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프랑스 파리에 전시회가 있어서 지원차 출장을 갔지.
빌레핀트. 그 지방 이름은 잘 잊히질 않네.
전시회 두번째 날, 사장이랑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좀 일찍 숙소에 왔지.
그리곤 바로 밥먹으러 가자고 그래서 옆 호텔의 사장이 잘 안다는 펍에 가서 요리와 맥주를 주문했지.
난 기네스 생맥주 한잔을 주문했어.
왜 프랑스에 와서 아일랜드 맥주를 주문해야 했는지는 잘 모르겠어.
두세 시간 술이 얼큰히 취한 우리는 당신들이 고개를 까딱 하며 옆테이블에 앉는 걸 봤어.
네 명의 화이트 영감들.
정말 영어가 왜 그렇게 반가웠을까?
"you guys are from england, aren't you?"
나도 모르게 그랬더니 맞다고 했어.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한 영감이 나보고
"안녕하쒜여?"
놀라서, 당신은 왜 우리가 한국인이라고 생각했던 거지? 라고 웃으며 물으니
그러면 너는 왜 우리를 잉글랜드 사람이라고 생각했냐고 물었지.
"그냥 유 룩 라잌 잉글리시..."
그랬더니..
"야,야, 유 룩 라잌 코리안..."
네 명의 잉감탱이들 중 두 명은 런던사람이었어.
게다가 처음 안녕하쉐여 했던 영감의 와이프는 한국 사람이라네..오..놀랐음.
나도 EPL자주 본다고 이야길 했더니..
갑자기 축구 퀴즈를 내더라. 젤 늙은 반대머리 영감.
"어쩌고저쩌고 했던 런던 북부의 축구팀은?????"
"암... 아스날."
미안. 사실 런던 축구팀은 아스날이랑 첼시 밖엔 몰랐어.
그랬더네.. "브웨~" 소리와 함께 혀를 내밀며,,, ㅗ를 했지... 이 나이 잊은 영감아.
맞은 편 영감은 "예이~~!!!! 아스날~!!!" 하더라.
아.. 이 영감은 아스날 팬이구나.
그래서 당신은 어느 팀 팬인데 하고 물으니.. 토트넘 팬이라더라.
그래. 영표가 뛰던 팀. 알아. 근데 런던 팀이었구나. 쏴리. ㅋ
어쨌든, 파리 근교 빌레핀트의 어느 한 술집에서 그렇게 한국 사람 두명과 잉글랜드 사람 네명이 아일랜드 생맥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밤이 깊어 헤어졌어.
그랬던 때가 9년 전인데...
오늘..
드디어..
잉글랜드 런던 북부의 대표적 축구팀 토트넘 핫스퍼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다투는데,
한국인인 손흥민이 그 선봉에 설 거야.
보고 있나, 그 때 그 뽀큐 날렸던 영감님?
나 이제는 토트넘 잘 알아.
오늘 같이 아일랜드(왜인지는 몰라도) 기네스 한 잔 하면서 응원하자고...
댁의 코리안 와이프도 잘 지내고 있길 바래.
빌빵트?
따듯한 이야기네요 ㅎㅎㅎ
나 이런 이야기 짱조앙핡핡ㅋㅋ
영감님 : (맥주잔을 집어던지며) 리버풀 이 씨이벌롬들아,,,.!!
글이 참.. 좋아요 전부터 느꼈지만 말하시는게 참 고아요 자주 써주세요ㅋㅋ
근데 토트넘 영감도 이해가 되는게
아스날하고 토트넘은 정말 앙숙의 앙숙의 라이벌 관계라...
단순 라이벌이 아니라 정말 피터지게 싸우기도 하는 라이벌임
심지어 요 두 팀의 경기인 북런던 더비도 세계적인 더비 중 하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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