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RAW 편집에 중하급 숙련도를 가진 이가 쓰는 캡쳐원과 라이트룸

캡쳐원, 라이트룸 중 어느 것을 쓰시는 지에 대한 질문글을 보고 댓글로 달다가
짧지만 글을 따로 쓰기로 했습니다.
이 글에 댓글에서 제가 배울 점이 나타날 것 같다는 생각에요.
우선 저는 RAW 편집 기술이 중하급 정도입니다.
겸손을 가장한 고수가 득실거리는 이곳에서 겸손한 척을 하는 게 아니라 정말 중하급 정도 됩니다.
(고수 관점에서 봤을 땐 초보겠지만, 그래도 툴을 10년 가까이 쓰고 있으니 가식적인 겸손은 생략할게요.)
툴을 다룬지는 오래되었지만 단축키를 외운다거나 툴을 조합한 보정법을 연구했다거나 한 적은 전혀 없는
그냥 거기 있는 슬라이드를 조작하여 사진을 뽑아내는 정도입니다.
그리고 특별한 색을 입히는 걸 좋아하지 않으며 찍었을 당시의 색을 적당히 재현하는 정도에 만족합니다.
그래서 컬러체커같은 컬러챠트로 촬영한 뒤 그것으로 카메라 프로파일을 한 번만 열심히 만들고 기본값으로 저장한 뒤
보통은 세부적인 색조정이나 그런 거 없이 화벨, 노출, 대비 정도만 건드리는 수준입니다.
그래서 raw만 사용하지만 그다지 보정이나 편집이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빛만 비슷한 곳이면 설정 복사해서 일괄로 붙이니까요.
이런 수준으로 raw 편집기를 쓰시는 분들에게만 해당사항이 있는 글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캡쳐원을 씁니다. 예시 사진 하나 넣어둘게요.

인물의 피부색, 특히 채도는 비슷하게 맞춘 상태입니다. 그 상태에서 빛망울을 비교해보면
캡쳐원의 경우엔 빛망울이 더 밝고 빛망울 안의 명도 차이가 좀 더 명확하고 부드럽게 변하는 반면
라이트룸은 조금 더 어둡고 명도 차이가 적어 다소 밋밋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색을 조정하면 되지 않느냐.. 할 수 있지만 저 노란색을 건들면 인물의 피부색도 같이 변합니다.
대비의 차이 때문 아니냐.. 네 그것도 맞을 겁니다. 하지만 제 실력으론 라이트룸에서 대비에 변화를 줄만한
몇 가지 슬라이드를 만져봐도 캡쳐원의 저 느낌을 살리긴 어렵더군요.
그래서 이 사진만 놓고 보자면 저는 캡쳐원에서 보정한 게 더 마음에 듭니다. 빛망울이 더 생생하게 느껴집니다.
이 사진에서도 차이가 나지만.. 특히나 붉은색 물체를 담았을 때 이런 현상이 더 두드러집니다.
캡쳐원은 진한 붉은색 안에서도 그 톤에 미묘한 변화가 드러나는 반면 라이트룸은 전체적으로 더 밋밋한 인상입니다.
제가 라이트룸을 잘 못 다뤄서 그런 것이 맞을 겁니다.
그런데 캡쳐원에선 컬러챠트로 만든 프로파일만 불러와도 색의 톤이나 그라데이션이 저렇게 나오는데
라이트룸으로 프로파일 먹여 불러오면 이렇게 안 나옵니다.
색상과 채도, 밝기와 대비를 섬세하게 만지면 되겠지만 저는 그럴 기술이 없습니다.
무엇보다 그런 기술을 연마해야 할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캡쳐원 쓰면 되니까요.
(물론 라이트룸보다 비싸지만 한 번 사면 오래 쓰니까^^;)
이러한 이유로 저는 캡쳐원을 씁니다.
RAW 편집을 하고자 하시는 저와 비슷한 수준의 초보,혹은 중하급 유저분들은 참고가 되셨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