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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봐도 되겠습니다.

오늘 우리 아들 담당 의사 선생님께 들은 말입니다.
이 말을 듣기까지,
태어난 당일 새벽3시 쯤이었나..
조리원에서 전화가 옵니다. 애가 자가 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대학병원에 이송해야 한다고..
구급차를 타고 가는데 산소마스크가 얼굴이 작아서 잘 맞지 않더라구요.
거기다 차가 흔들리고 하니 자꾸 어긋나기만 하고, 맞춰주려고 애를 쓰는데 혹시나 내 힘 때문에 저 작은 몸이 아프진 않을까, 제대로 맞춰주지 않으면 저 작은 숨이 멈추진 않을까, 도로에 계신분들 제발 좀 양보해 주세요, 속으로 얼마나 되뇌었는지 모릅니다.
결국 신생아 집중 치료실에 입원을 하게 되었고 하루에 면회시간은 30분.
아내에게는 몸 멀쩡한 부모 외에는 면회가 안된다. 당신은 출산하고 얼마 안되서 지금 못들어간다.
그렇게 거짓말을 했습니다. 살면서 단기간에 그렇게 매일 거짓말을 한적이 없었어요
아침에 출근했다가 회사에는 사정을 얘기하고 퇴근시간을 좀 당겨서 아내에게 가서 우는 사람 달래주고 밥 한술이라도 더 뜨라고 걱정하지 말라고 하고는 시간되면 또 아들에게 면회를 갔었습니다. 그 작은 몸에 빨대 정도 굵기의 호스를 몇개씩 꼽고 싸우고 있는
아들이 장하기도 하고 금방 까지 눈뜨고 놀았다는데 면회 시간만 되면 자고있는 녀석이 야속하기도 하고 그렇드라구요. 간호사분께서 우유를 잘 먹어야 빨리 퇴원할수 있는데 잘 먹지를 않는다고 해서 30분 내내 밥 많이 먹고 어서 나아서 기다리는 엄마에게 가자, 혼자 있으니 심심하고 무섭지?
엄마가 너 많이 기다리니까 빨리 가자 그런 말만 내내 했네요. 그렇게 한 열흘 하니 자동으로 다이어트가 되더라구요 허허..
퇴원을 하고 50일 사진을 찍는데 스튜디오에서 돌 사진인가요?하더라구요
그냥 우리 아들이 많이 큽니다 하고 웃었는데, 병원을 가니 의사선생님이 또 애가 다른 애들에 비해 몸이 좀 비정상적으로 크다고 100명중에 키, 몸무게, 머리둘레 전부 99~97순위랍니다. 다른건 그나마 나은데 머리둘레가 큰건 애 머리에 물이 차 있을 수 있다고 또 입원을 해서 MRI를 찍어야 된다고 하네요..
그날 저녁 자는 녀석을 깨워서 마취주사를 놓는데 어찌나 울던지, 참 내가 무슨 죄를 그렇게 지어서 이 녀석을 이렇게 괴롭히나.. 나름 착하게 산다고 살았는데, 남들한테 피해 안주고 내가 조금 더 손해보고 살았는데 뭐 때문에 이렇게 까지 시련을 주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그렇게 다시 병실에 와서 재우는데 병실에서 전화통화하는 사람때문에 또 애가 깨버리고 다시 또 아기띠 해서 병원복도를 몇시간을 돌고..
그렇게 아침에 MRI 결과를 듣는데 장애가 생길 수 있으니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하더라구요.
그 후로 매달 병원을 갔습니다.
갈때마다 아내는 우리 아기 정말 괜찮을까 하고 묻는데, 제가 뭐 전문가도 아니고 뭘 알겠어요..그저 안심시켜주려고 아내에게 또 저에게 괜찮을꺼라고 했죠. 병원을 갈때마다 의사선생님을 보고 우는 아들에게 오늘도 잘 했다고 격려를 해준게 벌써 2년이네요
이번주 일요일이 우리아들 두돌입니다.
오늘 병원을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이제 그만 봐도 되겠습니다 라고 말씀 하시더라구요.
오히려 이제는 다른 애들보다 빨라서 걱정 안해도 될것 같다고..앞으로 잘 클수 있게 지켜봐주라고 하더군요.
정말 지난 기억이 스쳐지나가며 너무나 기뻤습니다.
의사선생님께 정말로 감사합니다라고 하며 몇번을 고개 숙였는지 모릅니다.
아내는 꼭 아들 생일 선물 받은것 같다라고 하더라구요.
3살이 되면 세발자전거를 타는게 일반적이라고 하셔서 내년 생일 선물은 세발 자전거를 사주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저는 우리 아들이 좋은 직업을 가지는것도, 돈이 많기를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저 몸 건강히 이 사회의 일원이 되어 자신이 행복 할 수 있다면 폐지를 줍고 산다해도 아무말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남에게 피해 주지 않고 나쁜길로만 빠지지 않는다면, 저는 더 바랄게 없습니다.
그냥 자기만 행복하다면 말이죠.
오늘은 참 기쁜 날입니다.
혹시나 아이가 아파서 걱정하시는 부모님들 계시다면 꼭 용기 얻으시고 잘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제가 그 아이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댓글
  • 꽁보리꾼 2019/04/01 22:24

