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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베키스탄의 전설적인 고려인.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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킴펜흐바(김병화)는 중앙아시아의 고려인들 사이에서 전설로 불리는 인물이다.

 

김병화는 1939년 '새로운 여정'이라는 타슈켄트의 콜호즈(집단농장)에 들어가 건설 관리직으로 일하였다.

 

당시 중앙아시아 고려인들은 맨 몸으로 아무런 시설도 없는 우즈베키스탄에 덩그러니 놓여 있는 상태였으므로 간이시설일지라도 주택의 건설은 매우 시급한 문제였다.

 

김병화는 건설 자재, 차량, 기술자 등 모든 것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거주지를 건설하는 것에 성공하였다. 그의 성실함에 주민들은 감동하였고 당지도자들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1940년, 그는 그간의 업적을 인정받아 우즈베키스탄의 북극성 콜호즈의 지도자로 선출되었다. 그는 연해주의 소작농이던 경험과, 군대의 규율을 겸비하고 있던 북극성 콜호즈 최적의 지도자였다.

 

그가 지도자로 부임한 첫 해부터 눈에 띄는 생산량 증가가 있었다.


당시 소련의 집단농장은 그 효율이 똥이어서 80년대 말쯤에도 4%의 자영지에서 25%의 식량을 생산하는 상황이 벌어질 정도였다. 대충 계산해도 자영지의 효율이 7~8배 더 좋다는 말이다.

 

그러나 김병화가 운영하는 북극성 콜호즈에서 그런거 없었다. 다른 콜호즈와는 비교 자체를 거부하는 생산량을 보여주었다.

 

1940년대에, 농사일을 열심히 하는 것과는 별개로 김병화는 또 다른 사업을 진행했다. 바로 주택 만들기.

 

당시 북극성 콜호즈의 한인들은 대부분 병영이나 간이주택, 대피소 등에서 생활했다. 애초에 고려인이 중앙아시아의 아무것도 없는 땅에서 내던져진 조건을 감안하면 이 정도도 호사이긴 하였지만 김병화는 만족할 수 없었다.

 

소련 정부는 버거운 국방비와 사회복지비로 인하여 안 그래도 예산이 후달렸던지라 지원을 해줄 수 없었다.

 

결국 북극성 콜호즈는 10~15 헥타르의 농지에서 쌀을 재배해 그 수익으로 주택과 여러 건물들을 지을 수 있었다.

 

이 때 주택과 발전소, 축산을 위한 외양간이나 헛간이 많이 건설되었고 1945년에는 집에서 살지 않는 농민이 없었다. 당시는 40년대 초반이었는데, 2차대전으로 북극성 콜호즈는 물론이요, 소련 전역이 정신없던 때라는 것을 감안하면 대단한 성과였다.


한편 독소전쟁이 벌어지자 우즈베키스탄에서는 모금운동이 시작되었는데 김병화의 북극성 콜호즈 및 다른 한인 콜호즈가 큰 역할을 해주었다고 한다.

 

자신들을 고향 땅에서 내쫓고 머나먼 중앙아시아까지 보낸 스탈린이 아직도 정권을 잡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금을 한 고려인들의 대인배 정신, 혹은 나라 잃고 울타리 잃은 주민이 어떻게 되는지 뼛속 깊이 새겨진 고려인들이 썩은 울타리나마 보존하려던 서러움을 엿볼 수 있다.

 

소련 당국은 고려인들이 이렇게 충성심과 새로운 현실에 적응해 나갈 의지를 보여주니 단계적으로나마 한국어 출판물, 학교도 허락해 주고 훈장도 주었다.


2차대전이 끝나고 미국의 렌드리스도 끊겨 식량 사정이 많이 안 좋았을 때,

북극성 콜호즈는 높은 생산성을 올려 소련의 식량 문제 해결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

 

북극성 콜호즈는 사막이 많은 중앙아시아에서 벼를 재배하는 엄청난 근성을 가진 콜호즈였는데, 이들은 잘 짜여진 노동 조직과 사회에 대한 의무감을 바탕으로 당시 소련 평균보다 훨씬 많은 식량생산을 기록했다.

 

소련에서는 헥타르 당 2.7톤~3.4톤이 목표라고 지시를 내려왔는데 콜호즈의 몇몇 팀들이 헥타르 당 8톤을 생산해버린 것이다.

 

중요한 건 여기는 원래 낙후지역이라서 소련이 트랙터, 잡초제거기와 같은 농기계는커녕 비료도 안 보내줬다는 사실이다.


고려인들의 근성으로 농장의 모든 지표는 상승곡선만을 그리고 있었다. 비단 북극성 콜호즈뿐만 아니라 다른 고려인 콜호즈도 훌륭한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50년대로 접어들자, 소련 농업부가 갑자기 북극성 콜호즈에게 주요 작물을 목화로 바꾸라는 지시를 내렸다. 물론 벼농사와 더불어 목화 재배는 그 전에도 하고 있었긴 했다. 독재국가이니 까라면 까야 해서 결국 목화로 몽땅 갈아엎고 목화 재배를 시작하였다. 물론 결과는 엄청났다.


화학비료를 쓰기보다는 자연적 유기물질을 이용하여 땅을 비옥하게 만드는 방식을 선호하였던 고려인들은, 배수지와 삼림을 먼저 갖추는데 전력을 다한 후 본격적인 면화 생산을 시작하였다.

 

이번에 떨어진 목표량은 헥타르 당 2톤. 북극성 콜호즈는 가볍게 목화 4.8톤을 찍어버려 생산량 두 배를 달성하였다.


