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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 스캔 관련으로

저는 과거에 코닥 현상소 및 스튜디오에서 생계를 유지했던 적이 있습니다.
필름은 싫어질만큼 질리게 만져봤던 거 같네요;;
질문글이 올라와서 옛날에 몇 번 댓글로 설명을 남긴 적이 있던거 같은데...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하네요ㅎㅎ
검색해서 찾아보시면 있을 거 같은데,
여전히 포럼에는 비슷한 질문이 거의 띄엄띄엄 반복되네요
현상은 딱히 증감현상이 아니면 기본 설정에서 따로 건들지 않으니
필름 현상을 많이하고 약품 상태만 깨끗하게 유지하면 변수가 적습니다.
이젠 돈도 안되고 필름 수급이 거의 안되니 대부분의 현상소가 없어지게 되었지요.
남아있는 곳들도 딱히 장사가 잘되거나 즐거운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사실 필름 스캔은 스캐너의 역량이 진짜 큽니다.
그리고 고품질로 결과물을 뽑으려면 스캔 기술쪽으로 공부를 많이 해야합니다.
이런 기술 서비스는 현직에서 돈받고 일하는 분들이 머리아파도 공부를 많이 해야겠지요.
사진을 취미로서 즐겁게 즐겨야하는데,
계속 공부만하다가 오히려 질려서 재미도 못느끼고 정내미가 떨어질지도 모르겠네요ㅎㅎ
35mm 기준으로 봤을 때,
스캐너는 5000ed, 9000ed, 이마콘, HS-1800가 결과물이 좋습니다.
불쌍하니까 후지의 SP-3000도 여기에 넣어줄까요?
필름 스캔이라는 기계로서는 마지막으로 쥐어짜낸 기술력이 들어가고,
더 이상 후속기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자그마한 35mm 필름면을 가지고 이정도까지 데이터를 뽑아내는것도 사실 대단하긴하죠ㅎㅎ
물론 장비가 좋아도 기본적으로 공부를 많이 하셔야합니다.
비싼 스캐너라도 그냥 귀찮으니 필름 넣고 뽑아주는대로 쓴다면 결과물은 별로....
저가형 스캐너로는 고품질로 뽑아내는데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그 한계를 인정해야 속이 편안해집니다.
추가로 질문하셔도 댓글 안달거예요~~
이상, 100만원짜리 교육 끝.

댓글
  • medifoam 2019/04/23 12:15

    스캔에 대해선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은데 배울 만한 곳도 물어볼 만한 곳도 없어서 생각만 많아지던 차에 올려주신 글 덕분에 답답함이 조금은 가시는거 같네요
    고맙습니다;;

    (4V15Dr)

  • 닭둘기 2019/04/23 12:16

    근래들어 필름 붐이 일어나면서 현상 물량도 많이 늘었습니다. 새로 문여는 현상소들도 있구요. 이런 인기가 얼마나 지속될지는 의문이긴 합니다만...
    스캔 결과물에 오퍼레이터의 역량이 절대적이라는 의견에는 백번 공감합니다. 최상의 스캔 결과물을 위해서는 스캐너만 좋아서는 안되고 오퍼레이터의 기술적인 이해 + 미적 감각 + 최신 동향까지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데, 국내 현상소들은 가격 경쟁 때문인지 이런 점에서는 아쉽더군요.

    (4V15Dr)

  • 자림♡ 2019/04/23 13:43

    사실 국내 현상소가 별다른 프로세싱을 안하는건,
    물량이 감당안되는데다 가격경쟁력도 있지만..
    일종의 레퍼런스 같은 개념으로 가고있는게 더 크다고 봅니다.
    편차가 크지 않게 전체 물량의 품질을 관리하는것을 우선시하고 있다는거죠.
    일종의 양산개념인데, 개개인의 취향을 다 맞춰줄수 없고.
    트렌드에 맞추면 분명 그 트렌드와 반하는 고객들의 항의가 있어서...
    기술적인 이해나 미적감각, 최신동향을 다 공부하고 충분히 기술이 있더라도, 그건 개인작업에나 유용한것이지, 스캔업체로써는 쓸수가 없습니다.
    다수가 포용할수 있는 평균치에 맞추는쪽으로 신경을 많이 씁니다.
    품질 자체의 유지나 향상에도 이런저런 고민들을 하고 있고요.
    디지털 카메라들이, 제조사마다 기종마다 선호도가 있지만 대부분 jpg는 편하게 보편적 색을 뽑아주고,
    진짜 원하는 색이 필요한분들은 raw로 보정하는것과 같이.
    결국 개인의 취향은 개인이 맞춰야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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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golf 2019/04/23 12:18

    좋은 글 감사합니다.
    좋은 스캐너는 안써봤지만 4ed 5ed 만 되도 품질 만족스럽던데 그 윗급은 정말 궁금하네요.
    필름 관련된 모든 것들이 이젠 구하기 힘들어서 접었지만 여유만 된다면 다시 시작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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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얼렌즈 2019/04/23 13:15

    제 생각은 현상소에서 약품을 깨끗하게 유지를 못해서인지 (예전 만큼 필름 현상양이 많지 않아서...) 예전과는 현상에서도 퀄리티 차이가 꽤나 많은 것 같습니다. 물론 스캔이 중요하긴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현상자체에서 부터 색이 날라가거나 저채도라 스캔에서 잡아서 약간 부자연스러운 느낌등도 많이 받았거든요. 세상이 바뀌어서 인정하는 시기가 오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V15D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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