    건강하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기를 기도하겠습니다^^

  • 어케해요 2019/04/01 00:31

    답글은 처음쓰는데 그동안 맘고생 많으셨겠네요ㅠ 앞으로 행복하실 날만 있으실꺼예요 정말고생많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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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or내사랑 2019/04/01 00:36

    고생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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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액션전문헐리우드 2019/04/01 00:36

    고생하셨습니다..아이가 건강하게 잘 크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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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뼛속공 2019/04/01 00:37

    아버님 너무 축하드립니다. 울 아가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날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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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arlGrey 2019/04/01 00:40

    고생하셨어요.. 앞으론 건강하게 잘 자라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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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도동곰팅이 2019/04/01 00:42

    댓글 달려고 로그인했습니다. 어린 자식을 키우는 부모의 맘이 다 같을것입니다. 차라리 내가 아팠으면, 차라리 저 고통이 내것이었으면 하는 마음 다 같겠죠.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진심으로 고생하셨다 또 진심으로 멋진 아버지이다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식을 키우면서 또 다른 고난이 찾아오겠지만 항상 이겨내시고 좋은일만 있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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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크뷰 2019/04/01 00:46

    그마음 100번 1000번 이해합니다
    저도 큰애태어나고 선천성식도폐쇄증으로 신생아집중치료실 즉 NICU에 입원시킨 아빠입니다.정말 하루하루가 지옥이고 하루빨리 병원에서 데리고 나오고싶은 맘은 굴뚝같죠. 치료가 돼서 6개월,1년,2년 정기검사받을때 더이상 안와도 된다는 담당의말이 듣고 싶은데 아직 내년에 더 가야돼네요
    지금은 어느덧 초3이되어 조잘대는 잔소리도 감사히 생각합니다.아이가 완쾌돼어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아울러 지금도 병원에서 고군분투하는 우리 신새아들,..빨리 집에 돌아가 엄마품에 안기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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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치른들판 2019/04/01 00:50

    아이의 숨소리가 부모의 삶의 전부잖아요.
    아픈 제목보고 들어왔다가
    안도하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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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껀더기 2019/04/01 00:50

    안좋은 결론 나올까봐 조마조마 ㅜㅠ
    울애도 태어나서 이것저것 백일때까지 검사 많이 했네요
    해서 다른거 안봐라고 건강하기만을 바래
    잘 먹이고 잘 재우고..
    지금까지 건강하네요
    근데 ..점점 욕심이 생기네요
    공부도 잘해서 원하는 꿈도 이루며 살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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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미야짱 2019/04/01 00:59

    항상 아이가 건강하고 가족이 행복하길 빌겠습니다. 늘 행운이 함께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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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베리아십장생 2019/04/01 00:59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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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삼이 2019/04/01 01:06

    부산에서 두아들 아빠가 추천 드립니다.
    추천 뿐이라 죄송하네요
    건강하게 잘 자라길 기원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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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맹이장군 2019/04/01 01:07

    안좋은 결론일까봐 댓글먼저보고 안도 후 본문 읽었어요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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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먼훗날다시는 2019/04/01 01:10

    자식키우는 부모 맘이 다 똑같죠..
    아드님 항상 건강하고, 가정에 항상 행복이 깃들기를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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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봄사랑솜사랑 2019/04/01 01:12

    저도 아이 둘 가진 아빠로써 공감합니다. 무엇보다 건강이 가장 우선이지요. 아이들은 건강하고 행복하게만 자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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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내삼촌76 2019/04/01 01:15

    추천 꾸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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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공간 2019/04/01 01:18

    눈물난다. ㅠㅠ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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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캠핑중 2019/04/01 01:20

    맘 고생
    많으셨겠어요.
    전 그냥 당신 가족 여러분이
    앞으로도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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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양주간지남 2019/04/01 01:23

    형님 아니면 동생에게 그동안 너무 수고햇고 고맙습니다
    글을 읽으면서 울컥 하네요..
    요즘 베스트 보면 참 안타까운 사연속에 빛이나는 사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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