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명절 친척 민심 탐방기 (1:친가)

저희집 친가는 서울 강남권에 소재하고 계시며 상당한 부를 획득하신 분들입니다.

집안 캐릭터는 전형적인 보수 강남권 집안입니다. (새누리당을 30년 넘게 지지하고 계시며, 독재합리화, 세금 적게 내야한다, 돈이 최고다,..)

자고로 지난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되자 눈물을 흘리며 통곡을 하신(레알임..) 전례가 있습니다

이유인 즉슨 우리집 부동산 다 뺏긴다는 논리였습니다....;;;

뼛속부터 보수이며 친일 친미인 집안인 게롭니다.

저희 집안에서 2002 대선 때 노무현을 찍은 사촌형이 한분 계셨는데 그 형은 2003년 설명절 기간 내내 온갖 괴롭힘과 폭언, 멸시에 시달려야만 했습니다

2007년에도, 2012년에도 노무현과 문재인이 비인격적으로 물어뜯김을 목격해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그땐 나이가 어렸던 저였지만.. 지금은 그래도 많이 컸습니다. (ㅇㅇ이 마니컷넹..빨갱이다됐넹..^^)

제사를 지내고

이번 대선과 관련된 이야기가 어김없이 나왔습니다.

허나..작년과는 다릅니다.. 집안에서 발언권이 제일 쎄신 큰어머니(캐릭터:극우,돈이최고)가 먼저 모두 발언을 합니다.

박그네가 잘못했답니다..최순실 썀쌰먹을년이랍니다..

그러면서 반기문이 되어야 하는데 어째 깜이 아니고..황교안이 적합하답니다.

큰어머니의 영향력이 쎘던지 며느리들이 그 품으로 달려듭니다. 

- 며느리1(캐릭터:정치적견해따윈없고그저유산상속많이받길바램) "어머 그쵸 어머니^^ 황교안 괜찮더라구용^^"

그러면서 저희 친가는 황교안으로 모아지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서울 모처에서 교수를 하고 계신 저희 고모부(캐릭터:극우,돈이최고라새누리지지,나름현실적)가 태클을 겁니다.

황교안은 절대 대통령이 될 수 없다면서 오히려 나오는게 문재인 집권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황교안 나쁜놈이라고 하십니다.

큰어머니 당황하십니다. 그럼 깜도 안되는 반기문을 지지해야 한다는거냐? 퇴주잔 먹는거보고 나 소름이 돋았다..라며..

황교안이 대통령이 되야 나라가 바로선다고 피를 토해내십니다.

그러자 저희 고모부께서는 나름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십니다..

문재인의 집권을 막기 위해서는 반기문으로는 안되고, 황교안도 안된다, 중도층 강화 능력이 있는 유승민을 띄우고 친박이 눈딱감고 물밑에서 지원해주든지 차라리 안철수를 내보내고 보수는 이번에 눈딱 감고 안철수만 죽도록 찍어줘야 한다. 중도를 안철수가 포섭하게 하고 문재인을 극좌로 몰아가야 한다. 그래야 문재인이 안된다...라고 하십니다.

(오호 설득적...여기서 나름 소름돋고 무서웠음..)

하지만 역시나 큰아버지(캐릭터:큰엄마랑똑같음)께서 한건 날리십니다 

"그런거 다 필요없고잉 세금만 좀 적게내게 해주면 좋겠다앙"

여기서 본인(캐릭터:뼈속까지친노친문)이..끼어듭니다.

"큰아부지 문재인 대통령되면 담배값 내린대요 큰아부지 좋아하실듯"

저희 한마디에 분위기는 싸늘해지며 문재인으로 화제가 옮겨붙습니다.

큰엄마 "문재인은 무슨! 깜도 아니다잉"

하지만 오로지 큰엄마편만 들던 찰진 며느리들도 한마디를 던집니다..

며느리1,2 "어머니..그래도 가장 유력한게 문재인이에요.. 문재인밖에 대통령 될 사람 없어요^^ 어머니^^"

그러자 큰엄마는 조용해집니다..그저 떡국만 퍼드십니다....

평생 박정희전두환노태우김영삼이회창이회창이명박박근혜만 찍어오신 저희 할머니(캐릭터:6.25를직접겪으신그저옛날분..ㅠ)께서는 한숨을 푹 쉬십니다.."나라가 우찌될꼬...."

여기서 또 그나마 가장 현실적인 눈을 가진 고모부가 한마디 날립니다.

"문재인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고..그거다..그거..에효.."

고모부의 한마디에 저희 친가는 또 그저 밥이나 퍼 드십니다.

여기서 제가 마무리를 찍었습니다^^

본인 "큰아빠 고모부 너무 걱정마세요^^ 문재인 대통령 당선되면 제가 담배 한값씩 쏩니다^^ 잘됐네요 허허허"

평소 같았으면 니 빨갱이이인가...우리집안의 수치..라며 극딜당할 저지만

다들 저의 저 한마디에 그저 떡국만 퍼드셨습니다.......

이번 설은 완전한 압승이라는데 이견이 없었습니다^^

표 분석을 해보면 의외로 반기문은 하나도 없고

황교안 5표

유승민 혹은 안철수 2표

문재인 2표

였습니다.

보수의 분열이라는게 얼마나 큰지..새삼 깨달았네요..

다음편은 나름 중도진보적인 외가집을 적어보겠습니다^^

모두 설명절 화이팅^^