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은 엄청 못찍으면서 고집만 센 사람이 주변에 있는데 안타깝네요.

연예인 사진 팔아서 돈 버는 애인데 좀 안쓰럽더라고요. 공연 사진의 경우 조명이 계속 변하는 상황인데 본인의 손이 느리면 화이트 밸런스나 감도를 오토에 두어야 하는데 오토는 초보자만 쓰는 거라서 자기는 수동으로 일일히 조절하면서 쓰더라고요. 결과물은 뭐 엄청 어둡거나 하얗게 날아간 사진이 70퍼센트 이상이 나오고요.
플래시를 쓸 때도 플래시의 발광량과 감도를 조명 상황과 피사체와의 거리에 따라 빠르게 바꿀 능력이 없으면 ETTL을 쓰는 게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근데 왕덱스2 연사 느려지고 자동모드는 초보나 쓰는 거라고 계속 주장하더라고요. 결과는 뭐 뻔하죠. 반 이상은 노출이 심하게 망한 사진... 노출 다 망한 사진을 초당 14연사로 찍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저는 모르겠군요.
플래시 쓸 때는 감도는 무조건 100에 놓고 씁니다. 이유는 진짜 모르겠어요. ㅋㅋㅋㅋㅋ 맨날 플래시가 오래 못간다, 에네루프가 더 필요하다, 충전 자주 해야해서 번거롭다고 징징대거든요. 그러면 감도를 더 올리고 발광량을 내리면 그만인데 그걸 이해를 못합니다. 플래시 발광량 1/16인 상황에서 감도를 올리면 노출오버 막 떠서 사진이 하얗게 나온대요. 그래서 제가 1/64나 1/128로 내리라고 했거든요. 이걸 이해를 못합니다. 600ex2 쓰는 사람이 이걸 몰라요. 그리고 감도 100에서의 피부 질감과 감도 1000에서의 피부 질감이 다르다는 것도 아무리 말을 해도 못알아듣습니다.
그리고 렌즈는 무조건 최대개방으로 찍고 조리개는 F1.4, F2.8이어야 합니다. 돈이 모자라다고 하면서 렌즈를 사거나 빌리는 건 결국 비싼 밝은 조리개 렌즈더군요. F4, F5.6 렌즈로도 사진 잘 나오는데 그건 거지들이나 쓰는 거래요... 그래서 800mm F5.6 같은 렌즈도 거지들이나 쓰는 렌즈냐고 말하니깐 갑자기 대화 주제를 바꾸려고 하더군요. 게다가 무조건 최대개방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얼굴 전체가 다 선명하게 나와야 하는데 피사체와의 거리가 아주 가까우면 조리개를 좀 조여야 하는데 아웃포커싱이나 얕은 심도에서 초점이 잘 안맞는다 같은 개념을 그냥 모릅니다. 조리개를 살짝 조이면 해상력이 올라간다는 것도 알려줘도 모릅니다.
한번은 걔가 저한테 자기는 시간이 없어서 못가니 연예인 누구를 좀 찍어달라고 해서 찍어줬거든요. 근데 약간 성질을 내는 거에요. 이유가 뭔가 했더니 왜 400mm F2.8 렌즈를 F4로 조여서 찍은 게 문제래요. 햇빛이 워낙 강해서 F4에 1/1000애서 감도 100~200으로도 사진이 살짝 밝게 나오는 상황이었거든요. 가만히 서있는 사람 찍는 거라서 셔터속도를 더 빠르게 할 이유도 없었고요. 황당했죠.
그리고 RAW는 초보나 쓰는 거래요. 진정한 고수는 JPEG로 찍어야 한대요... 이건 뭐 운전고수는 안전벨트 안해도 된다 이런 의미인지 알 수가 없네요. 사진 설정을 똑바로 못하면 RAW로 찍어야 그나마 살리기라도 하는데 그건 용량 너무 먹어서 못쓴대요. 외장하드나 SSD 용량 큰 거로 사면 되는데 무겁다고 1TB 이상은 안사더라고요... 요즘 1TB랑 4TB랑 크기랑 무게 차이 거의 없는데 비싸서 안사는 것도 아니고 무거워서 안산다니...
제 말이 좀 틀렸나요? 걔가 제 말을 좀 들으면 사진으로 돈 더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참 답답하네요. 그래도 금전적으로 도움이 되는 친구라서 손절하지는 못하고 있는데 진짜 답답하긴 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