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일 저런일

지지난주 일이다.
요즘은 다대포 해수욕장의 모습이 어떨까...? 가본지가 너무오래다.
불편한 몸이지만 사진도 찍고 겸사겸사 서면에서 공짜 지하철로 가볼요랑이다.
주말이기도 했지만 이넘의 서면 이라는데가 붐비는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주말의 지하철은 더더욱 그렇다고 한다.
차가 들어오길 줄을서서 기다리며 지나쳐갈 역을세어보니 서면에서-다대포까지 장장24개의 역이다.
긴줄에 서서기다리길 조금지나니 지하철이 들어온다.
어차피 앉아서가는건 포기한 상태라 부담도없이 비비고밀려 타고보니 거의 콩나물시루 수준이다.
더욱이 화창한 주말이니 말을해선 뭣하리....
막상타고보니 서있을곳 마져도 마땅찮아 출입구쪽의 스테인레스 쇠기둥을 붙잡고선 서있을수밖에....
옆으로 스윽 쳐다보니 나보다는 5-6살이나 더 많아보이는 정장으로차려입은 백발의 노신사분도 손잡이를 붙잡고선
불편한자세로 서계신다.
이런걸보고 동병상련이라고 했던가....
처지가비슷해 넌지지 인사겸 행선지를 물으니 자기는 저기 부전동에사는데 하단에있는 친구 장례식에 간다며
눈시울을 붉힌다. 괜히 나도슬퍼진다.
노신사와함께 이런저런 인생사를 몇마디 나누다보니 어느듯 중앙동을지나 남포동역에 다달을때쯤 앞좌석에서 자고있던 아주머니께서 핸드백을 추스리며 하차준비를 하시더니 일어선다.
방금까지도 세상모르고 주무시고 계셨는데......?
나는 옆의 노신신사분께 눈인사로 먼저앉으시라고 하니 그분은 저보고 먼저앉으라며 머뭇거리신다.
이러는사이 옆에있던 30대후반의 젊은이가 잽싸게 궁둥이를 내밀어 앉아버린다.
순간의찰라 라는게 이런것인지...? 어쩜그렇게도 동작이 빠를수가...
각박한세상에 자기라도 살아남을려니 저절로터득한 신공이이닐까 언뜻 이해도 간다.
순간 저는 그 노신사분을, 노신사분은 저를 동시에 쳐다보며 슬거머니 웃고있었다.
그리곤 방금앉은 그를내려다보니 우리를 올려다보며 행복해하는 표정으로 배시시 웃는다.
그웃음을보니 누가뭐라던 목적지까지 앉아서갈수있다는 안도와 자기에게로 온 행운에 만족해하는 웃음같아보인다.
하얀얼굴에 뽀얀살결,짙은 속눈섭의그가 배시시 웃을때마다 앞니에끼인 빨간고춧가루가 유난히도 빤짝거렸다.
다대포 백사장의 이름모를 야생초 한컷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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