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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문재인 대통령-송현정 기자 KBS 대담, 뒤늦은 시청 소감

방송 당일은 바쁜 일이 있어 대담 뒷부분만 잠시 시청을 했다.


당시 받은 느낌은 대담 진행자인 송현정 기자의 표정이 칙칙하고 태도도 약간 삐딱하며  

질문 내용도 5. 18 행사 언급이나 박근혜 사면 등 뭔가 좀 정제가 덜 된 듯한 느낌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답변 내용도 다소 원론적인 것으로 시원시원한 맛은 덜했던 것 같다.


이후 송기자의 태도 논란이 불거지고 불펜도 뜨겁게 달아올라서

오늘 주말을 이용해 각 잡고 앉아 대담  전체 분량을 시청했다.


다 보고 난 후 내린 개인적 결론은 다음과 같다.




1. 문재인 대통령이 소상하게 국정 전반을 파악하고 있구나.


스스로 머깨문 수준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동안 논란이 되어온 여러 사안에 대해 대통령이 정말 제대로 알고 있는지 일말의 의구심이 없진 않았다.

이번 대담을 보고 그런 의구심이 거의 사라졌다. 

북한 문제 뿐 아니라, 최저임금, 일자리, 성장률, 미래 전략 산업  등 경제문제 전반에 대해서도 

문재인 대통령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잘 알고 있었다.




2. 문재인 대통령이 정말 소신과 진정성이 있구나. 


대통령의 답변 내용 중 일부는 약간 못마땅한 것도 있었다.

특히 인사 정책 관련 일부 언급이나 대북 식량 지원 관련 트럼프 발언에 대한 지나친 강조 등은 

머깨문이 내가 봐도 약간 거슬렸다.

그러나, 이후 이어진 대통령의 배경 설명이나 대안 제시 등을 들으니 충분히 납득이 되었다.

국민들의 우려나 불만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나름의 원칙과 기준에 따라 소신을 갖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3. 대통령이 정말 품격이 있구나.


문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 같은 시원시원함과 유머는 다소 부족하지만,

반대로 노대통령에게서 약간 아쉽게 느껴지던 진중함과 품격이 있는 것 같다.  

송기자의 다소 무례하고 거친 질문에 대해서도 

시종일관 진지하고 성실하게 답변하는 것을 보고 새삼 감탄했다.

물론 재미는 약간 덜했지만....

언론사나 기자들 입장에선 이런 문대통령이 아마 별로일 것 같다. 기삿거리를 별로 던져주지 않으니까.


머깨문의 일방적, 편파적 느낌이지만, 

결론적으로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대담에서 국민들에게 충분히 신뢰감과 안정감을 주었다고 본다.     




4. KBS나 송현정 기자는 의도가 나쁘지 않았고 의욕도 넘쳤지만, 준비가 다소 부족했다.


전체 대담을 보니 송기자는 야당과 그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대통령에게 다소 공격적인 질문을 하려고 작정하고 나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내 생각으론 이 부분에 대해 아마 대통령이나 청와대 측과도 사전에 양해가 있었을 것 같다.


나는 이런 시도 자체는 나쁘지 않다고 본다.

국민들은 뻔한 용비어천가보다는 핵심 사안들에 대한 대통령의 진솔한 입장을  듣는 것을 원한다.

대통령 입장에서도 주요 사안에 대해 나름 충분히  설명하고 해명할 기회가 된다.

방송국이나 진행자 입장에서도 치우치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언론(인)이라는 이미지를 얻게 된다.

한 마디로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포맷이다.   


그러나 이런 의도와 시도가 100% 달성된 것 같지는 않다.

그 원인은 보기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상당부분 송현정 기자의 준비 부족과 태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표정과 태도, 구체적인 질문 내용,진행 방식 등에서 눈쌀이 찌푸려지는 대목이 몇 군데 있었다. 

개인적으론 송기자의 평소 건강 상태나 당일 컨디션이  별로 좋지 않은 것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




5.  일부 시청자들이나 네티즌들의 반응은 자연스럽다. 


송기자의 태도나 질문 내용 중에 거슬리는 부분이 있었기에 그에 대해서 얼마든지 비판할 수 있다.