그래서 스탈린이 사망한 해인 1953년에는 헥타르 당 5.2톤을 생산했고 전체 콜호즈 계획의 132%를 달성하여 소련 전역에 그 위엄을 떨쳤다.

 

이 시기를 즈음하여 주변의 작은 농장들을 흡수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즉시 김병화 버프가 발동하여 생산량을 뻥튀기해주었다.

 

아훈바바예프의 쿠츨릭 콜호즈가 1952년에 북극성 콜호즈에 가입하자 헥타르 당 1.3톤이던 생산량이 다음 해에 2.47톤으로 증가했다.


또 소련의 7개.년 계획이 진행되던 중에 4년만에 14% 초과 생산을 찍기도 하였다.


덕분에 북극성 콜호즈는 소련에서 가장 높은 생산성을 자랑하는 콜호즈가 되었으며, 농민들의 후생수준도 빠르게 올라갔다. 현대적인 문화시설과 건물들이 계속 들어섰고, 학교, 병원, 보육원, 주택도 늘어났다.

 

여기에 콜호즈에 1,000여 가구가 살았기 때문에 학교도 6개가 들어섰고, 우체국, 도서관, 미용실, 약국도 생겨났다. 경기장과 한인 극장도 생겨났다. 또 당시 모든 가구에는 전기가 들어왔고 라디오도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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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그 농장은 운영되고 있으며 그를 기리는 박물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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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상도 세움.

 

참고로 이 사람은 드럽게 받기 힘들다는 사회주의 노력영웅 훈장을 2번이나 받은 사람이다. 그래서 우즈벡에선 김병화덕에 한국인과 고려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다고.
댓글
  • 콘레보 2019/04/14 23:26

    뭐야 대체 무슨일이..

  • 샤쟘 2019/04/14 23:44

    독립운동사에서 고려인들 이주시켰던 다큐멘터리 보면 정말 눈물이 나옴... 스탈린 이 나쁜새끼..

  • 루리웹-7670971229 2019/04/14 23:46

    그리고 소련은 저 결과를 보고 기대치를 높이다가 아랄해를 부숴버렸다

  • 역습의아무로 2019/04/14 23:30

    나 이거 EBS인가 KBS 다큐에서 봤던 기억난다.
    러사아 서쪽에서부터 자동차로만 수만킬로 달려서 북한 들어가고 판문점으로 남한에 넘어와 부산까지 도달했던 고려인 후손들 이야기에 배경지식으로 설명해주더라

  • 대동강 2019/04/14 23:48

    아무것도 없는 모래밭에서 농사를 지으라구요!?
    ???:응 당장 농사 지어.

  • 콘레보 2019/04/14 23:26

    뭐야 대체 무슨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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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동강 2019/04/14 23:26

    고려인 한명이 황무지에서 풍작을 달성하는 기적을 만듦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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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콘레보 2019/04/14 23:27

    그러니까 그걸 어케했냐 이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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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동강 2019/04/14 23:27

    그러니까 기적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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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습의아무로 2019/04/14 23:30

    나 이거 EBS인가 KBS 다큐에서 봤던 기억난다.
    러사아 서쪽에서부터 자동차로만 수만킬로 달려서 북한 들어가고 판문점으로 남한에 넘어와 부산까지 도달했던 고려인 후손들 이야기에 배경지식으로 설명해주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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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mdot 2019/04/14 23:31

    7뿅뿅 뭐임
    7뿅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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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omdot 2019/04/14 23:32

    7개.년이 7뿅뿅이었네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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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동강 2019/04/14 23:32

    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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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쟘 2019/04/14 23:44

    독립운동사에서 고려인들 이주시켰던 다큐멘터리 보면 정말 눈물이 나옴... 스탈린 이 나쁜새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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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7670971229 2019/04/14 23:46

    그리고 소련은 저 결과를 보고 기대치를 높이다가 아랄해를 부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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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동강 2019/04/14 23:47

    우즈벡: 아이 시발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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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4379684573 2019/04/14 23:47

    이거 완전 이세계 영지물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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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동강 2019/04/14 23:48

    아무것도 없는 모래밭에서 농사를 지으라구요!?
    ???:응 당장 농사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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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ro-Engineer 2019/04/14 23:49

    와 진짜 이런 거 보면 한국인들 진짜 대단한 것 같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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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OM-newp 2019/04/14 23:50

    우리 선조들은 저렇게 뛰어난 사람이 많은데 나는 왜 유게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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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D500 2019/04/14 23:52

    진정한 이세계인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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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그라찌온 2019/04/14 23:54

    이러한거 보면 진짜 한민족의 민초들은 참 끈질긴 거 같음. 강제 이주 첫 해에 어린이들 많이 죽고 정말 비극적이었는데 황무지 개척하고 집단 농장 만들고 끈끈하게 살아가는 거 보면.... 존경스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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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라라크님이 나를보셨어 2019/04/14 23:56

    김병화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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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im4026 2019/04/14 23:56

    이야 저기서 어떻게 저런 생산량이 나오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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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루리웹-kc 2019/04/14 23:57

    스탈린 밑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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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전군장팽귄 2019/04/14 23:59

    영웅훈장 한번받기도 하늘에 별따기고 한번만 받아도 본인포함 일가족이 죽을때까지 연금에 각종 혜택 붙어서 놀고먹음 , 소련해군의 어머니 라 불리우는 고르쉬코프 원수도 2번 밖에 못받았으니까(물론 무관이 무공으로 받는 영웅훈장이랑 다른게 노력영웅이지만 급은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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