습니다. 잊지 말고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
잔향 // 다행히 화장실은 괜찮았습니다. 가정집을 빌려서 생활을 했는데, 가장 먼저 우선시 됐던게 화장실이라서 화장실은 문제가 없었습니다. 다만 현지인이 쓰는 화장실을 직접 보지 못했지만, 아주 더럽다고 하더라구요. 여자들은 볼일도 제대로 못본다고 할 정도구요....
글 재밌게 읽었습니다ㅎㅎ 언어는 어떤가요 인도식 영어 힘들다하신분도 있어서
[리플수정]화이트팬더// 간단히 말씀드리면 남인도에 한해서는 영어 잘하는 사람 찾기 어렵습니다. 본사가 있는 첸나이는 공용어가 타밀어인데, 현장이 있는 페누콘다는 텔루구어가 공용어일 정도로 우리나라로 치면 남한과 북한의 언어가 다릅니다. 하물며 남쪽 끝 첸나이와 북쪽의 델리는 얼마나 다를까요? 그래서 공용어가 힌디어와 영어가 있는데 이마저도 남인도 사람들은 힌디어를 모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남인도 특유의 성향때문에 그러는데, 인도의 다양한 언어에 대해서도 곧 다뤄보겠습니다.
음식에 예민해서 전 글만봐도 절대 못갈듯
잼있게 잘보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패봐봐// 맛있는건 진짜 맛있어요. 치킨 커리에 버터 난 시켜서 같이 먹으면 진짜 맛있어요. 근데 이런거 먹으려면 쇼핑몰에 있는 큰 식당에 가야한다는 점....매번 거기 갈 수도 없는 노릇이죠...
인도여자들 이쁜가요?
현대 기아차 직원이신가?
아버지가 거기 출장 자주가시는데
기아차는 뱅갈루고
현대가 첸나인이죠?
생생생생.
잘봤읍니다 ㅎㅎ
핀페시아 좀
오 재밌게 잘봤습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남인도 사는 사람들이 북인도 사람들이랑 영어로 대화하는 거보고 많이 놀랐는데, 남인도 사람들이 자존심 때문에 힌디어를 알아도 안쓴다고 들었습니다. 그정도로 남인도 언어가 힌디어랑 많이 다른지요?
k55rider// 힌디어 자체는 다른게 없습니다 인도 사람들 다른 지역사람들끼리 만나면 어디서 왔는지? 어떤 언어를 쓰는지 물어봅니다 ㅋㅋ 우린 안부부터 묻는데 말이죠 ㅋㅋㅋ 근데 남인도 사람들이 자부심때문에 힌디어 안쓰는건 맞아요 근데 그건 타밀나두 지역에 한해서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