동료 언론인들이 SNS에서 나눈 자의적 평가도 비난 받을 구석이 있다.

과거 정권에서의 태도와 비교당하며 웃음거리가 되는 것도 언론(인)들의 업보다. 

당연히 감수할 부분이다.

언론(인)들이 스스로를 돌아보는 기회로 삼기를 바란다. 아마 그럴 일은 없겠지만.



사족이지만, 나를 포함한 머깨문들에게도 한마디하고 싶다.

"과유불급"

상대의 흠결을 50정도 지적하고 지나가면 될 일을 

죽자고 달려들어 100, 200 다구리치다 보면 어느 순간 우리가 욕먹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우리도 스스로를 한 번쯤 돌아보자는.... 

하나마나한 이야기^^;; 





댓글
  • DB이상범 2019/05/11 14:49

    오 추천합니다 좋은 감상평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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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레대 2019/05/11 14:52

    당당하게 머깨문이라고 밝히시니 보기 좋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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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arou 2019/05/11 14:54

    일자리판 질문 꺼내든 시점에서 쟤는 악질 조롱 의도를 가지고 저 자리에 앉아있구나...남은 임기 국정 비전이나 정책 방향에 대한 국민의 궁금함 등을 물어보러 나온 애는 아니구나...지가 질문하고 원하던 당황을 하지 않으니 설명은 하지 말라는 데서 저 기레기의 본심이 제일 비열하게 드러난 장면.

    (Jlb7OX)

  • 온더로드 2019/05/11 14:57

    저도 가장 큰 문제는 송기자가 오히려 충분히 파악하지 못했구나 하는 끄낌

    (Jlb7OX)

  • 힘찬발걸음 2019/05/11 14:58

    Garou// 일자리 문제가 큰 이슈고 일부 반대세력에서 일자리 상황판 가지고 비아냥대고 있으니, 그정도 질문은 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질문 태도가 좀 삐딱하긴 했지만요.

    (Jlb7OX)

  • Garou 2019/05/11 14:58

    사전에 양해... 라니... 무슨 양해요.
    악질의도 질문만 아니면 사전질문지도 없어도 되고 다 좋다했다는데도
    90분 내내 악질의도만 드러내니 그 많은 사람들이 알아채고 반발이 나온건데요

    (Jlb7OX)

  • Garou 2019/05/11 15:00

    그 반대세력의 비아냥을 대변하고 지 본심 조롱을 보탠 장면이었어요. 설명을 하지말라니 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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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냥 2019/05/11 15:02

    [리플수정]일정정도 동의합니다.
    성규 인스타까지 공격하는건 나쁜 오버.
    송현정 기자보다는 문재인의 대답의 완성도와 늘어난 언변, 그리고 꿋꿋한 원칙과 최선의 설득,
    그리고 그는 약해지지 않았다는 의지같은게 느껴졌습니다.
    송현정에 가려졌지만 되씹어볼수록 문재인의 답은 생각할 부분이 많아요.
    굳이 기자한테 인터뷰 시켰어야 했는지는 두고두고 씹힐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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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부왕 2019/05/11 15:02

    인터뷰스킬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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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찬발걸음 2019/05/11 15:04

    Garou// 사전 질문지를 주고 받았을 거라는 말이 아니라, 야당이나 반대측 입장에서 공격적인 질문을 던져도 괜찮다는 정도의 양해겠지요. 실제 대담이 끝나고 기자의 태도 논란이 벌어진 후 문 대통령이 더 공격적으로 해도 괜찮다는 식의 코멘트를 하지 않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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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etterthan 2019/05/11 15:06

    악의보다는 그냥 인터뷰어로서 훈련과 자질이 부족하다고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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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냥 2019/05/12 01:38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5.18 유족하고 경제소외계층의 상관관계를 모르겠음. 그런 질문을 개백수가 협의해서 작성했을 터인데 너무 일베스러운 질문이라 기자자질과 별개로 봐도 이해해줄 여지가 없다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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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우마우 2019/05/12 17:43

    독재 운운할 때엔 악의적으로 느껴지던데요.
    아무튼 근래 보기 드문 합리적인 문파의 글입니다. 추천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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